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6. 4. 12:02

메르스 환자 사망 속출 정부는 왜 메르스 병원 공개를 거부하나?

메르스 공포가 점점 확산되고 있다. 유언비어를 단속하겠다며 메르스 공포를 애써 차단하기에만 급급하던 정부는 여전히 소극적인 대처로 일관하고 있다. 수백 개의 학교가 임시 휴교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교육부는 휴교를 하지 말라고 말만 한다. 낙타만 조심하면 된다는 이 지독한 무지와 무관심은 국민 전체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메르스 병원 공개 거부하는 정부, 무엇이 두려운가?

 

 

 

현 정부의 한심함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미 갈 때까지 간 이 정부에 기대할 것도 없는 게 사실이다. 이미 죽은 정부에 그나마 실 날 같은 희망을 가진 것은 이런 비상시국에 제대로 된 역할을 해줄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 때문이었다. 고가 사스가 창궐하며 수많은 이들이 숨지던 시절 대한민국은 청정구역으로 꼽힐 정도로 탁월한 방역 능력을 보였다.

 

2003년 고건 총리는 범정부차원의 사스 종합상황실 출범 소식을 알리는 대국민성명을 통해 분명한 입장을 전달했다. 사스 확정 판정이 나지도 않은 상황에서 정부는 전국적인 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대처했고, 결국 홍콩과 전 세계를 공포로 내몬 사스에서 안전할 수 있었다.

 

12년이라는 세월이 흐른 2015년 대한민국은 사스 공포와는 전혀 다른 메르스 공포에 싸여있다. 과거 사스 공포가 외부에서 전해지던 소문이었다면, 메르스 공포는 조용한 다른 나라와 달리,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확진 환자를 가진 국가가 되며 그 두려움은 극에 달하고 있는 상황이다.

 

3차 감염자가 나타나기 시작하며 그 공포는 더욱 밀도를 높여가고 있고, 한정된 지역이 아닌 전국적으로 메르스 공포가 확대되기 시작하며 걷잡을 수 없는 위기가 우리 곁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도 정부 당국의 안일함은 여전하다는 점에서 국민들의 분노와 공포는 극에 달할 지경이다.

 

사스와 달리, 메르스가 상륙한 대한민국의 대처는 최악이다. 2주가 지난 후에야 장관이 사령탑의 격상이 될 정도로 더디고 느리기만 하다. 심지어 박 대통령이 오랜 시간 중동 순방을 하면서 누구보다 메르스 공포가 무엇인지를 알고 있을 정부가 이렇게 안일하고 한심했다는 사실은 경악스럽다.

 

지난 3일에는 박 대통령이 나서 최선을 다하라는 이야기를 쏟아냈지만 이것만큼 무책임한 일은 없어 보인다. 메르스 환자가 급증하고 방역 체계가 엉망이 된 상황에서 기껏 나와 말로 모든 것을 대신하는 이 한심한 현실 속에서 국민들의 분노는 더욱 커질 수밖에는 없기 때문이다.

 

1년 전 대한민국에서는 '가만히 있으라'는 말이 화제였다. 세월호가 침몰하고 있는 동안 선장 등 선원들은 어린 학생들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강요하며 죽음으로 내몰았다. 1년이 지난 현재 정부는 다시 국민들에게 메르스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아무 것도 하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 강요하고 있다. 걷잡을 수 없이 메르스 전염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정부는 그 어떤 것도 제대로 하고 있지 않다.

 

최소한 정부는 지금 당장이라도 메르스 환자가 있는 병원을 공개해야 한다. 그 병원에 환자가 가지 못하니 알려서는 안 된다는 말도 안 되는 궤변이 아니라, 본질적인 방법들에 집중해야 한다. 정부는 최소한 메르스 환자가 있었던 그리고 현재 치료하고 있는 환자가 있는 병원을 공개해야 한다. 공개를 통해 더 큰 확산을 막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병원을 공개하지 않으면 의혹만 증폭되고, 이런 의혹은 결과적으로 수많은 병원들을 잠재적인 메르스 공포 구역으로 확장시킬 수밖에 없다. 이미 인터넷에는 해당 병원 목록들이 공개되어 확대되고 있다. 이 상황에서 정부 당사자와 공무원들을 제외하고는 철저하게 비밀에 부치는 상황은 황당하기만 하다.

 

정부는 오히려 공포를 확산시키고 있다. '문형표 마스크'로 대변되는 정부부처의 한심한 대처 방식은 경악스럽기까지 하다. 마스크는 필요 없다는 자들이 나서서 마스크를 쓴 모습이 공개되어 국민들을 더욱 분노하게 하고 있다. 확진 환자들은 늘어나고 방역 대책은 최악인 현실 속에서 국민들의 분노는 더욱 극대화 될 수밖에 없다.

 

의심환자는 아무렇지도 않게 지방으로 골프를 치러 다니고, 이런 현실 속에서 메르스의 확산은 불 보듯 뻔할 수밖에 없다. 방역 체계 자체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현실 속에서 메르스 확산은 더욱 극대화될 수밖에는 없다. 이런 상황에서도 정부 당국은 철저하게 모든 것을 감추는데 급급하다. 그저 감추기만 하면 모든 것이 가려질 수 있을 것이라는 한심한 대처는 결국 병을 키우고 있다. 

 

기본적으로 존재해서는 안 되는 미숙한 권력은 국민들을 더욱 큰 고통으로 몰아넣고 있다. 능력이 안 되는 권력이 국민을 얼마나 불행하게 만들고 있는지 우리는 너무 잘 알고 있다. 이런 지옥과 같은 현실 속에서도 여전히 정치에 대한 외면과 불신으로 투표를 거부한 채, 부당한 권력을 지속적으로 이어가도록 만드는 현실은 메르스 확산만큼이나 공포스럽다. 스스로 나서지 않는 한 이 지독한 지옥도에서 우린 벗어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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