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7. 23. 09:03

순천 변사체 정말 유병언 사체가 맞을까?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논란 속에서 유병언이 숨진 채 발견되었다고 발표했습니다. 사망한지 40일이 훌쩍 지난 상황에서 백골이 된 사체가 유병언이 맞다고 발표하는 상황은 국민들을 황당하게 만들었습니다. 그 긴 시간동안 사체를 품고 왜 확인 과정이 이렇게 길었는지, 검경은 왜 그 동안 이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는지 의문투성이기 때문입니다.

 

40일 동안 방치된 유병언, 희대의 조희팔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단군 이례 최대 사기를 저질렀던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 사건은 여전히 회자되고 있습니다. 중국으로 도망간 그가 갑자기 사망했다며 모든 사건은 종료되었다는 말도 안 되는 사건은 여전히 피해자들에게 피눈물을 흘리게 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병언 사망 소식은 너무나 닮아 있습니다. 

 

 

정확하게 사체를 확인하는 과정 없이 수많은 위조 증명서를 가진 조희팔의 가족이 찍은 비디오 영상 하나만으로 서둘러 그가 사망했다고 발표한 대한민국의 검찰은 조롱거리로 전락하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갑작스럽게 외국에서 사망한 사람에 대해 사실 확인을 하는 것이 당연한데 더욱 희대의 사기꾼으로 온 국민이 집중하던 사건의 가해자를 이렇게 쉽게 사망했다고 발표하는 것은 수많은 의구심을 품게 만들 뿐입니다.

 

다단계 회사를 통해 수조에 달하는 엄청난 돈을 빼돌린 조희팔이 자신이 모든 것을 차지했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그렇게 엄청난 돈을 모으는 과정에서 수많은 정관계 인사들에게 엄청난 로비를 했을 것이라는 것이 모두의 의견입니다. 이미 검찰 역시 뇌물을 받은 혐의로 수사를 받기도 했다는 점에서 조희팔의 돈을 받은 것이 과연 검찰 조직뿐이었을까는 의문입니다. 보다 큰 정치인들 역시 연루되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조희팔 사건은 여전히 의문입니다.

 

유병언 역시 조희팔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구원파를 통해 엄청난 자금을 모아 호화로운 생활을 해왔던 사이비 종교 교주인 유병언 역시 정관계와 긴밀한 커넥션이 있을 것이라고 모두들 의심하고 있습니다. 거대한 돈의 힘으로 명성을 사고 이를 통해 특별한 가치들을 만들어가던 그는 세월호 참사만 아니었다면 여전히 그 검은 속내를 숨긴 채 호화롭게 살아갔을 것입니다.

 

"가녀리고 가냘픈 大(대)가 太(태)풍을 남자처럼 일으키지는 않았을 거야. 산전수전 다 겪은 노장인 남자들이 저지른 바람일 거야. 과잉 충성스런 보필 방식일 거야. 아무리 생각을 좋게 가지려 해도 뭔가 미심쩍은 크고 작은 의문들이 긴 꼬리 작은 꼬리에 여운이..."

 

"하도 많은 거짓말들을 위시해서 미쳐 날뛰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설쳐대는 거짓소리들을 내고, 훗날 그 사람 꼭 만나서 정신오염 좀 씻겨주고 싶었다"

 

"큰 이간질을 해대는 권력 휘하에서 언론인들이 어느 나라 어느 시대에서도 있어온 듯하다는 걸 실감해본다. 근간에 방송을 청취하다보면 해도 해도 너무하다는 생각이 든다. 마치 이십세기 나치스당의 광란 때에 히틀러의 하수인들처럼 말이다" 

"눈 감고 팔 벌려 요리조리 찾는다. 나 여기 선 줄 모르고 요리조리 찾는다. 기나긴 여름 향한 술래잡기가 시작되었다. 정말 정말 마음에 없는 잡기 놀이에 내가 나를 숨기는 비겁자 같이 되었네"

 

유병언 추정 사체 발견 직후 시사인의 주진우 기자는 유병언 전 회장의 개인비서 신모씨를 통해 이 문건을 받았다며 공개했습니다. 거울로 봐야 읽을 수 있도록 거꾸로 쓴 이 글에는 그가 음모론에 빠졌다는 글들이 난무합니다. 유병언의 말을 모두 믿을 수는 없지만, 결국 유병언 역시 조희팔처럼 권력에 기생하지 않고는 그동안의 삶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중요하게 다가옵니다.

 

 

구원파 신자들은 평소 유병언이 대통령을 '대'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그의 글이 지칭하는 존재는 김기춘 비서실장으로 보입니다. 구원파들이 김기춘을 직접 거명하며 비난을 했듯, 유병언 역시 박근혜가 이런 짓을 벌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주변의 남자들이 만든 충성스러운 보필 방식일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권력의 시녀가 된 언론의 행태도 비판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의 행동이 마치 과거 히틀러의 하수인들과 다를 바 없다는 주장은 이미 많은 이들이 공감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유병언에 대한 언론의 시각만이 아니라 이명박근혜 시절 언론이 보이는 행태는 분명 절대자를 위한 충성 외에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유병언의 이 글이 모든 것을 정의해주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의 주장에 맞는 부분들도 존재하지만 그의 부당했던 행위들마저 사라질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유병언의 이런 부당함이 정당한 것처럼 행해질 수 있었던 근간에는 거대한 권력의 힘이 함께 하고 있었음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합니다.

 

40일 동안 사체를 방치하다 급하게 DNA 검사를 해서 유병언이 분명하다고 외치는 검경은 도대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사체 발견 당시 몸통과 머리가 분리되어 있었다는 말과 함께 당시 주변에서 유병언을 찾기 위해 수많은 인력들이 투입된 상황에서 비슷한 연배의 변사체를 단순하게 처리했다는 말을 지금 믿으라고 하는 것인지 황당하기만 합니다.

 

 

유병언의 죽음으로 그의 재산 몰수는 현실적으로 힘들어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그리고 과연 이 사체가 정말 유병언이 맞는가에 대한 의문도 여전히 커지기만 합니다. 조희팔이 그렇듯 돈만 있다면 사체를 사고, 그 사체의 DNA 조작도 가능한 시대에 과연 국민들이 이 거대한 쇼처럼 다가오는 유병언 변사체를 믿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기만 합니다.

 

유병언이 죽었을 경우 보다 좋은 패들이 많이 보인다는 점에서 마치 준비라도 한 듯 던져진 유병한 사체는 황망하기까지 합니다. 세월호 참사를 비하하고 유가족들을 욕보이는 한심한 정국에 유병언의 사체가 하늘에서 떨어지듯 등장한 이 기괴할 정도로 섬뜩한 이야기는 과연 누가 누구를 위해 만든 것인지 의문일 뿐입니다. 유병언의 사체가 맞다고 해도, 40여 일 동안 공표하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했던 이유가 무엇인지도 여전히 의문으로 남을 수밖에 없습니다. 

 

세월호 참사를 통해 우리는 현 정부의 민낯을 그대로 봤습니다. 그리고 그들을 추종하는 홍위병들의 위험한 충성심도 연일 목격하고 있습니다. 유병언의 죽음(?)은 과거 조희팔 섣부른 사망 판단으로 인해 빚어진 혼란 그 이상의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음은 분명합니다. 과연 순천에서 발견된 변사체는 유병언이 분명한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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