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0. 24. 10:29

이인호 김구 망언, 예고된 참사에 동조하는 새누리당 두렵다

이인호 KBS 이사장이 김구는 대한민국 공로자가 아니라는 발언을 했습니다. 이미 예고된 참사 속에서 야당은 분노하며 KBS 이사장 직에서 사퇴하라고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야당의 당연한 요구에 여당은 침묵하거나 적극 동조하고 있는 현실이 더욱 심각함으로 다가옵니다. 야당과 여당이라는 경계를 넘어 대한민국의 근본마저 흔드는 발언에도 침묵을 지키는 것은 이인호의 발언에 동조하고 있다고 볼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이인호의 역사관이 현 정권의 역사관이라는 것이 두렵다

 

 

 

이인호는 KBS 이사장에 선임되는 과정에서부터 문제가 많았습니다. 많은 사회단체와 야당의 반대가 있었지만 이인호는 박 대통령에 의해 KBS 이사장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예고된 참사는 곳곳에서 터져 나오기 시작했고, 국감장에서조차 뉴라이트 사상을 아무렇지도 않게 쏟아내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친일파들을 구원한 이승만을 국부로 찬양하는 뉴라이트 인사들에게 김구는 적대적인 존재임은 분명합니다. 이승만과 정적이었던 김구는 절대 환영받을 수 있는 인물이 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남북 화합과 통일을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김구 선생은 이승만의 지시를 받은 안두희에 의해 사망하고 말았습니다. 이 사실 관계가 여전히 의문이라고 이야기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김구 선생을 저격한 안두희가 이승만 정권 시절 강력한 처벌을 받지 않고 6.25 전쟁과 함께 소위에서 소령으로 진급하고 군납업체 특혜까지 받으며 강원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세금을 낸 자가 되었다는 사실은 많은 것들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김구 선생을 저격한 자가 진급을 하고 엄청난 자산가로 성장한 이승만 정권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조금만 생각해 봐도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조국의 독립을 위해 평생을 희생해왔고, 독립을 쟁취한 후에는 남과 북이 하나가 되는 완전한 대한민국을 위해 헌신한 김구 선생은 이승만 정권 하에 백주대낮에 저격을 당해 숨지고 말았습니다. 통일을 원했던 김구 선생의 서거는 이승만의 북진정책과 6.25 전쟁은 필연적인 인과관계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습니다. 북한군의 남침에 한강 철교를 끊어 수많은 국민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자신의 목숨만 챙겼던 이승만을 국부로 추앙하는 뉴라이트 인사의 김구 선생 인식은 어쩌면 당연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막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쏟아낸 이인호 이사장은 그의 조부 이명세씨의 친일행적을 옹호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었습니다. 이인호의 조부 이명세는 일제의 침략전쟁과 징병제를 찬양했던 인물로,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2009년 발표한 친일반민족행위 704인 명단에 포함되어 있는 친일파이기도 합니다.

 

"할아버지의 행적이 옳다 생각하지는 않는다. 조부는 일본과 타협하고 체제에 안주했던 사람이다. 광의로 말하면 친일일 수 있다. 중일전쟁 뒤 한국에서 직업을 갖고 산다는 것 자체가 오욕이었다"

 

"(조부는) 유학의 세를 늘려가기 위해 타협하면서 사신 것이다. 그런 식으로 친일을 단죄하면 일제시대 중산층은 다 친일파다"

 

조부의 친일 논란과 관련해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이인호는 자신의 조부는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처했을 뿐이라고 옹호하고 나섰습니다. 조부가 일본과 타협하고 체제에 안주했던 사람인 것은 맞지만 중일전쟁 뒤 한국에서 직업을 갖고 사는 것 자체가 오욕이었다는 말로 주부를 감싸기에 급급했습니다.

 

유학의 세를 늘리기 위해 타협해서 산 것이고, 그런 식으로 단죄를 한다면 일제시대 중산층은 모두다 친일파라는 발언으로 자신의 조부 감싸기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조부는 그저 직업인에 불과했을 뿐 친일파라고 싸잡아 비난하기는 무리가 있다는 주장이었습니다. 일본의 침략전쟁과 징병제를 찬양한 자가 친일파가 아니라는 식의 주장을 가지고 있는 이가 공영방송의 이사장이 된 것 자체가 난센스입니다.

 

이스라엘 공영방송에 나치를 찬양하던 자가 이사장이 된 것과 뭐가 다를 수 있을까요? 이런 역사관을 가지고 있는 자가 김구 선생을 건국 공로자가 아니라고 이야기를 하는 모습은 자연스럽습니다. 친일파를 구원하고 그들이 권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운 이승만이 국부가 되는 논리 속에서 친일파를 엄단하고 남북통일을 주창한 김구 선생은 문제가 있는 존재일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김구는 1948년 대한민국 '독립'에 반대하신 분으로, 대한민국 공로자로 언급하는 건 맞지 않다"

 

지난 22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이인호 KBS 이사장은 김구는 대한민국 독립에 반대했던 이기 때문에 공로자로 언급하는 건 맞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이승만이 주창한 단독 독립을 반대하고 남북통일을 주장한 김구는 대한민국 공로자라 이야기할 수 없다는 주장입니다.

 

 

기본적인 뉴라이트 역사관을 가지고 있는 이인호 이사장에게 이승만을 국부로 생각하지 않고 나올 수 없는 논리 속에서는 이승만에 반하는 모든 이들은 문제적 인물로 낙인이 찍힐 수밖에는 없습니다. 이승만을 찬양하고, 박정희를 어쩔 수 없는 독재자로 표현하는 그들에게 김구 선생처럼 조선 독립과 남북통일, 그리고 친일파 엄단을 주창한 이는 경계 대상이자 폄하할 수밖엔 없는 존재였을 것입니다.

 

"감동을 받았다. 나라와 민족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이를 비판하면 제 정신이 아닌 사람"

 

논란이 되었던 문창극의 교회 강연 영상을 보고 이인호 이사장이 밝힌 소감입니다. 지난 6월 19일 TV조선 <시사토크 판>에 출연해 문창극을 비판하면 제 정신이 아니라고 했던 자가 한국방송의 이사장이 되는 이 황당한 사실이 현실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입니다.

 

모두가 부정하고 반대했던 이인호를 한국방송 이사장으로 임명한 박 대통령은 이 문제에 대해 확실한 입장을 밝혀야 할 것입니다. 논란의 문창극을 총리 후보로 올리고, 뉴라이트 역사관으로 점철된 이인호를 한국방송 이사장으로 앉힌 상황에서 이 정도 발언이 이상할 것도 없어 보입니다.

 

야당이 즉각 분노하며 이인호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지만 거대 여당인 새누리당은 아무런 발언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뿌리부터 흔들며 철저하게 친일사관을 뭉친 자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이인호 이사장의 김구 선생 폄훼 발언에 이 이사장을 적극적으로 옹호하는 새누리당의 모습은 두렵기만 합니다. 분명한 것은 이인호 사태를 통해 새누리당이 명확하게 자신들의 정체성을 드러냈다는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