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4. 16. 10:02

세월호 2주기, 우리는 정말 그날을 잊을 수 있을까?

2014년 4월 16일 모든 사람들은 TV를 주시했다. 말도 안 되는 일들이 그 브라운관 안에서 벌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잘 알지 못하는 외국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417년 전 이순신 장군이 12척의 배로 왜군 330척의 배를 무찔렀던 그곳에서 거대한 배가 거꾸로 뒤집혀 침몰하고 있었다.

 

세월호 희생자 가족을 시체장사꾼이라던 자의 국회 입성, 그게 우리 현실이다

 

 

 

안산 단원고 2학년 학생들은 수학여행을 간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그렇게 거대한 배 세월호에 올라탄 아이들에게는 그저 제주도에서 맞이할 여행만이 화두일 뿐이었다. 수학여행을 가기 전 우린 항상 들떴다. 그저 소풍이 전부였던 우리에게 수학여행은 가장 멀리 그리고 오랜 시간 가족과 떨어져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들뜬 마음으로 배를 타고 제주로 향하던 아이들은 갑작스럽게 혼돈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배가 점점 기우는 상황에서도 배에서는 가만히 있으라는 안내만 쏟아진다. 학생들은 어른들의 말을 믿었다. 부족한 구명조끼를 나보다 약한 친구에게 양보하고 그렇게 기우는 배에서 어른들의 말만 믿고 기다리던 아이들은 점점 위기감을 느끼며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마지막 영상을 찍기 시작했다.

 

자신들이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급습한 상황에서 아이들이 마지막으로 선택한 것은 사랑하는 가족들과의 이별이었다. 아직 자신의 꿈도 제대로 펼쳐보지 못했고, 무엇을 하고 싶은지도 명확하지 않았던 그 아이들은 그렇게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에서 가족을 애틋하게 찾았던 아이들. 그런 아이들을 떠나보낸 가족들이 어떻게 그 아이들을 잊을 수 있을까?

 

우리의 현실은 잔인하다. 수구세력들은 수구언론과 조직들을 총동원해 유가족들을 괴롭히기에 여념이 없었다. 의문투성이인 '세월호 참사'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라 강요하며 유가족들을 '시체장사꾼'이라고 비하하는 이 한심한 현실 속에서 외로운 투쟁은 수많은 국민들과 함께였다.  

많은 유명 스타들도 세월호 유가족과 함께 했다. 그들을 추모하는 노란 팔찌를 여전히 차고 그들을 잊지 말자고 이야기하는 그들의 모습은 그래서 감동이다. 국민들은 지난 20대 총선에서 이 지독한 정권에 대해 분노했다. 말도 안 되는 비상식적인 집단들에 대한 분노는 그렇게 표심으로 드러났다.

 

4월 15일 '세월호 참사 2주기'를 앞두고 전국에서 그들을 추모하고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촛불 집회가 있었다. 세월호 희생자들과 같은 나이인 아이들이 그들을 영원히 잊지 않겠다며 노란 리본을 들고 거리에 혹은 학교 운동자에 나서는 모습에서 뭉클함이 밀려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해 박 정부는 철저하게 진실을 묻기에만 여념이 없었다. 왜 그들은 진실을 제대로 밝히려하지 않는 것일까? 박 대통령은 그날 8시간 동안 무엇을 했는지 왜 제대로 밝히지 못하는 것일까? 그리고 수많은 의혹들이 수없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정부는 왜 제대로 밝히려 들지 않는 것일까?  

 

세월호 희생자들이 마치 존 F. 캐네디 암살 사건처럼 숨기고 싶은 것이 많은 것이기 때문일까? 희생자 가족들과 평범한 국민들도 왜 세월호가 그렇게 침몰해야만 했는지, 정부는 무슨 일을 했는지에 대해 속 시원하게 밝히지 않는지 알 수가 없다. 국회가 나서 진실을 찾기에 적극적이어야 하지만 그들은 그저 정치 놀이에만 집착해 있을 뿐 국민들의 분노를 제대로 바라보는 눈도 존재하지 않았다.

 

제1당이 된 더민주당의 김종인 비대위대표는 세월호 2주기 추모에 참석하지 않기로 이미 오래 전부터 결정을 했다고 한다. 정치적 공방을 불러올 수도 있는 문제기 때문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김종인의 선택은 역시나 였다. 그에게 바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음은 이미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세월호 참사'는 정치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왜 정치꾼들은 이 문제를 제대로 풀어내지 못하며 그저 희생자들의 몫으로만 내몰고 있는가? 전시 상황도 아니고 자연재해도 아닌 평시에 수백 명의 희생자가 난 참사다. 이런 참사에 정치가 침묵하는 것은 배신이다. 정치꾼들은 자신의 이익보다 국민들의 안전에 최우선이어야만 한다.  

 

여당의 외면과 야당의 침묵으로 여전히 '세월호 참사'의 진실은 묻혀 있다. 유가족들은 2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그렇게 진실을 알고 싶어 하지만 그들은 그저 외면과 침묵을 이어갈 뿐이다. 이제는 그것도 모자라 그 유가족들에게 '시체장사꾼'이라며 열을 올렸던 김순례는 새누리당의 국회의원이 되는 참혹한 현실까지 우리는 목도하고 있다.

 

아이를 가슴에 묻은 부모들에게 이제는 잊으라는 말처럼 잔인한 것은 없다. 최소한 왜 죽어야만 했는지 그리고 누가 그렇게 만들었는지에 대해서라도 알아야 아이들을 편하게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사과도 그렇다고 사건의 진실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돈 줄 테니 이제는 잊고 침묵하며 살라고 강요하는 이 무자비한 권력에 국민들은 외치고 있다. 결코 잊지 않겠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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