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2. 17. 10:16

이완구 국회통과 이상할 것도 없는 동업자정신, 결국은 국민들의 몫이다

비리 백화점인 이완구가 총리 인준 통과를 했습니다. 새누리당이 집권 여당의 힘으로 밀어붙여 통과시킨 이완구는 반쪽 총리로 만족할지 모르지만 국민들이 바라보는 시선은 더욱 차갑게 식을 수밖에 없습니다. 전날에는 대법원이 일베 판사에게 든든한 동업자 정신을 보여주더니, 이제는 국회에서도 끈끈한 동지애를 드러내고 있으니 말입니다. 

 

이 모든 부당함의 시작은 잘못된 투표에서부터 발현되었다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은 도대체 언제부터 시작되었던 것일까? 지난 해 '세월호 참사'가 대한민국 전체를 뒤 덮은 상황에서도 국민들은 새누리당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당연히 질타 받고 책임을 져야만 하는 그들에게 국민의 절반 이상은 힘을 실어주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여전히 세월호 문제는 논의조차 제대로 되지 않고 있을 뿐입니다.

 

 

박근혜 정부 출범부터 뭐 하나 제대로 된 것이 없는 지난 3년 국민들은 과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경기는 좀처럼 살아날 가능성은 없어 보이고, 서민증세를 통해 압박은 심해지지만 재벌들 보호는 점점 강력해지는 현실 속에서 국민들이 느끼는 위기감은 더욱 늘어날 수밖에는 없습니다. 

 

선거 부정 파문에 세월호 거짓 눈물에 이어 3년 차에는 말도 안 되는 최악의 인사가 남발되는 박 정부의 3년은 추악함으로 점철된 집권기입니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유죄 선고에 박 대통령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지난 대선 전 문재인 후보를 압박하며 탄압을 하고 있다고 외치던 박 대통령의 모습은 더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지시로 조직적으로 국정원이 박근혜 후보를 위한 선거 운동을 했다는 판결이 나온 상황에서도 묵묵부답인 박 대통령의 모습만으로도 지난 대선이 얼마나 엉망이었는지가 명확해집니다. 이 침묵의 의미는 국정원의 조직적 지원을 당시에도 알고 있었다는 반증으로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박 정부의 인사난과 최악의 인사는 연이어 등장하며 국민들을 피로하게 만들고 있었습니다. 이런 인사 난맥은 김장수를 주중대사로 보내면서 이 정부에서는 결코 바뀔 수 없음을 잘 보여주었습니다. 전형적인 보은인사에 회전문 인사인 김장수의 주중대사 내정은 현 정부가 얼마나 엉망인지와 그들이 국민들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명확하게 드러나 있습니다.

 

김장수 전 안보실장은 세월호 참사와 관련이 있던 인물입니다. 그가 했던 "청와대 위기관리센터는 재난컨트롤타워가 아니다"라는 말은 철저하게 박 대통령을 비호하기 위한 책임회피성 발언이었습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정국에서 김장수는 그렇게 박 대통령을 위해 나섰고 그런 그의 행동은 이 번 주중 대사로 이어졌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중국과 그 어떤 연결고리도 존재하지 않는 김장수를 뜬금없이 주중대사로 임명한 것은 전문성이 아닌 철저하게 지난 해 보인 그의 충성심이 만든 결과라고 보는 것이 적절하기 때문입니다. '인사가 만사다'라는 말이 있듯 인사를 제대로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누구나 알고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한 국가를 책임지는 청와대에서 이뤄지는 인사는 잘못된 인사가 어떻게 국가를 망가트리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명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대한민국에서 권력자들의 비리는 점점 강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미 부적절한 인물이 대권의 승자가 되면서 벌어질 수밖에 없었던 예고된 참사는 정말 너무나 잔인할 정도로 예상처럼 흘러갈 뿐입니다. 그리고 이런 전방위적으로 넘쳐나는 비리 속에서 어느새 국민들은 내성을 만들어내기 시작했습니다. 과거 비리 혐의만 가지고도 고위공직자로서 부적절하다며 내쳐지던 시대는 끝이 났고, 웬만한 비리는 당연하다고 외쳐대는 국회의원들로 인해 대한민국은 점점 비리공화국으로 변질되는 듯합니다.

 

이완구 총리 인사청문회에서 드러난 섬뜩한 비리 내역들은 감히 청문회에 나선다는 생각을 해서는 안 될 정도였습니다. 그 정도 비리 내용이라면 당장 구속 수사를 받아야 할 정도였지만, 그런 자가 거대 여당의 힘으로 총리가 되었다는 사실은 2015년 대한민국이 얼마나 썩었는지 잘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이명박근혜 정부가 만들어놓은 모든 비리와 부정이 집적화된 이완구가 총리가 된 것은 대한민국에 정의란 존재할 수 없음을 증명하는 일이기도 할 것입니다.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사법권을 이용해 국민들이 뽑은 국회의원들이 있는 정당을 해산시켜버리는 정부. 그 정부를 민주정부라고 보는 이들은 없을 것입니다. 과거 박정희의 유신정권을 떠올리게 하는 현실 속에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이미 사망선고를 마친지 오래이기 때문입니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이완구를 밀어붙인 이유는 명확합니다. 그가 충청도를 기반으로 한 정치인이라는 사실 때문입니다. 그들이 문제투성이 이완구를 선택하고 표결을 통해 통과시킨 이유는 명확합니다. 인사청문회에 나온 충청향우회 명예회장이 외친 발언은 섬뜩한 지역주의가 여전함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충청도에서 총리 후보가 나왔는데 계속 호남분들이 (문제를 제기) 하잖아요"


인사청문회에서 충청향우회 명예회장이 내뱉은 발언은 현 정부가 무엇을 노리는지가 명확해졌습니다. 충청민심을 위한 이완구 카드는 단순한 충청만이 아니라 고질적인 지역주의를 부활시켜 내년 총선과 이어지는 대선까지 다시 차지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이기 때문입니다.

 

충청향우회 회장의 말도 안 되는 지역갈등 조장 발언에 따끔하게 질책하는 의원들도 없었던 현실은 더욱 끔찍하게 다가옵니다. 여기에 새누리당 충청권 의원들이 기자회견까지 하면서 "야당이 충청 총리를 반대 한다"며 노골적으로 지역감정을 자극한 것은 끔찍함으로 다가옵니다.

 

우여곡절 끝에 이뤄진 이완구 총리 후보자에 대한 표결은 국회의원 281명 출석에 찬성 148표, 반대 128표, 무효 5표로 찬성률이 52.7%에 그쳤습니다. 투표에 참여한 새누리당 의원이 155명인 점을 감안하면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전원이 반대표를 던졌다고 가정할 경우 새누리당에서 최소 7명이 이탈했다는 계산이 나오는 결과입니다.

 

무효 5표는 정의당 의원들이 불참이 만든 결과였고, 비공개로 이뤄진 이번 표결에서 이탈표 7표의 의미가 이후 어떻게 이어질지 알 수는 없지만, 그나마 다행이라고 이야기될 정도로 현재의 국회는 국회로서의 의미를 상실한지 오래입니다. 철저한 동업자 정신만 존재할 뿐 국민들을 위한 대의정치는 존재하지 않는 돈 먹는 하마 국회가 과연 무슨 의미가 있는지 의아하기만 합니다.

 

 

안대희와 문창극 총리 후보자들의 연이은 낙마에 이어 이완구까지 무너지면 안 된다는 절박함이 청와대를 지배하고, 충청권 표를 얻어야 하는 새누리당으로서는 어떻게든 이완구를 통과시켜야 했습니다. 이완구가 뛰어난 인재여서가 아니라 이완구로 대표되는 충청표를 얻기 위한 정치적인 행위는 결과적으로 그들이 국민들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권력을 위해 존재한다는 사실만 명확하게 한 것입니다.

 

2000년 인사청문회 도입 이후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청문회에서 현역 의원은 결코 낙마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그들이 얼마나 지독한 동업자 정신을 공유하고 있는지 알 수 있게 합니다. 이완구의 국회 통과로 인해 박 정부가 얼마나 부패한 정부인지 만큼은 명확해졌습니다.

 

총선과 대선을 위한 정치권의 움직임은 이완구의 총리직 국회통과로 더욱 가속화될 수밖에는 없어 보입니다. 그만큼 박 정부의 레임덕은 심화되고, 정치권의 눈치 보기는 국민들을 뒷전으로 내모는 상황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국민들이 부여한 힘을 국민을 위해 사용하지 않고, 국민들을 능욕하고 자신들의 탐욕을 채우는 도구로 사용하는 현실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힘은 국민 밖에는 없습니다. 결국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존재는 다시 국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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