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6. 6. 10:45

박원순 브리핑에 맞선 박대통령국립의료원 방문, 쇼가 아닌 진심을 보여라

침묵과 방관으로 일관하던 정부가 박원순 서울시장의 브리핑 이후 확연하게 바뀌었다. 그토록 숨기기에 급급하던 병원을 공개했다. 처음부터 공개하고 메르스 환자들과 접촉을 막아야만 했던 그들은 그렇지 않았다. 이런 현실 속에서도 수많은 확진환자들과 사망자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박 시장의 브리핑은 모든 것을 변하게 만들었다. 

 

메르스 뒷북치는 정부와 전면에 나선 지자체 장들의 진두지휘

 

 

 

 

메르스는 우리 사회의 문제를 적나라하게 드러나게 하고 있다. 국가 위기 상황은 결국 권력을 휘두르는 자들을 제대로 보게 한다. 지난 해 세월호 참사로 밑천이 모두 드러난 현 정부. 그들은 참사 뒤 1년 동안 무엇 하나 제대로 한 것이 없다. 그저 분노한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과 국민들을 탄압하는 것에만 집착했다. 그리고 1년 뒤 메르스 사태는 다시 한 번 그들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이유가 되고 있다.

 

 

이재명 성남시장을 시작으로 지자체 장들이 직접 나서 메르스에 대처하기 시작했다. 천만 인구가 거주하는 메가시티 서울의 시장인 박원순은 급하게 브리핑을 통해 문제를 직시했다. 그리고 정부 당국이 숨기고 있었던 대형병원 의사의 행동에 대해 공개했다.

 

거대 재벌사가 운영하는 병원에서 3차 확진자들이 속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병원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동안 현 당국이 보인 행동은 철저하게 숨기는데 급급할 뿐이었다. 많은 이들은 메르스가 급격하게 전파되는 상황에서 병원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병원에서 전염병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는 점에서 진원지 공개는 곧 거대한 전파를 막는 방법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은 철저하게 병원 공개를 거부해왔다. 병원을 공개하면 진료를 받으려는 일반인들이 피해를 입을 수도 있기 때문에 공개할 수 없다고도 했다. 하지만 그들의 이런 한심한 변명이 얼마나 허망한지는 이번 병원 공개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브리핑이 있기 전까지 철저하게 병원 공개를 거부하던 당국은 즉각 병원을 공개했다. 평택성모병원에서 메르스 환자가 입원했고, 그곳에서 모든 메르스 환자가 전파되었다. 문제는 이를 철저하게 숨긴 정부 당국의 행동으로 아무것도 모른 채 병원에 갔던 이들까지 위험에 노출되었다는 사실이다. 첫 번째 환자가 나왔을 때부터 철저하게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했다면 현재처럼 수천 명의 내원 환자들에 대한 전수 검사를 하겠다는 말이 나올 이유도 없을 것이다.

 

박 시장이 언급한 의사는 삼성서울병원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삼성서울병원 의사가 메르스에 감염된 채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다녔다는 사실은 충격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벌어진 메르스 감염 환자가 급격하게 늘고 있다는 사실 역시 모두를 당혹하게 한다.

 

많은 이들은 정부가 삼성서울병원을 구하기 위해 병원 공개를 꺼린 게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하고 있다. 이 정도면 국민들이 정부를 얼마나 불신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거대 재벌이 운영하는 병원을 구하기 위해 국민들의 안위도 저버린 정부라는 국민들의 지적은 이 정부의 현실과 한계를 엿보게 한다. 

 

6일 현재 메르스 감염 환자가 9명이 추가돼 50명의 늘었다고 한다. 더욱 삼성서울병원을 거쳐 간 5명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으며, 평택성모병원에 이은 대규모 감염자가 나올 것이라는 예측들도 기사화되고 있다. 병원이라는 특수한 공간에서 전염이 극대화되었다는 점에서 병원 관리와 공개는 필수였다.

 

평택성모병원의 사례만 보더라도 병원을 공개하고 관리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알 수 있다. 국민들도 알고 있는 너무나 평범한 당연한 행동을 정부 당국은 외면하고 거부해왔다. 그런 정보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생긴 피해는 온전하게 국민들의 몫이다. 평택성모병원에 메르스 환자들이 있었고, 그곳에서 전염이 급격하게 늘어난 시점에도 환자들은 몰랐다. 그렇게 쉬쉬하는 동안 아무것도 모른 채 전염병에 노출된 그들은 확진 판단을 받거나 자가 관리 대상이 되었다.

 

정부의 무능은 결과적으로 억울한 피해자들만 양산해 냈다. 이것도 모자라 이제는 메르스는 그저 감기와 다를게 없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14번 환자로 시작한 삼성서울병원 메르스 환자는 문제의 의사가 첫 감염이 된 후 병원으로 급속하게 퍼졌다. 현재 삼성서울병원 600 명이 넘는 인원을 감시하고 있지만 병원 폐쇄는 하지 않겠다고 복지부는 이야기 한다.

 

평택성모병원과는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국민들이 보기에 삼성서울병원은 다르지 않다. 이미 14번 환자로 인해 급격하게 늘어난 그곳은 메가시티에 위치한 병원이라는 점에서 더욱 강력한 조처가 필요하다. 박 시장이 공개 브리핑을 하지 않았다면 여전히 국민들은 어느 곳에 메르스 환자들이 치료를 받고 있는지 알 수 없었을 것이다. 폐쇄도 하지 않은 채 일반 환자들까지 받는 상황은 곧 무수한 전염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당혹스럽기까지 하다.

 

평택에서 서울로 향한 14번 환자는 시외버스를 통해 이동을 했다고 한다. 이미 발병한 상태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이동을 했다는 것은 그곳에 함께 탑승한 승객들 역시 전염이 되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메르스에 대한 초기 대응이 얼마나 허술했고, 현재도 얼마나 엉망인지는 14번 환자와 의사의 행동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 속에서 박 정부가 내놓은 해법은 박 시장 비난하기가 전부다. 모든 것을 서울시와 소통을 하고 있었다며 정치적인 목적을 위해 박 시장이 억지 주장을 하고 있다는 식이다. 이 한심한 행동의 결정판은 박 대통령의 국립중앙의료원 방문에서 절정을 이룬다.

 

박 대통령이 급하게 국립중앙의료원을 찾은 것은 메르스 환자에 대한 걱정이 아닌 박 시장의 행동을 비난하기 위한 정치적인 행동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메르스 대책본부의 수장이 되어 진두지휘를 해야만 하는 대통령이 무엇을 하는지 알 수 없다 서울 시장의 메르스 브리핑에 발끈해 국립중앙의료원을 배경 삼아 비판하는 행위는 황당하기만 하다.

평택성모병원 환자는 시외버스를 타고 삼성서울병원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추가 환자들을 양산했다. 삼성서울병원에서 치료받던 어머니를 병문안 하고 수원으로 내려가 그곳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철저한 대처가 있었다면 추가 환자들이 나오고 이렇게 급속하게 전파될 수는 없었을 것이다.

 

평택성모병원에 입원했다 메르스에 감염되었던 70대 할머니 역시 지시를 무시하고 순창으로 내려가 그곳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런 상황은 결국 순창이라는 지역 사회를 초토화시켰다. 자가 격리가 절실한 환자가 2주 동안 어디에서 무엇을 하는지도 모르는 현실 속에서 우리가 상상하지도 못하는 일은 이렇게 벌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오직 자신들만 믿으라는 정부의 행동은 국민들을 더욱 분노하게 한다.

 

세월호 참사 당시 "가만히 있으라"를 외치던 어른들로 인해 수많은 학생들은 목숨을 잃어야 했다. 이 말도 안 되는 행동을 1년이 지난 현재 다시 정부가 재현하고 있다. 앞장서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대통령은 무능한 장관 뒤에 숨어 있을 뿐이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알지 못하는 보건복지부 장관의 무능은 이미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은 직접 나서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않고 그저 박 시장을 견제하고 비난하는데 여념이 없는 모습은 한심할 뿐이다.

 

 

전염병은 과하게 보일 정도의 선제 대응이 절실하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선제 대응을 적극적으로 나서는 상황에서 강남보건소장은 메르스는 감기와 다를 바 없다는 말을 하고 있다. 스페인 독감도 감기다. 물론 변종이라는 점에서 문제지만 그런 흔한 감기가 수많은 이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이런 무지하고 황당한 인식이 곧 국민들을 죽음으로 내몰 수밖에 없음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복지부는 여전히 수동적이다. 보다 적극적으로 선제 대응을 하고 이를 통해 전염병을 근절하는 것이 답이다. 정부가 제대로 일을 했다면 지자체 장들이 나서서 메르스 전염에 나서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국민들의 불안이 증폭되는 상황에서도 뒷북만 치는 정부의 행동이 곧 지자체 장들이 전면에 나서게 하는 이유가 되었다.

 

쇼를 하기 위해 모습을 드러낼 것이 아니라 이제는 진심을 담은 행동을 할 때이다. 두 병원만이 아니라 현재 얼마나 많은 환자들이 전염이 되고 있는지 알 수가 없는 상황에서 그저 국민들에게 침묵을 강요하고 겁을 주는 것으로 메르스 공포를 잠재우려 해서는 안 된다. 과거 사스를 방어하던 것처럼 보다 강력한 방법으로 메르스를 막아내는 것이 현 정부가 할 수 있는 마지막 노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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