2012. 5. 18. 13:03

518 32주년 기념일 MBC 톱뉴스는 권재홍 부상이었다

5월 18일 광주 민주화운동 32주기를 맞이했지만 이명박은 집권 기간 동안 단 한 번도 광주에 내려가지 않는 객기를 부렸습니다. 스스로 독재의 후손이라 생각하는 것인지 아니면 국민들을 죽음으로 내몬 전두환을 사모해서인지 알 수 없지만, 대통령이라는 위치에 오른 이가 보여준 파렴치한 모습은 국민의 수치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그런 이 정권의 하수인을 자처한 MBC답게 그들이 내세운 5.18 32주년 전날 톱뉴스는 권재홍의 부상 소식이었습니다.

 

언론의 역할이 사라진 사회 5.18 민주화 영령들마저 슬프게 한다

 

 

 

 

 

전두환이 자신의 정권의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미국의 제가를 받고 일으킨 광주민주화운동은 자국민을 희생해 권력을 잡은 독재자의 증거였습니다. 잔인하게 구둣발로 짓밟고 총칼로 자국민을 죽인 현대사에서 가장 비극적인 사실을 독재자 전두환은 자신을 위한 도구로 활용했습니다.

 

독재자가 암살당하자 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스스로 독재자가 되기로 한 전두환은 국민들의 피를 통해 체육관 대통령으로 정권을 잡고 온갖 만행을 저지르며 대한민국 역사의 오점으로 기록된 인물입니다. 군부의 힘으로 선량한 시민들을 간첩으로 몰아세우며 자인한 학살극을 벌인 전두환은 지금도 자신만의 성에서 20여만원이 전부라며 수 천 억을 주무르며 태평성대하고 있습니다. 

 

 

잔인하게 국민들을 학살하고 얻은 권력으로 국민들의 혈세를 착복해 수 천 억을 자신의 몫으로 챙긴 이 파렴치한 독재자는 여전히 대한민국에서는 떵떵거리며 사는 존재입니다. 심지어 일부 국회의원들과 언론인들이 지금도 중요한 시기만 오는 이 파렴치한 독재자 앞에 찾아가 머리를 조아리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모습은 구토를 유발할 정도였습니다.

 

군국주의에 사로잡힌 일본의 정치가들이 신사참배를 하는 것과 전두환을 찾는 것이 무슨 차이가 있을까요? 전쟁을 일으켜 많은 아시아인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던 이들에게 참배를 하는 것과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는 악마 전두환에게 머리를 조아리는 이들 중 누가 더 나쁜지는 구분이 안 갈 정도입니다.

 

국민들에게 안락한 삶을 선사하겠다는 감언이설로 대통령이 된 이명박은 자신이 권력자에 오른 후 단 한 번도 5.18 민주화운동에 참배는 커녕 일언반구 발언도 하지 않고 지내고 있습니다. 그가 이런 반응을 보이는 것은 곧 자신이 어떤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강력한 메시지임이 분명합니다.

 

이 대통령은 여전히 전두환이 저지른 살육을 옹호하고 있다는 것 외에는 그가 참배를 거부하고 5. 18에 대한 그 어떤 발표도 하지 않는 것을 설명할 방법이 없습니다. 이 대통령의 친형이 밝힌 것처럼 뼈 속까지 친미, 친일인 이명박은 정권 말기 일본과 군사 협정을 맺는 황당함까지 선사하고 있습니다.

 

유사시 일본 자위대가 대한민국에 들어와 자국민을 보호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은 곧 일본의 자위대를 군대로 인정하고 그들의 해외 임무를 용인하겠다는 의미와 같다는 점에서 이는 황당함으로 넘어 일본의 군국주의를 찬양하고 선동하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미국이 그토록 갈망했다는 점에서 이 정권이 이상득이 이야기하듯 얼마나 친미와 친일을 실천하고 있는지는 충분히 알 수 있을 듯합니다.

 

현 정권이 이런 식으로 5. 18을 취급하니 그의 수하를 자처하는 방송 역시 그 범주에서 벗어날 수는 없는 법이겠지요. 이 황당한 권력의 시녀들은 5. 18을 앞두고 톱뉴스로 내세운 것이 다름 아닌 김재철의 심복 역할을 하는 권재홍 앵커의 부상 소식이었습니다.

 

 

"권재홍 앵커가 노조원들의 퇴근 저지를 받는 과정에서 신체 일부에 충격을 받아 당분간 방송 진행을 못하게 됐다. 권재홍 앵커는 16일 오후 10시20분께 본사 현관을 통해 퇴근하려는 순간 파업 중인 노조원 수십 명으로부터 저지를 받았다. 권재홍 앵커는 차량탑승 도중 허리 등 신체 일부에 충격을 받았고 그 뒤 20여분간 노조원들에게 둘러싸인 채 옴짝달싹하지 못하는 상황을 겪어야 했다"


톱뉴스로 전한 권 앵커의 부상 소식은 이것만 보면 미쳐 날뛰는 파업 노조원들이 아무런 보호 장치도 없이 집으로 향하던 권 앵커를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오해하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입니다. 진보신당의 폭력 사태로 혼란스러운 상황에 권 앵커를 통해 물타기를 하려는 황당한 술책은 김재철의 MBC가 얼마나 망조가 들었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줄 뿐입니다.

 

 

 

이런 사측의 황당한 보도에 노조는 즉각 반발 성명을 발표하며 그들이 지금 얼마나 파렴치한 짓을 저지르고 있는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권재홍 보도본부장은 그젯밤(16일) 퇴근길에 후배 기자들과 맞닥뜨렸다. 후배들은 권재홍으로부터 왜 시용기자라는 희한한 채용을 시도하는지 설명을 듣기 원했다"며 "보도국 전체가 폐쇄된 기막힌 상황 속에서 후배들은 권재홍 본부장을 만나기 위해 이때까지 기다렸다"

 

"하지만 권재홍은 건장한 청경들을 앞세우고 한마디 말도 없이 유유히 차량에 올랐다. 그리고는 차창을 닫은 채 대화를 간청하는 후배들을 끝까지 외면했다"

"그젯밤 상황을 녹화한 동영상에는 권재홍이 청경 40여명에 둘러싸여 유유히 걸어나오는 장면이 분명하고 생생하게 잡혔다. 권재홍과 조합원들은 신체 접촉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었고 권재홍은 자신을 둘러싼 청경들과도 몸이 부딪히지 않을 정도로 충분히 공간을 확보한 상황이었다"

"게다가 권재홍은 후배 기자들이 면담을 간청하는 20분 동안 임원 승용차 안에서 태연히 전화 통화를 하고 문자를 주고 받았다. 허리를 다쳤다는 사람이 고통을 호소하기는 커녕 다리까지 꼬고 앉아 있었다. 도대체 권재홍은 신체 접촉도 없이 어떻게 신체 일부에 충격을 입었다는 말인가"

"김재철과 그 일당의 생명 연장이라는 지극히 사적인 목적을 위해 공공의 이슈를 사실 그대로 보도해야 할 '뉴스데스크'가 국민을 상대로 거짓 보도를 한 것이다. 권재홍은 뉴스에서 자신이 숱하게 전했던 보험 사기범처럼 자해 공갈쇼를 벌인 것이며 그것도 모자라 공영방송사의 앵커와 후배들을 겁박하기 위해 뉴스 앵커라는 자리를 걸고 시청자를 상대로 사기 도박을 벌인 것이다"

 

사측이 9시 뉴스 톱으로 보도한 내용이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거짓인지를 소상하게 밝힌 그날의 진실은 당혹스러움 그 이상이었습니다. 청원 경찰까지 대동한 채 대화를 요구하는 후배들을 외면한 채 승용차 안에서 전화 통화에 문자까지 다리를 꼬고 앉아 주고받았다는 사실은 진실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하고 있습니다.

 

공공성이 생명인 방송을 김재철 개인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한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 역시 권 앵커 사건을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났습니다. 파업 중인 노조원들을 파렴치한 폭행범으로 몰아붙이기 위해 공공제인 방송을 거짓으로 선동하는 김재철의 MBC는 더 이상 존재 가치가 없음을 명확하게 해주었습니다.

 

공공의 이익을 대변하고 진실 보도를 해야만 하는 뉴스에서 있지도 않은 사실을 거짓으로 꾸며 국민들에게 사기를 치는 것만으로도 김재철은 지금 당장 사장직에서 쫓겨나도 할 말이 없을 것입니다. 32년 전 5월 18일 죽음의 피비릿내가 진동하던 광주에서는 편파보도와 왜곡을 일삼는 MBC가 성난 시민들에 의해 불타버린 사실을 많은 이들은 여전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현재 이런 과격한 행동을 할 이들은 없겠지만 그때 자국민을 죽이는 대한민국 군대 앞에서 진실 보도를 외면한 채 독재자의 이야기를 앵무새처럼 전하던 방송국에 대한 증오가 얼마나 극심했을지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듯합니다. 폭력은 또 다른 폭력을 낳는 다는 점에서 옹호될 수 없지만 심정만은 이해할 수밖에는 없을 것입니다.

 

김재철의 MBC는 있지도 않은 폭행을 만들어서라도 정당한 파업을 하고 있는 노동자들을 억압하고 싶은 듯합니다. 하지만 그 누구보다 현명한 그들은 폭력이 아닌 정당한 주장을 통해 '언론 자유'를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김재철 퇴진을 외치는 노조원들에게 논점을 흐리게 하기 위해 만들어낸 황당한 자작극은 결국 김재철의 MBC가 몰락할 시점이 점점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더 이상 갈 곳도 방법도 없는 그들이 벌이는 파행 쇼는 곧 자신의 몰락을 감지한 두려움에서 나온 결과물이니 말입니다.

 

32년 전 수많은 이들은 한 명의 독재자의 권력 유지를 위해 희생되어야만 했습니다. 32년 후 수많은 건강한 언론인들은 한 명의 독재자로 인해 거리에 나앉아야만 했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역사를 통해 진실은 통하고 결국 승리할 수밖에 없음을 알고 있습니다. 시민들은 언제나 당당했고 가장 힘겨운 순간 그 강한 힘을 건강하게 뿜어냈다는 점에서 '언론 자유'를 위해 싸우는 그들은 '언론자유'라는 승리를 쟁취할 수밖에는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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