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7. 24. 10:41

세월호 100일 10명의 실종자와 1명의 사체, 우리는 잊지 않을 것입니다

세월호가 수백 명의 승객을 태우고 차가운 바다로 사라진지 벌써 100일이 되었습니다. 100일이라는 긴 시간이 흐르는 동안 과연 우리는 무엇을 했을까요? 그저 살아있다는 것에 만족하고 살아오지 않았나 하는 부끄러움만 강하게 다가옵니다. 사태 수습에 만전을 다하겠다는 현 정부는 선거 후 다시 세월호 참사 이전으로 돌아가 있을 뿐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결코 그들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

 

세월호 100일, 1,000일, 10,000일이 되어도 잊어서는 안 된다

 

 

 

구조적인 문제가 시한폭탄처럼 잠재하다 터져버린 이번 사건은 수많은 문제들을 양산해내고 있습니다. 여전히 풀어내지 못한 수많은 의문들은 국민들을 더욱 분노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런 분노를 애써 외면하는 현 정부로 인해 국민들의 분노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것 역시 현실입니다. 

 

 

세월호 참사 100일을 앞둔 어제 핵심 책임자 중 하나인 유병언이 사체로 발견되었습니다. 물론 여전히 그 사체가 유병언이 맞는가에 대한 이견들이 충돌하는 상황에서 그의 사체는 더욱 많은 의문들만 쏟아내게 되었습니다. 그의 공식적인 사망 발언으로 인해 세월호 참사에 대한 책임이라는 가치는 모두 사라져 버렸기 때문입니다. 

 

유병언만 잡으면 모든 것이 끝이라는 식의 박 정부로서는 가장 큰 논란 덩어리라 사라졌다는 사실에 반가워할 듯합니다. 엄청난 자산을 모은 사이비 종교인인 그가 정관계 인사들에게 얼마나 지속적으로 거대한 로비를 해왔을지는 보지 않아도 충분히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가 구속 수사를 하는 과정 들어날 수밖에 없는 수많은 비리들은 세월호 참사와 다른 또 다른 위정자들에게는 참사로 이어질 수밖에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세월호 침몰과 관련해서도 여전히 많은 미스터리가 존재합니다. 세월호 하부에 생긴 거대한 흔적들은 뭔가 큰 물체와 충돌한 흔적이라고 이야기들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증거로 인해 잠수함 충돌설이 일고 있지만 여전히 이는 설로 남겨질 수밖에 없습니다. 아직 선채를 인양하지 않은 상황에서 잠깐 등장한 사진 속 상황만으로 주장하기에는 부족함이 많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조직적인 상황 은폐와 부실들이 이런 잠수함 충돌설 등 다양한 문제들은 이제는 풀어내야 할 과제로 다가옵니다. 

 

세월호 참사가 벌어진지 100일이 되면서 우리가 목도하는 현실은 잔인함이었습니다. 생떼 같은 아이들을 잃은 수많은 희생자 부모들이 제대로 된 수사를 통해 유사한 사건이 반복되지 않기를 원하며 주장하는 특별법을 외면하는 새누리당과 이에 부화뇌동하는 무리들이 난동을 피우는 것이 현재 우리의 모습입니다. 일베 회원들은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으려는 노란 리본을 훼손하고 이를 자랑스럽게 올리는 파렴치한 행위도 보이고 있습니다. 

 

이들이 이런 행동을 보이는 것은 박근혜 대통령부터 청와대 새누리당 모두 세월호 참사를 그저 어쩔 수 없이 생긴 재해 정도로 치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건 초기 자신들의 모든 것을 던져 사태를 수습하겠다고 나서던 그들은 선거 후 180도 달라진 모습을 국민들을 분노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세월호 유족들에게 삿대질을 하고 막말을 하는 새누리당 의원과 세월호 국조 위원장이 주변 사람들에게 특별법이 필요 없다는 주장을 하는 상황이 바로 현재의 대한민국입니다. 정부 당국이 표리부동한 모습으로 세월호를 내치자 홍위병을 자처하는 자들은 거리에 나서 직접적으로 세월호 유족들을 공격하는 모습까지 보였습니다. 현 정부의 지원을 받는 그들이 벌이는 공격은 과연 그들이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국민인지 의심하게 할 정도입니다.  


세월호 유족들과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수사권과 기소권을 가진 특별법을 제정하자는 것입니다. 그저 단순히 현상만 점검하고 마는 새누리당의 특별법이 아니라, 문제의 근원이 무엇이고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지에 대한 분명한 결정을 하자는 주장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선동하듯 세월호 피해자를 단순히 돈을 처리하고, 대학 입학 특혜를 주는 것으로 마무리하겠다는 주장만 할 뿐입니다. 새누리당이 던진 이런 발언을 홍위병을 자처하는 이들은 이를 두고 세월호 유족들을 비난하고 공격하는 이 한심한 작태는 현 정부가 세월호를 어떻게 보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새누리당이 극구 수사권과 기소권을 주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국민들도 알고 있는 이유 때문입니다. 세월호 참사 당일 사라진 대통령. 김기춘 비서실장마저 대통령이 어디 있는지 모른다고 공개적으로 이야기할 정도로 그날의 미스터리는 국민들을 분노하게 했습니다. 수사권과 기소권이 주어진다면 당연하게 대통령의 그날의 미스터리에 접근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그날의 미스터리는 결국 박 정부의 진짜 민낯이 들어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그들로서는 무슨 짓을 해서도 막아야만 하는 비밀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세월호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학생들은 안산에서 국회까지 1박2일 동안 도보 행진을 했습니다. 국회와 광화문 광장 앞에서 특별법 제정을 위한 단식 투쟁을 하는 부모님들과 먼저 간 친구들을 위한 그들의 도보 행진에 많은 시민들을 그들에게 응원을 보내고 함께 행진에 동참하기도 했습니다.

 

살아남은 기쁨보다는 살아남았다는 아픔과 슬픔이 더욱 컸던 아이들의 행진은 부도덕하고 비겁한 어른들을 향한 항변이었습니다. 이렇게 많은 아이들이 죽어간 참사 속에서도 어른들은 비겁하게 피하기만 바빴습니다.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 자신의 상관없다는 주장만 하는 비겁한 어른들 모두에게 여전히 세월호 참사를 잊어서는 안 된다는 무언의 항변이기도 했습니다.


세월호 참사 100일이 지난 현재 우리는 세월호를 모두 잊은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지방선거에서 보인 묻지마 투표는 그런 생각을 지울 수 없게 합니다. 우리의 아이들, 그리고 부모들이 허망하게 숨져야만 했던 이 허탈한 참사에도 일부 국민들의 이런 선택은 결국 현 정부가 세월호 참사에 적극적이지 않은 이유로 다가왔습니다. 국민들이 포기한 세월호를 굳이 정부가 나서서 진실을 찾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 현 정부의 생각이라는 점이 문제입니다.

 

세월호에는 아직도 공식적으로 10명의 실종자들이 남아 있습니다. 모든 것이 비리 투성이었던 세월호 참사는 서로 꼬리를 자르고 은폐하고 도주하기에 여념이 없는 상황에서 바다 속에는 여전히 10명의 시신이 남겨져 있습니다. 사라졌던 유병언은 그의 산장 근처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검경이 총출동해서 유병언 잡기에 나선 상황에서 그는 이미 죽은 사체로 경찰이 관리하는 시체 안치소에 있었다는 이 허망한 현실이 바로 대한민국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세월호 참사 100일, 10명의 실종자와 1명의 사체가 남겨졌습니다. 그리고 수많은 위정자들은 여전히 세월호를 잊기 위해 안달을 할 뿐입니다.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다시는 이런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절실한 이 상황에서도 우선 발등의 불만 끄고 자리를 뜨는 것이 최선이라는 위정자들에게 세월호 참사 100일은, 벌써 100일이 지났는데도 세월호 인가? 하는 의문으로 남겨질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는 결코 잊지 않을 것입니다. 세월호 참사가 던진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는 곧 잊는 순간 또 다른 참사가 우리에게 닥칠 수밖에 없음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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