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3. 21. 15:01

박근혜 끝장토론 극장정치라는 블랙코미디 속 노골적 사전선거 시작

박근혜 대통령의 끝장토론은 한 편의 슬픈 코미디였습니다. 토론이라고 할 수 없는 일방적인 주장만 난무하는 그들의 사전 선거 방송에 지상파 방송들이 달려들어 생중계하는 모습은 경악스럽기까지 했습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통령이 나서 불법 사전선거를 획책하는 이런 상황이 바로 우리의 현실이라는 점이 끔찍합니다.

 

노골적인 사전선거 행동, 국민들을 바보로 알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제안한 '끝장토론'에 지상파 3사와 포털 등이 나서서 무려 4시간 동안 생중계한 이번 방송은 철저하게 국민들을 농락한 사기극에 가까운 방송이었습니다. 기본적으로 토론은 존재하지 않고, 준비된 질문과 답변을 이야기하는 수준의 이 황당한 방송이 노리고 있는 것은 곧 있을 지방선거였습니다. 

 

 

청와대 회의를 긴급 편성하며 기존의 프로그램을 사전 양해도 구하지 않고 생방송으로 내보낸 이번 방송은 현 정권의 독재지향성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 중 하나입니다. 대통령의 청와대 회의를 생중계까지 하면서 방송을 한 저의가 무엇인지 의심스럽기만 합니다.

 

토론이라는 명칭을 붙였다면 그에 걸 맞는 토론이 존재해야 하는데,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에 동조할 사람들만 모아놓고 쇼를 하는 것은 토론이 아닐 것입니다. 토론이란 상정한 주제에 서로 다른 주장을 하며 결론을 돌출해나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그들이 보인 토론은 많은 언론들이 이야기를 하듯, '극장정치'라는 조롱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허술한 쇼에 불과했습니다.

 

주연은 대통령이었고, 수많은 조연들이 주연을 돋보이기 위해 써온 대본을 낭독하는 수준의 발연기로 과연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지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들이 철저하게 친재벌주의를 천명했다는 사실입니다. 규제개혁이라는 틀을 앞세워 노골적으로 재벌들을 비호하겠다는 주장은 한심스럽기만 합니다.

 

 

고용 없는 성장과 이기적인 재벌들을 위해 국민들을 희생해야 한다는 주장은 결과적으로 이명박근혜라는 단어가 참 절묘하게 잘 어울린다는 생각만 거듭하게 합니다. 보편타당하고 합리적인 논쟁이 아닌 오직 자신들의 주장만 난무하는 자리에 지상파 3사와 포털까지 생중계를 한 것은 적극적인 사전선거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중계방송은 국제·국가 차원의 행사 등에 한정해야 하는데 청와대 회의를 중계한 전례는 없다. 국영 또는 관영으로 전락한 상징적인 사건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방송본부(새노조)는 방송사 앞에서 피켓 시위를 하며 이번 생방송의 문제점들을 지적했습니다. 청와대 회의를 중계하는 전례가 없는 황당한 상황은 언론이 얼마나 엉망이 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행사 주최 쪽의 직간접 요청에 의하지 않고 자체 판단으로 240분 동안 생중계했다고 하면 누가 믿겠느냐. 청와대 기획의 직간접 (지방선거) 선거운동이 시작됐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민주당 김영근 수석부대변인의 발언에 공감을 표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런 이유가 아니라면, 청와대 회의를 이례적으로 생방송으로 방송을 할 수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방송사들이 자체 판단으로 4시간 생중계를 했다고 믿을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는 행사 주최 즉 청와대에서 직간접적인 요청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라는 이야기였습니다.

 

 

청와대가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이런 황당한 생중계를 한 이유는 지방선거를 위한 포석이라는 판단이었습니다. 노골적으로 방송사를 장악해 지방선거를 자신들을 위한 선거로 치르겠다는 선전포고와 다름없다는 것은 많은 국민들이 느낀 감정이기도 했습니다.

 

"규제개혁이라는 정치적 프로파간다를 일방적으로 홍보하는 데 골몰하는 공영방송. 이런 여론몰이 속에서 선거가 공정할 수 없다"

 

대안언론 <뉴스타파>의 이근행 역시 이번 끝장토론에 대해 심각한 문제재기를 했습니다. 규제개혁이라는 정치적 수단을 일방적으로 홍보하는 것도 황당하지만, 이를 공영방송에서 여론몰이를 하는 것은 지방선거에 공정함을 찾기는 어려워졌다는 우려였습니다.

 

지상파 방송을 총동원해 무려 4시간이나 말도 안 되는 말장난에 재미없는 쇼를 강행하는 것은 몰락의 징후가 뚜렷한 지방선거를 어떤 식으로든 차지하겠다는 강한 집착이 만든 결과일 것입니다.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황당한 생중계는 현 정권이 얼마나 이상한 권력인지만 명확하게 보여준 사건이 되었습니다.

 

국가기관을 동원한 불법대선도 모자라 이제는 방송사들을 동원해 지방선거를 위한 사전선거를 획책하는 모습이 바로 우리의 현실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집권 여당에 표를 준다면 이는 곧 부당한 권력을 옹호한다는 의미가 될 수밖에는 없을 것입니다. 박 대통령의 최측근이 노골적으로 지난 선거에서 국민들이 대통령(지킬 수 없는 공약들)에 속아 표를 찍어 줬다고 조롱을 할 정도로 이미 바보가 되어버린 국민들이 다시 바보가 될지는 이번 지방선거가 이야기를 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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