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4. 20. 07:39

단원고 교감 자살과 세월호 선장 구속영장, 리더십 붕괴의 현장

홀로 구출되었다는 자책감에 시달린 단원고 교감은 스스로 목숨을 끊음으로서 자신의 책임을 대신했습니다. 400여 명의 승객을 뒤로하고 도망치기에 급급했던 세월호 선장은 구속영장이 청구되어 구속 수사를 하고 있습니다. 구속이 결정된 순간에도 자신은 잘못한 것이 없다는 선장에 국민들이 분노하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절망적인 리더십의 두 모습은 우리의 현실이라는 점에서 더욱 섬뜩하기만 합니다.

 

리더십의 정체, 그 리더십이 모든 것을 결정했다

 

 

 

 

수학여행을 책임진 단원고 교감은 배가 침몰하자 구조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구조된 후 죄인이 되고 말았습니다. 살아남았다는 사실이 기쁨이 되어야 하지만, 함께 했던 교사와 학생들 대부분이 여전히 배 안에 존재했다는 사실은 리더인 교감에게는 그 무엇으로도 치유가 될 수 없는 고통 그 이상의 고통이었습니다. 

 

 

동료 교사들의 불안은 결국 현실이 되고 말았습니다. 불안정한 교감을 위해 부인과 딸까지 연락을 취해 진도까지 찾아오게 했지만, 화를 내며 가족을 집으로 돌려보낸 교감은 그렇게 스스로 결심을 했습니다. 실종자 가족이자 학부모들이 모여 있던 체육관에서 함께 있던 교감은 홀로 사라져 근처 야산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말았습니다. 숨진 그의 바지 주머니에는 모든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면 자신을 화장시켜 진도 앞바다에 뿌려달라는 유서를 남겼습니다.

 

선장의 역할은 화려해보이지만 막중한 책임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국내에서 가장 큰 로로선인 세월호의 선장은 그만큼 더욱 막중한 책임감을 가져야만 하는 직업이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우리는 책임감이 강한 선장의 모습을 볼 수는 없었습니다.

 

선박직 직원들은 선장의 탈출 명령을 받고 그 어떤 누구보다 먼저 침몰하는 배를 탈출했습니다. 가장 먼저 진도 해역을 벗어나는 기민함까지 보였습니다. 이 황당한 선장과 선박직 직원들은 간단하게 치료를 받고 병원까지 이동해 안정을 취하는 느긋함까지 보였습니다. 그리고 선박직 직원들 중 그 누구도 이번 침몰에 대한 책임감이나 죄책감을 찾아볼 수도 없었습니다. 그저 자신들 역시 그 어떤 일도 할 수 없었다는 말이 전부였습니다. 

 

거대한 여객선의 구조를 누구보다 잘 아는 선박직 직원들이 승객들을 구조하기보다는 탈출에 집착했다는 점에서 그들은 죄인일 수밖에 없습니다. 선원이 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비행기 등도 당연합니다. 비행기의 선장은 파일럿과 승무원들 역시 가장 늦게 탈출을 하는 역할을 해야만 합니다. 승객들을 최우선으로 탈출을 시키고 마지막으로 조종사가 모든 점검을 마치고 탈출을 하는 것은 그들의 직업이자 책임감이기도 합니다.  

 

세월호 선장은 그 누구보다 먼저 배에서 탈출해 병원에서 느긋하게 치료를 받으며 물에 젖은 돈을 말리는 여유를 부렸다고 합니다. 그리고 함께 구조된 선박직 직원은 그런 선장의 돈을 빼앗고 이를 막는 희대의 황당함을 보이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런 과정을 보면 이들이 얼마나 책임감이 없는 존재들인지가 명확해집니다. 수백 명의 승객들이 모두 탈출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책임감을 가져야만 하는 이들이 이런 행태를 보였다는 것은 악랄함으로 다가올 정도였습니다. 

 

단원고 교감의 죽음은 답이 아니었습니다. 무한한 책임감을 가지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으로 책임을 지려했지만 그는 살아야했습니다. 살아서 학생들이 구조되는 모습을 봐야했고, 그 누구보다 앞장서 정부 당국에 구조에 보다 앞장서도록 독려해야만 했습니다. 학생들 구조에 정신이 없는 사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이 진정한 리더십이 아니라는 점에서 안타깝기만 할 뿐입니다. 

 

 

이들의 리더십 붕괴만이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의 리더십 실종을 국민들을 뼈저리게 경험하고 있는 중입니다. 총체적 난국으로 이어지고 있는 재난사고는 우리 사회에 진정한 리더가 존재하지 않음을 명확하게 보여주었습니다. 대통령도 유명한 국회의원들도 국민들을 포옹하고 그들에게 희망을 전해주는 리더의 역할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재난을 대비해 국가적 책무는 강력해야만 합니다. 하지만 안행부, 행자부, 해경 등 재난 사고에 임하는 이들은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기에만 급급했습니다. 국무총리가 리더가 되고, 대통령이 총책임을 해야 하는 이번 세월호 침몰 사고에 이들은 그 무엇도 아니었습니다. 사고 초기부터 현재까지 변하지 않은 무능은 현장에서 아이들의 생존을 애타게 기다리는 부모들을 절망으로 이끌었습니다. 

 

눈앞에 아이들이 배에 실려 잠겨있는 상황에서도 제대로 된 구조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현실에 대한 분노와 탑승객 정원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현재까지도 숫자놀이에 집착하고 있는 이들에게 희망은 존재하지도 않았습니다. 싸늘한 체육관 바닥에 모포 하나로 아이들의 생존을 기원하고 있는 학부모들 앞에서 그들만의 책상에 양팔 의자에 앉아 라면을 먹고 있는 교육부장관의 사진은 우리 시대의 리더십을 이야기합니다. 

 

실종된 아이들을 애타게 찾고 있는 학부모들에게 다가와 귓속말로 "교육부장관님 오셨습니다"라고 알리는 이 한심한 난센스 속에서 분노하는 실종자 부모들은 당연했습니다. 국회의원들과 지자체장들의 방문 쇼에 이어 대통령의 언론을 대동한 쇼까지 이어지며, 그들에게 언론은 믿을 수 없는 분명한 적이 되었습니다. 이명박에 의해 점령당한 언론은 더는 언론으로서 가치를 가지지 못한 것이 사실이지만, 그래도 믿고 싶었던 언론에 대한 실망은 이런 국가적 사고 앞에서 더욱 명료하게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누군가의 비호를 받고 있다고 밖에는 볼 수 없는 이들은, 극단적인 지역감정과 비난을 앞세우는 일베에서는 현장에서 무사귀환을 애타게 기원하는 학부모들을 비난하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현장을 중계하며 그들이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며 그들에게는 그 어떤 지원도 해서든 안 된다는 막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쏟아내고 있습니다. 인간이라면 차마 입에 담을 수도 없는 말들을 쏟아내고 있음에도 정부 당국은 그 어떤 조처도 취하지 않고 있을 뿐입니다. 정작 가장 먼저 수사를 해야 할 이 파렴치한 존재들이 여전히 실종된 단원고 학생들과 학부모들을 조롱하는 현실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일 뿐입니다. 

 

1590억 원을 들여 만든 최첨단 구조함인 통영함을 건조해서 진수식까지 가졌던 해군은 결국 이 통영함을 투입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충분히 많은 함정들이 출동해 있기 때문에 투입은 불가하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음파 탐지기와 무인 로봇이 해군이 요구했던 수준에 못 미쳐 아직도 조선소에 남겨져 있는 통영함은 그저 국민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하나의 쇼에 불과했음만 명확해질 뿐입니다. 

 

선사 단체가 배들을 검수하는 현재의 구조 속에서 안전감독이 정상이 될 수는 없습니다. 출항 전 보고서마저 해경이 받아보지 못하는 상황에서 해경은 그 어떤 의미도 없다는 점은 문제입니다. 한국해운조합의 핵심 전력들이 모두 관련부처와 해경 출신이라는 점도 그들의 부도덕함은 결과적으로 모든 사고의 이유이자 원인이라는 점에서 처참하기만 합니다.

 

조그만 구멍하나가 결국 거대한 둑을 무너트리고는 합니다. 그리고 대한민국은 다시 한 번 거대한 둑이 이렇게 무너져 내렸습니다. 그저 수많은 희생자를 내고 나서야 반성하고 그에 걸 맞는 대처를 하겠다고 앵무새처럼 이야기를 하지만, 며칠 지나면 그들은 그 엄청난 재난과 관련해 그 어떤 조처나 책임감도 느끼지 않는 게 현실입니다. 어쩌면 이 지독한 현실이 10년 후 언젠가 우리 곁에서 다시 일어날 수도 있다는 사실이 두렵습니다. 그 위급 상황에서 우린 다시 한 번 과거 세월호 이후 대비를 제대로 했으면 좋았을 텐데 라는 한탄식을 다시 해서는 안 될 테니 말입니다.

 

리더가 존재하지 않는 사회는 혼란이 가중될 수밖에는 없습니다. 세월호 침몰로 온 국민이 절망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도 새누리당원들은 6월 선거를 위해 선거전을 펼치고, 폭탄주를 돌리며 흥에 겨워하는 모습은 경악스럽습니다. 새누리당의 세월호 대책회의장에 경제부장관을 비롯한 권력자들의 화환은 과연 우리 사회 리더라고 자처하는 자들이 어떤 모습인지를 잘 보여주는 듯합니다. 세월호의 침몰처럼 대한민국 역시 심각한 침몰 상황이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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