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 29. 10:48

김재철 사천 출마 그에게는 MBC에 이어 사천이 그렇게 우습게 보였나?

김재철 전 MBC 사장이 사천 시장에 출마한다고 합니다. 파렴치한도 이런 파렴치한 존재가 없을 정도로 황당한 김재철의 처사에 많은 국민들이 치를 떨고 있습니다. 이명박의 낙하산이 되어 공정방송을 이끌던 MBC를 종편보다 못한 방송으로 망쳐 놓은 주범이 퇴직금을 받고 도망치듯 나가더니, 이제는 사천에서 시장을 하겠다고 합니다.

 

사천 시민들을 바보라고 생각하는 김재철의 선택

 

 

 

 

우리 속담에 '벼룩도 낯짝이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아주 작은 벼룩에도 낯짝이라는 것이 있는데 하물며 사람이 체면이 없어서는 안 된다는 말을 일컫고 있습니다. 김재철의 사천시장 출마는 이 속담이 제격입니다. 최소한 인간이라면 자신의 잘못에 대해 반성이라는 것을 해야 함에도 오히려 적반하장을 하고 나서는 김재철의 행동은 인격장애 환자라 해도 과언이 아닌 듯합니다.

 

 

자신의 고향인 사천에서 시장직을 맡아 새로운 인생을 살겠다는 김재철의 정치 성향은 이명박이 그를 MBC 사장으로 낙점하는 순간 모두가 알고 있던 사실이었습니다. 이미 많은 이들이 김재철이 정치에 꿈을 두고 있고 자신의 고향에서 국회의원에 나설 기회를 넘보고 있다는 이야기들도 나돌았었습니다. 이를 위해 MBC를 적극 이용하기도 했던 그에게 시장 선거는 당연한 일이었을 것입니다. 


"새롭고 강한 도시로 디자인하겠다. 고향 사천을 위해 저의 모든 것을 바치겠다. 방송인으로서 평생 동안 쌓아온 경험과 경론을 고향 사천의 발전을 위해 모두 쓰겠다"

"기자로서, 경영자로서 33년 이상 보고 느끼고 배운 모든 것을 투입해 작지만 강한 도시, 부자 사천을 만드는 데 헌신하겠다. 어느 경우에도 지금 사천에 필요한 것은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그것을 실천할 수 있는 굳은 의지일 것이다"

"오늘의 다짐과 의지가 얼마 뒤 작지만 강한 도시, 부자 사천으로 되돌아온다는 것을 보여드리겠다. 제가 가진 꿈이 무엇이며, 그것을 어떻게 현실로 만들 것인지 보여드리고, 시민 여러분의 선택을 받을 것이다"


김재철 전 사장은 '시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자신이 사천을 위해 꼭 필요한 인재라고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MBC를 망친 주범이 방송인으로서 평생 동안 쌓아온 경험과 경론을 고향 사천의 발전에 쓰겠다는 말은 과연 덕담인지 악담인지 구분이 안 갑니다.

 

 

MBC를 철저하게 권력의 시녀로 만들듯, 고향 사천을 엉망으로 만들고 자신의 작은 황제라도 되겠다는 것인지 도저히 알 수가 없는 김재철의 출사표는 허탈하기만 합니다. 창의적 아이디어와 굳은 의지를 입에 담고 있는 그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모습은 황당함을 넘어 우리사회가 얼마나 망가졌는지를 확인하는 기회가 된다는 점에서 더욱 허탈해지기만 합니다.

민주당에 대해 대선 패배 화풀이를 자신에게 하는 것이라며 비난을 하는 김재철은 새누리당의 지원만 받으면 자신의 사천시장 당선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듯합니다. 염치도 없는 김재철의 시장 도전기는 결국 사천시민들을 얼마나 바보라고 생각했는지 알 수 있게 해주는 대목입니다.

김재철은 부국장이던 2000년에 이미 사천시장 출마를 이야기해왔다고도 합니다. MBC 사장을 경영자의 입장이 아니라 정치 기자의 업적 쌓기의 일환으로 삼았던 김재철의 사천 시장 출마는 그만큼 자연스러운 행보라는 사실입니다. 정치부 기자시절부터 기자가 아닌 정치 지향적 인물로 정치에 뜻을 두고 있던 그는 모든 것을 정치꾼이 되기 위한 수단으로 생각했다는 사실은 씁쓸합니다.

 

정치꾼이 언론사 사장이 되어 권력의 시녀로 만들어버린 사건은 결과적으로 대한민국의 언론을 권력자의 입으로 전락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런 인물이 사천시장이 된다면 사천은 최악의 도시로 전락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저 자신들에게 잘 했다는 이유로 문제적 인물을 시장으로 뽑는다면 사천시민들 역시 그런 부당한 행위에 동참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최악의 결과를 만들 수밖에는 없을 것입니다.

 

 

공영방송의 사장이 아니라 자신을 사장으로 만들어준 권력자를 위한 충실한 한사람으로 활약한 그가 시장이 된다면 MBC가 망가지듯 사천 역시 망가질 수밖에는 없습니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그저 자신의 정치적 야망을 충족시켜줄 절대자를 향한 충성만 존재할 뿐이기 때문입니다.

"공정방송 하겠다. 당당히 권력과 맞서겠다. 남자의 약속은 문서보다 강한 것이 말이다. 약속이 지켜지지 않으면 내게 돌을 매달아 한강에 던져라"

 

김재철은 낙하산으로 MBC에 들어서며 자신을 저지하는 노조원들을 향해 이런 말을 던졌습니다. 공영방송을 지켜내겠다며 그가 당당하게 밝힌 이 발언은 결국 거짓임이 드러났습니다. 남자의 약속은 문서보다 강하다고 했지만, 그는 2013년 3월 강제 해임으로 불명예 퇴직을 당하고서 1년도 안 되어 정치꾼이 되겠다고 다시 과거를 팔고 있습니다.

 

공영방송을 하겠다고 나서 공영방송을 파괴한 주범이 한강에 던지라던 그 소신은 어디 갔는지 되묻고 싶습니다. 강제 해임을 당하고서도 자신을 당당한 언론인이라고 치부하는 한심한 존재가 정치꾼이 되어 고향을 지키겠다는 그런 발언보다 더욱 불쾌하고 무서운 발언은 없을 것입니다.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한강에 던져 넣으라던 그는 왜 약속을 지키지 않는지 그게 더 궁금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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