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6. 8. 07:04

메르스 사태, 박원순은 옳았고 박근혜는 틀렸다

메르스가 대한민국을 휩쓸며 리더십에 대한 관심이 극대화되었다. 메르스가 국민들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와중에도 정부당국은 오직 '가만히 있으라'만 외쳤다. 모든 정보를 막고 오직 자신들의 지시에만 따르라고 강요하고, 이를 어기는 이들은 유언비어 유포로 사법처리하겠다고 엄포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박원순 서울시장은 긴급 브리핑을 통해 완벽한 변화를 이끌었다. 

 

리더의 자격, 박원순과 박근혜의 전혀 다른 대처법

 

 

 

메르스가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모른다. 어쩌면 최근 의사들이 이야기를 하듯 감기와 특별하게 다르지 않을 수도 있다. 초기 40%에 이르는 사망률은 잘못된 것이고 5% 정도의 사망률이 맞을 수도 있다. 하지만 감기와 유사하다고 하지만 그 전염병으로 인해 벌써 다섯 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살아있어야 할 이들이 메르스에 의해 사망했다는 사실은 분명 문제다.

 

철저하게 금기시했던 메르스 환자 대처는 결국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초기 적극적인 대응을 했다면 지금처럼 대한민국 전체를 위기로 몰아넣지는 않았을 것이다. 평택 병원에서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겨간 메르스는 정부의 소통 부재가 낳은 인재였다.

 

삼성서울병원이 뒤늦게 사과 성명을 하면서 밝힌 내용을 보면 얼마나 소통이 안 되는 정부인지를 잘 보여준다. 물론 삼성서울병원의 발언들이 모두 옳은 것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이지만 그들의 발언들이 사실이라면 정부는 존재 가치가 없는 엉망이라는 사실만 명확하게 해준다. 

 

최경환 국무총리 대행은 다급하게 청와대를 대변해 병원을 공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최 총리 대행의 발표의 핵심은 국민들의 불안을 해소하는 게 아니었다. 철저하게 청와대의 입장을 대변하고 감싸기 위한 하나의 수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발표 시간을 두 차례나 미루면서 정작 중요한 병원명과 지역을 다르게 표기하는 허술함까지 보였다.

"지난 3일 대통령께서 국민한테 있는 사실을 그대로 알려서 관련 조치를 철저하게 취하는 게 맞겠다는 그런 지시가 있었는데 2∼3일간 준비를 거쳐 오늘 공개했다"

 

최 총리 대행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이게 전부였다. 뒤늦게 병원을 공개한 것에 대한 발언들은 이미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성남시장 등이 이미 언급한 내용과 다르지 않았다. 마치 그들의 이야기를 받아 적어 브리핑을 하는 것 같은 최 총리 대행의 핵심은 단 하나였다.

 

박 대통령이 이미 지난 3일 국민들에게 있는 사실을 그대로 알리라고 지시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미 대통령이 지시를 했는데 준비 기간이 2~3일 정도 소요되어 오늘 공개하게 되었다는 주장이다. 공개한 내용이 대단한 것도 아니고 이미 그들은 다 가지고 있던 병원 명단을 공개하는 수준이면서 준비하는 데만 3일이나 걸렸다는 발언은 국민들을 다시 한 번 능욕하는 행동이 아닐 수 없다.

 

메르스를 방치하고 키운 것은 박 대통령이다. 공포가 극대화되는 상황에서도 국민들에게 정확한 공개를 거부했다. 모든 것을 자신들만이 통제하겠다며 국민들에게는 그냥 있으라고만 했다. 하지만 그들의 이런 대처는 대한민국 전체를 흔들었다. 속수무책으로 번지는 메르스 확진 환자들도 모자라 정부의 이런 황당한 조처로 인해 국내 입국 외국인들이 급격하게 줄고 말았다.

 

국내외 신뢰를 잃은 박 정부의 한심한 메르스 대책을 원점으로 돌린 것은 박원순 서울시장이다. 이재명 성남시장이 SNS를 통해 성남시 메르스 환자 정보를 공개하고, 그날 저녁 박원순 서울시장은 긴급 브리핑을 통해 논란의 핵심이 된 삼성서울병원을 저격했다. 확진판정을 받은 해당 병원 의사에 대한 지적을 하면서 당연하게 모든 관심은 삼성서울병원으로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박 시장의 이 브리핑 하나는 거대한 효과를 낳았다. 박 시장의 발언에 반박하기 위해 박 시장을 정치적으로 메르스를 이용한다고 공격한 정부 당국과 달리, 국민들은 박 시장의 방식에 박수를 보냈다. 전염병은 숨기면 안 된다는 사실은 우린 이미 사스에서 확인했었다. 최소한의 매뉴얼조차도 존재하지 않는 것 같은 이 황당한 정부는 사스를 완벽하게 방어한 매뉴얼조차 패기한 채 '세월호 참사'를 되풀이하는 한심함을 보였다.

 

박 시장의 긴급 브리핑이 없었다면 정부의 메르스 정보 공개는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다. 철저하게 국민들을 무지하게 생각하는 이들의 행태는 국민들이 백만이 사망해야만 긴급 상황으로 바꿀 수 있다는 식의 발언을 할 정도로 한심하다. 이런 정부를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메르스 확산 방지를 위해 (중앙과) 지자체와의 효과적인 역할 분담, 또 시민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투명하고 신속한 정보공유가 요구 된다"

 

"실시간 정보 공유 방침을 행동으로 옮겨주시길 간절히 부탁한다. 메르스 방역에서 최고의 처방약은 바로 투명성이라고 생각한다"

박 시장은 7일 보건복지부와 4개 지방자치단체장이 메르스 방역을 위한 실무협의체를 구성한 자리에서 투명성이 최선이라 말했다. 메르스 확산을 위해 중앙과 지자체의 효과적인 역할 분담과 시민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투명하고 신속한 정보공유가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실시간 정보 공유는 전염병을 잡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원칙임을 이번 메르스 사태는 잘 보여주었다. 평택성모병원의 메르스 환자가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겨간 상황에서도 정보가 공유되지 않아 무차별적으로 확산되었다. 이 과정에서도 철저하게 국민들에게 그 어떤 정보도 주지 않아 아무것도 모른 채 병원을 찾은 무고한 시민들이 확진 판정이나 의심 환자가 되었다.

 

국민들을 공포로 몰아넣고 불필요한 경제적 문제를 야기 시킨 한심한 정부의 행태는 결국 리더의 자질 부족이 만든 결과가 얼마나 참혹한 결과를 낳는지 확인해주기만 한다. 삼성이 차기 산업으로 선정한 의료산업은 이명박근혜 정부의 의료 민영화와 맞물려있다.

 

삼성과 정부의 밀월 관계는 이미 다양한 방식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뉴스타파의 집중 탐사보도를 통해 삼성이 의료 산업을 위해 어떤 식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지와 이명박근혜 정부가 어떤 방식으로 의료 민영화를 밀어붙이는지 밝혀지기도 했다. (삼성과 박 정부의 의료민영화  http://jshout.tistory.com/583)


삼성의 차기 사업의 중추인 의료 산업의 중심이 될 삼성서울병원은 그래서 중요했을 것이다. 국내 최고의 대형병원이었던 그곳에서 메르스 환자들이 나왔다는 사실 만으로도 큰 문제였을 테니 말이다. 결국 정부와 삼성서울병원의(정부의 몫으로 모든 것이 정리되겠지만) 철저한 비공개 방침은 전국적으로 메르스 환자들이 이동하는 이유가 되었다.

 

부천과 부산, 용인, 김제 등 현재 확진 환자로 판명된 3차 환자들만 봐도 점점 전국화 되어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들게 한다. 병원이라는 특수한 공간에서만 전염이 된다는 말을 믿는다 해도 이렇게 확진환자들이 급속하게 전국으로 퍼지게 된 것은 무능한 정부의 답답한 정책이 만든 결과였다. 박원순 시장은 옳았고, 박근혜 대통령은 그래서 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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