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2. 10. 10:01

이완구 녹취록 공개에도 감히 청문회 나설 수 있을까?

이완구 총리 후보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득세한 상황에서 총리 인준 청문회가 개최됩니다. 아직까지 총리 후보에서 사임하지 않고 있어, 청문회가 개최될 가능성이 높기는 하지만 여전히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역대 정부 낙마한 6명의 총리 후보의 의혹을 모두 갖춘 완벽한 이완구는 곧 현 정부의 실체이기도 합니다.

 

비리 백화점 방불케 하는 이완구, 총리 후보 답이 없다

 

 

 

박근혜 정부의 인사난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이완구의 총리 지명과 함께 불거진 그의 비리는 충격적입니다. 어차피 정상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이렇게 거대한 비리를 모두 품고 있었다는 사실은 미처 알지 못했었기 때문입니다. 

 

 

이완구의 총리 지명과 함께 터지기 시작한 비리는 끝이 없이 터지고 있습니다. 한 사람이 이렇게 많은 비리를 저지를 수도 있나 하는 의심이 들 정도로 이완구의 비리는 현 정부의 한계와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현재 드러난 논란들은 10여개가 넘고 있습니다.

 

'차남 소유인 경기 분당 대장동 땅 투기 의혹, 타워팰리스 분양권(딱지) 매입 등 강남권 집중 투기 의혹, 본인(보충역)과 차남(면제) 병역 기피 의혹, 처남을 통한 경기대 조교수 특혜채용 의혹, 박사학위 논문 표절, 우송대 '황제 특강' 논란, 국보위 활동 전력과 삼청교육대 관여 의혹, 억대연봉 차남 건강보험료 탈루, 15대 총선 선거공보에 수원대학 강사 경력 허위 기재, 언론사 보도 외압 및 인사개입 의혹'등 이완구를 따라다니는 의혹들은 경악스러운 수준입니다.

 

이완구 본인만이 아니라 가족 전체가 비리 백화점이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로 권력남용은 심각한 수준입니다. 권력자들에게는 빠지지 않은 땅 투기에 병역 논란, 표절, 탈루, 언론 탄압까지 정치꾼들이 보일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보여준 이완구가 박근혜 정부가 내세울 수 있는 마지막 카드라는 사실이 국민에게 자괴감으로 다가옵니다.

 

"우선 저 패널부터 막아 인마. 빨리 시간 없어, 그랬더니 지금 메모 즉시 넣었다고 그래 가지고 (패널을) 빼고 이러더라고"

 

"(언론사) 윗사람들하고 내가 다 관계가 있어요. (윗사람에게) 어이, 걔 안 돼(라고 하면, 해당 기자는) 지가 죽는 것도 몰라요. 어떻게 죽는지도 몰라" 

 

이완구 녹취록에 담긴 이 내용은 가히 충격적입니다. 대한민국의 언론이 얼마나 무기력하고 한심한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기 때문입니다. 수많은 비리들이 쏟아지는 상황에 기자들을 불러 놓고 자신의 비리를 덮어달라고 요구하던 이완구가 벌인 황당한 행위들은 경악스럽습니다.

 

언론 보도를 막고 인사개입까지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것이 바로 이명박근혜 정부가 만든 권력의 힘이라는 것이 이완구의 행동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나있습니다. 가장 경계해야만 하는 언론은 마치 하인 다루듯 하는 이완구의 행동은 그 혼자의 문제로 보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KBS가 보도한 이완구 녹취록은 현 정부가 언론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잘 알 수 있게 합니다. 이병박이 시작하고 박근혜 정부에서 완성된 언론 장악은 국민들에게 언론에 대한 불신을 극대화시켰습니다. 그리고 그런 불신은 그저 누군가에 의해 조작된 것이 아닌 실체라는 사실은 이완국의 녹취록이 다시 한 번 검증해 주었습니다.

 

"이 후보자는 자신의 말 한마디로 방송 출연자를 교체할 수도 있고, 기자들의 인사마저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호기를 뽐냈다. 기자에 대한 권위주의적인 협박과 회유로 언론을 통제하려는 모습을 드러낸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잘못된 행태와 비뚤어진 언론관을 강도 높게 규탄한다"

"총리 후보자가 자신의 말 한마디로 언론사 내부의 인사권까지 전횡을 휘두를 수 있는 것처럼 말한 것은 언론자유와 국민의 알 권리에 대한 명백한 침해다. 이완구 총리 후보자는 세 치 혀의 가벼움이 국민을 얼마나 분노케 하는 지를 무겁게 반성하고 자신의 심중에 있는 진실을 겸손하게 고백하길 촉구한다"

이완구 녹취록이 공개된 후 기자협회는 공개 성명을 통해 규탄에 나섰습니다. MBC의 몰락을 시작으로 언론의 가치가 땅에 떨어진 상황에서 여전히 언론이 권력의 시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이완구 녹취록은 당연히 기자들이 분노해야만 하는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정치인의 한 마디로 방송 출연자를 교체하고 기자들의 인사마저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호기는 그저 이완구가 보인 단순한 노기는 아닙니다. 현 정부의 권력자들이 공유하고 있는 언론은 이완구가 보인 녹취록의 행태와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공통점이라고 보는 것이 더욱 적합해 보이기 때문입니다.

 

 

이완구가 보인 언론관은 결국 언론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느냐를 보여주는 단적이 예이기도 합니다. 제대로 된 언론이라면 감히 기자들을 하인 부리듯 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점에서 현 정부에서 언론은 철저하게 권력의 시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사실만 다시 확인시켜준 셈입니다.

 

30% 이하로 떨어진 박근혜 정부의 지지도는 더 떨어지면 떨어졌지, 올라갈 수는 없어 보입니다. 이미 정권 초기부터 레임덕이 시작되었다는 평가를 받았던 박 정부는 총리 후보로 내세운 이완구로 인해 그들의 실체가 무엇인지를 새삼 국민들에게 각인시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차기 대권을 노리는 김무성을 비롯한 새누리당 의원들은 이완구 청문회를 계기로 명확하게 선긋기에 나설 가능성이 높습니다. 내년 총선과 이후 이어질 대선을 통해 박 정부는 이미 식물인간 직전까지 몰려있다는 점에서 새누리당 역시 이완구를 총리로 내세운 이번 청문회를 청와대의 바람대로 쉽게 들어줄 가능성은 적어보이기 때문입니다.

 

편한 자리에서 조금 격하게 쏟아진 발언일 뿐이라는 이완구 측의 변명보다 못한 해명은 그래서 더욱 참혹해 보입니다. 이미 기운 배에 총리 후보로 나선 이완구는 침몰하는 배에서 박 정부의 실체가 무엇인지만 국민들에게 각인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을 뿐입니다.

 

한국 현대사의 모든 비리의 표본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인 이완구 총리 후보가 청문회를 통과해 총리가 된다면 이것보다 황당한 일은 없을 것입니다. 최소한 부끄러움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면 감히 나설 수 없는 자리가 바로 인사 청문회겠지만 그들에게는 탐욕이 모든 것을 감싸주는 듯합니다. 자신의 행동에 대한 반성은 찾아볼 수 없고 오직 합리화만 내세우는 위정자들의 행태는 국민들 모두를 처참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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