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8. 28. 10:17

박근혜 뮤지컬 관람, 괴물들이 지배하는 암흑시대

억울하게 죽어간 아이들이 왜 그렇게 허무하게 죽을 수밖에 없는지에 대해 진실을 알고 싶은 유족들. 그들은 긴 시간 동안 단식을 해가면서까지 관심을 이끌어내고, 진실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대통령의 행보는 모두를 경악스럽게 하고 있습니다.

 

자갈치 시장도 부족해 이제는 뮤지컬 관람으로 소일하는 너무 바쁜 대통령

 

 

 

 

대통령과의 면담을 갈구하는 유족들에게 그들은 대통령의 일정은 너무 바빠 시간을 내기 힘들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바쁜 대통령은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기는 했습니다. 부산 자갈치 시장까지 달려가 잘 알지도 못하는 고기들을 관람하고, 돌아와 이제는 뮤지컬 관람으로 너무나 바쁜 대통령의 일과를 보내고 있으니 말입니다.

 

생명이 위독해 병원에까지 실려 온 유민아빠는 단식을 이어갔습니다. 죽을 수도 있다는 경고 속에서도 그가 그렇게 단식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자식을 잃은 아비의 심정이기 때문입니다. 자식을 먼저 보내고 행복할 수 있는 부모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유민아빠의 단식은 당연했습니다.

 

그 어떤 부모가 자식을 잃고 행복할 수 있을까요? 그 지독한 현실과 아픔 속에서 왜 자신의 아이들이 그렇게 허망하게 죽을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요구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알면 알수록 이상한 이 지독한 참사의 진실은 수사권과 기소권이 없다면 진실 찾기는 영원히 할 수 없는 일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수사도 기소도 할 수 없는 세월호 특별법은 그저 무늬만 갖춘 가짜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대통령 스스로 참사 직후 모든 것을 걸고 진실을 찾겠다고 공헌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남겨진 것은 해경 해체를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유병언 쫓기가 끝나고 나서는 유병언과 관련된 그 어떤 조사도 진척이 없는 이 상황에서 철저하게 그들은 세월호를 묻어버리기에만 급급할 뿐입니다.

 

세월호 참사 당일 대통령의 7시간 미스터리는 여전히 그저 미스터리로 남겨져 있을 뿐입니다. 그리고 진도 현장에 내려와 흘린 눈물은 결국 두 번의 선거를 위한 수사일 뿐이었습니다. 두 번의 선거에서 여당은 의외의 큰 성공을 거뒀고, 이는 잘못된 신호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자신들이 하는 행위가 국민들에게 지지를 받고 있다는 확신이라는 착각이 문제였습니다. 사실 그 문제의 모든 근원은 강력한 야당이어야만 했던 새정치의 한심함이 가장 큰 문제였기 때문입니다.

 

'병맛'이라는 표현으로도 부족한 야당의 한심함은 세상을 바로잡을 수 있는 두 번의 기회를 놓쳤습니다. 물론 새누리당이 많은 자리를 차지했지만, 득표율에서 보면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새누리에 대한 압승이라고 칭하기도 부끄러운 것도 사실입니다. 야당표가 많이 이탈하고 나뉘는 상황에서도 새누리당 후보들이 압도적인 표차이를 보이지 못했다는 것은 그만큼 그들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 역시 높다는 사실입니다.

 

 

전통적으로 보수층은 표가 집결되고 진보표는 나뉘는 경향이 많습니다. 오직 하나의 가치만 가지고 집착하는 보수층들과 달리, 진보의 층들은 다양한 형태로 진보적인 성향을 이야기하다보니 표집결이 쉽지 않은 것 역시 사실입니다. 그런 집중된 표 역시 문제로 바라보는 시각이 존재하는 형태에서 대의 민주주의에서 진보 진영의 힘이 제대로 실현되기 쉽지 않은 것 역시 당연합니다.

 

교황은 대한민국을 방문해 세월호 참사를 제대로 해결해주기를 간절하게 바랐습니다. 교황의 뒤에서 그저 웃기만 하던 박 대통령의 의중은 교황의 마음과는 달랐습니다. 교황이 떠난 후 세월호 유족들은 다시 한 번 박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요청에 아무런 답변도 없던 박 대통령은 유민아빠가 쓰러져 병원으로 긴급 후송되는 날 자갈치 시장을 찾았습니다.

 

민생 경제를 외치고 있지만, 그들이 신속하게 통과시키려는 것들의 대부분이 민생 경제가 아닌 재벌들을 위한 것들이라는 점에서 황당하기만 합니다. 영리병원 설립을 허가한 대한민국에 그 허가된 영리병원이 엉망이라는 사실은 국민들을 충격으로 이끌기에 충분했습니다. 중국 산얼병원이 얼마나 열악하고 황당한지는 현지 취재를 한 기사를 보면 확연하기만 합니다.

 

삼성이 주도하고 현 정부가 적극적으로 진행하는 의료민영화와 제주도에 첫 승인 예정인 외국인 투자 영리병원이 중국 내에서도 가장 적은 규모의 종합병원이라는 점에서 의아하기만 합니다. 과연 대한민국 정부의 의료 정책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의심하게 하니 말입니다. 이런 국민들과 반하는 정책들을 빨리 승인하지 못해 국민들을 대상으로 분노하는 대통령의 모습은 처참함으로 다가옵니다.

 

병원으로 긴급 후송된 유민아빠와 함께 동조 단식을 하는 국민들의 수가 3만이 넘은 상황에서 박 대통령은 여유롭게 뮤지컬 관람을 했습니다. 스스로 홍위병을 자처한 무명의 뮤지컬 배우가 난동을 부리는 상황에서 뮤지컬 관람을 하는 여유로움을 선보였습니다.

 

청와대 앞에서 한 달이 넘게 면담을 요청하는 국민들을 외면한 채 박 대통령이 찾은 뮤지컬 공연은 그래서 허망하고 허탈하기만 합니다. 영화와 뮤지컬 관람할 시간은 되지만 자국민 수백 명이 한꺼번에 사망한 참사에 대해서 이렇게 외면하는 대통령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이제는 두렵게 다가옵니다. 그 어떤 고통과 아픔도 느끼지 못하는 이가 한 국가의 대통령으로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은 국민 모두를 위태롭게 만들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대통령의 이런 행동은 자연스럽게 수구세력들의 무리수로 이어질 수밖에는 없습니다. 단식 투쟁을 하는 광화문에서 폭식 행사를 하겠다고 나서는 자대련의 행위는 우리 사회가 얼마나 망가질 수 있는지 잘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기괴할 수밖에 없는 이들의 집단 광기는 결과적으로 대한민국이 정상이 아니라는 강력한 신호이기도 합니다.

 

아이를 잃고 진실을 찾기 위해 목숨까지 내걸고 단식을 하는 유족들 앞에서 이들을 비웃기 위해 폭식 행사를 하겠다는 그들은 정상이 아닙니다. 이미 자신들의 행위가 얼마나 기괴하고 비인간적인지 느끼지도 못할 정도로 우리 사회는 지독한 암흑시대로 들어섰습니다. 대통령을 마치 조선시대 왕이라도 되는 듯 모시려는 홍위병들과 그런 무리배들의 지지가 국민들의 지지로 착각하는 현실 속에서 세월호 참사는 더는 언급되어서는 안 되는 참사가 되고 말았습니다. 우린 괴물이 지배하는 암흑시대를 살아가고 있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