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4. 21. 17:02

정몽준 사과 국민을 미개인이라 비난하는 아들, 미개해도 당당하게 분노하는 국민이고 싶다

정몽준의 아들이 SNS에 올린 국민은 미개하다는 발언은 우리 사회 집권층의 정신구조가 어떤지가 잘 드러나 있습니다. 집권층이 가지고 있는 사고가치를 그대로 따라한 정몽준 아들의 생각은 그저 그들의 가치관이 적나라하게 적용된 것일 뿐입니다.

 

잘못에 대해 분개하고 권력에도 분노하는 것이 미개인이라면 미개인이어도 좋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정몽준의 아들은 이번 세월호 침몰 사건과 관련해 자신의 소신을 밝혔습니다. 개개인의 감정은 개인의 몫이기에 무엇을 이야기하든 그건 개인의 몫일 겁니다. 하지만 사회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논란은 자연스럽게 모두의 몫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감히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방문했음에도 환영하지 않고 비난이나 하는 이 황당한 국민들은 미개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감히 국무총리에게 물병을 던지는 국민이 그게 국민이냐는 그의 발언 속에는 왜 그들은 그런 행동을 할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도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대통령과 국무총리라는 직책의 가치에만 집착한 채 감히 그런 권력자들에 황당한 행동을 하는 국민들은 미개한 존재일 뿐이라는 인식은 그가 정몽준의 아들이기 때문에 가능한 가치관의 정립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정몽준의 아들답게 대통령의 진도 방문은 내부에서 반대가 심했다는 이야기도 곁들이고 있습니다. 모든 국가 기관의 뒷이야기를 다 알고라도 있듯 이야기하는 그가 허언증이 아니라면 정몽준의 아들이기에 가질 수 있는 특권 아닌 특권이기도 할 것입니다.

 

외국에서는 비슷한 사고가 일어나도 이성적으로 대처하는데 우리는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미개하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일어나서는 안 되는 사고가 벌어지고, 정부의 대처가 엉망으로 이어져 눈앞에 있는 자식들이 숨져가는 과정을 지켜보게 된다면 그 어떤 나라의 어떤 국민이라도 우리처럼 분노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그가 어떤 나라의 무슨 사로를 지칭하고 대한민국 국민들을 미개한 종족이라고 비난하는지 알 수는 없지만, 그가 이야기를 하듯 이런 식의 이성적이지 못한 모습이 미개하다면 차라리 미개한 채로 살아가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그 어떤 부모가 자신의 자식이 눈앞에서 배에 갇힌 채 숨져 가는데 이성적으로 상황을 대처하고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방문했다고 환영인사와 풍악이라도 울릴 것이라 생각하는지 한심하기만 합니다.

 

"국민 정서 자체가 굉장히 미개한데 대통령만 신적인 존재가 되서 국민의 모든 니즈를 충족시키길 기대하는 게 말도 안 되는거지. 국민이 모여서 국가가 되는건데 국민이 미개하니까 국가도 미개한 것 아니겠냐"

대통령이 신적인 존재가 되어 국민 모두의 니즈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사실은 말도 안 된다는 주장입니다. 정몽준의 아들을 제외하고 거의 대부분의 국민들은 대통령이 신적인 존재라고 생각하지도 않고, 그 직책이 대단한 뭔가를 해줄 것이라는 기대도 하지 않습니다.

 

 

대통령이 신이라고 믿고 싶어 하는 것은 독재를 찬양하고 독재정치를 원하는 일부 수구세력들의 염원일 뿐 대부분의 국민들은 대통령의 역할과 힘이 제한되어야 한다고 믿고 있고, 그렇게 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수백 명의 국회의원들을 국민의 대리인으로 선출하는 것 역시 한 사람의 절대 권력을 요구하지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마치 대통령이라는 직책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는 지니라는 되는 것처럼 생각하는 정몽준의 아들은 기본적인 사고 체계의 문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침몰 사고 희생자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 여러분.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깊이 사죄드립니다"

"제 막내아들의 철없는 행동에 아버지로서 죄송하기 그지없습니다. 저희 아이도 반성하고 있지만, 이 모든 것이 아이를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저의 불찰입니다. 이번 일로 마음에 상처를 입으신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정몽준은 논란이 불거지자 기자회견을 열어 사과를 했습니다. 서울시장 후보로 나서 당내 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안티가 곧 자신의 아들이 되었다는 사실이 당황스러웠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신들이 하던 이야기가 외부로 드러나는 것은 다르다는 점에서 정몽준이 느낀 당황스러움은 당연하게도 클 수밖에는 없었을 듯합니다.

 

아들이 그렇게 비난하던 미개한 국민들을 위해 스스로 서울시장이 되고 대통령이 되고자 했던 아버지 정몽준은 과연 무슨 생각을 하며 정치인으로 생활하는지 그것을 묻고 싶습니다. 시민들의 생활에 대한 이해도도 없는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 현재까지 부와 권력을 모두 가지고 살아가는 그에게 이런 세상은 미개인들을 지배하는 권력 게임이나 다름없나 봅니다.

 

일베 회원들은 여전히 희생자와 가족들을 성적으로 비하하고 비난하기에 급급합니다. 인간 말종이라는 말로도 부족한 이 한심한 수구세력들의 행태는 비정상을 정상이라고 우기는 순간 생긴 결과일 것입니다. 총체적 난국에 해수부 장관을 보좌한 안행부 과정이 현장에 방문해 실종자 가족들과 기념사진을 찍자는 말을 하는 나라입니다. 과연 이런 자들이 미개한지, 그런 자들을 보고 분노하는 국민들이 미개한지는 국민들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부도덕한 선장의 리더십은 단순히 그의 잘못만이 아님이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선사의 구조적인 잘못과 이런 상황을 만들어낸 정부의 안일함, 부서 간 경쟁이라도 하듯 우왕좌왕 하다 결국 중요한 인명구조에 문제를 야기한 무능한 정부 등 이번 세월호 사건은 총체적인 리더십 부재가 만들어낸 인재라는 사실만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었습니다. 수백 명의 아이들이 눈앞에 부모들 앞에서 죽어가는 상황에서도 헹가래를 치고 폭탄주 파티를 하는 새누리당의 행태와 분노하는 희생자들을 미개하다고 비난하는 정몽준 아들의 행태는 우리 사회 스스로 지배층이라고 자처하는 자들의 적나라한 모습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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