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4. 17. 11:30

진도 여객선 구조 국가 재난 시스템 마비처럼 펴지지 않은 구명정, 인재인 이유

진도 여객선 침몰 사건이 일어 난지 만 하루가 지났습니다. 하루 동안 수많은 이야기가 나왔지만 확실한 사실은 이번 사건은 완벽한 인재였다는 사실입니다. 사고 여객선이 권장 항로를 이탈했고, 침몰 과정에서 선장과 핵심 승조원들이 서둘러 탈출하는 등 세월호 침몰 과정에서 드러난 참혹한 현실은 그들이 만들어 놓은 사고 현장일 뿐이었습니다.

 

권고 항로 이탈한 세월호, 국가 재난 시스템 마비

 

 

 

 

6천 톤이 넘는 거대 여객선이 침몰하는 과정은 세계 토픽이 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외신이 보도를 했듯, 전시 상황이 아닌 평시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가장 처참한 인명사고라는 표현은 이번 사건이 얼마나 끔찍한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수학여행을 가던 학생 300여명과 일반 관광객 등 475명을 태운 여객선이 진도 앞바다에 침몰한 이번 사건은 경악스러운 사고가 아닐 수 없습니다.

 

 

20년이나 노후 된 여객선에 제대로 된 훈련을 받지 못한 아르바이트생이 탑승한 세월호는 어쩌면 사고가 안 나는 것이 이상할 정도입니다. 그동안 세월호를 운영하던 선장이 휴가를 떠난 사이 임시 선장이 안개가 자욱한 바다로 운항을 시작했다는 사실 역시 사고의 전조일 뿐이었습니다.

 

해수부가 권고한 항로가 아닌 물살이 급격한 항로를 선택했다는 사실 역시 이번 사고의 원인으로 이야기되고 있습니다. 당초 이야기되던 암초에 의해 침몰이 아니라, 급격하게 방향을 바꿔 생긴 사고라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단순히 사람만 운송하는 배가 아니라 차량과 화물까지 함께 운행하는 여객선이었습니다. 급격한 방향 전환은 곧 차량과 화물들이 급격하게 한쪽으로 몰릴 수밖에 없게 되었고, 이런 이유가 곧 침몰로 이어질 수밖에 없도록 했다는 사실은 명확한 인재라고 볼 수 있는 대목일 것입니다.

 

여러 개의 GPS까지 갖춘 거대한 여객선이 갑작스럽게 암초도 없는 해상에서 좌초할 수 있는 가능성은 급격한 방향 전환이 부런 사고라고 밖에는 볼 수 없을 듯합니다. 하루가 지난 후 들려오는 소식은 참혹합니다. 주변 어선들이 목격한 내용을 보면 사고 사실이 신고된 것보다 한 시간 정도 빠른 8시 부터 배가 멈춰있었다고 합니다. 이는 곧 한 시간이나 승객들을 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승객이 직접 찍은 영상에서도 알 수 있듯, 긴급하게 구조에 나서야 하는 상황에서도 각자의 자리를 지키라는 음성 안내만 이어질 뿐 승객들을 구하려는 그 어떤 것도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상황이 벌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는 선장을 비롯한 핵심 승조원들이 모두 탈출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배를 가장 잘 알고 위급 상황에 대처 방법에 대해 교육을 받아왔던 이들이 모두 도망친 상황에서 객실에서 안내를 하는 여직원은 마지막 순간까지 승객들을 구하다 숨졌습니다. 그녀의 나이는 이제 22살이었습니다. 마지막 순간까지도 승객들을 구조하기 위해 노력하는 동안 선장과 항해사, 기관사 등 핵심 인력들은 배를 탈출하는데 정신이 없었습니다.

 

중요 승조원들이 모두 도망친 상황에서 승객들을 구한 것은 승객이었습니다. 위기에 처한 여학생들을 구하기 위해 줄로 연결하던 승객과 학생들의 모습은 승객이 찍은 영상에서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었고, 자신의 눈앞에서 배 안에 물이 가득 차는 모습을 목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선장을 비롯해 배를 잘 알고 있는 승조원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구조에 나섰다면 어쩌면 많은 이들이 현재 생존해 있었을 것입니다.

 

승조원들의 잘못된 안내 방송으로 인해 배가 기운 상황에서도 탈출을 시도하지 못하고 배 안에 갇혀 있어야 했던 수많은 승객들은 그렇게 배를 버리고 도망친 선장을 비롯한 핵심 승조원들로 인해 수많은 이들이 침몰한 배에 갇힌 채 생사도 알 수 없는 이들이 290여명이 되고 말았습니다. 배가 기울고 있는 상황에서도 객실로 들어가라는 안내방송은 결국 수많은 이들이 배안에 갇힐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는 점에서 이번 사고는 인재로 시작해 인재로 막을 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정부당국의 대처 역시 비난을 받아 마땅합니다. 초기 대응에 실패한 그들은 현재까지도 뭘 어떻게 해야 할지 허둥대는 모습만 보일 뿐이었습니다. 탑승객 전체 인원도 구조된 인원 숫자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그들은 재난대비시스템도 제대로 존재하지도 않았습니다.

 

"유 전 장관이 지난 2월14일 청와대 업무보고에서 '이전 정권에서는 해마다 10명 이상 사망하는 대형사고가 발생했지만, 지난해에는 50년 만에 그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유정복 전 안전행정부장관의 업무보고는 재앙으로 이어졌습니다. 업무보고 후 불과 사흘 만에 경주 마우나오션 리조트가 붕괴되면서 신입생 환영회에 참석한 부산외대 학생 등 10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다치는 참사가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이제는 희생자 수가 수백명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처참한 진도 여객선 침몰 사건까지 벌어진 상황에서 현 정권의 한심스러운 모습은 국민들을 더욱 분노하게만 합니다.

긴박하게 구조작업을 하고 있는 진도 현장을 찾은 새정치연합 이윤석 의원은 경비함정을 타고 현장을 방문했습니다. 가족들도 현장에 가지 못하게 막고 있는 상황에 가장 긴박하게 구조 작업을 하고 있던 시간 경비정을 타고 현장을 찾은 새정치연합 이윤석 의원은 무엇을 하기 위함이었을까요? 더딘 구조가 불만이라 달려왔다고 하지만, 그로 인해 현장 수사는 더욱 늦어졌고, 가족들의 분노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정치꾼의 한심한 작태에 이어 여객선 침몰 보호소를 찾은 정홍원 총리가 부모들에게 물병 투척을 받은 사실은 현재의 문제가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야 할 것 없이 정쟁에만 휩쓸려 자신들의 안위만 챙기는 한심한 정치꾼 무리들은 결코 국민들을 위한 일꾼이 아니라는 사실만은 명확할 뿐입니다. 그들에게 쏟아지는 국민들의 분노는 현 정부에 대한 분노이기도 합니다.

 

학교도 선주사도 잘못을 은폐하기에만 급급합니다. 배를 책임져야만 하는 선장과 핵심 승조원들은 수백 명의 승객들을 버리고 도망치기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8시 55분 경 구조 요청을 시작했지만, 9시 40분이 되어서야 해양 헬기 구조가 시작되었다는 사실은 처참합니다. 선장을 비롯한 핵심 승조원들이 방관과 탈출, 국가 재난 시스템의 마비 속에서도 승객들이 힘을 모아 학생들을 구하기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던 그들의 모습은 그래서 더욱 안타깝고 아프게 다가왔습니다.

 

세월호 침몰 사건은 현재의 대한민국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탐욕스럽기만 할뿐 책임감도 없는 어른들의 잘못은 결국 죄 없는 수백 명의 학생들이 처참하게 진도 앞바다에 함께 갇히게 만들었습니다. 수많은 구명정은 이번 사건이 예고된 참사임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재난 상황에 펴져야만 하는 구명정이 그대로 배에 묶여 있었다는 것은 많은 것들을 시사합니다. 펴지지 않은 구명정과 매뉴얼도 어긴 채 혼자 살겠다고 도망치기 바빴던 선장과 핵심 승조원들, 상황 파악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허둥대던 정부. 이 모든 것이 바로 대한민국의 현실이라는 사실이 참담함으로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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