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5. 23. 12:42

노무현 서거 7주기, 다시 돌아 온 그길 끝에는 노무현이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7주기다.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그로 인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완벽하게 무너졌다. 이명박 정부의 악랄함이 만든 결과는 단순히 노무현 전 대통령과 지지자들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대한민국 전체가 과거로 회귀했고, 그렇게 민주주의는 퇴보의 길을 걸었다.

 

다시 돌아와 마주한 노무현, 그곳에는 우리가 애써 찾고 있던 우리가 있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생각하면 애증이라는 단어가 더욱 쉽게 다가오는 듯하다. 그에 대한 열광적인 지지 뒤 집권 중반을 넘어서며 그의 비판자가 되어야 했던 만큼 그는 '애증'의 존재였다. 물론 그렇다고 노무현 대신 이명박을 지지할 수는 없었다. 그는 대통령이 될 수 있는 그 어떤 조건도 갖추지 못한 존재였으니 말이다.

 

김대중 정부를 시작으로 대한민국은 진정한 문민정부의 시대를 이끌었다. 그 시대의 중심에는 언제나 국민이 있었다. 물론 과정에서 아쉬움이 노출되고 완벽한 민주주의를 실현하지 못한 것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시절이었음을 부정할 수 없다.

 

충격적인 3당 합당을 통해 김영삼이 군인이 아닌 문민정부의 시작을 알렸지만, 그가 남긴 것을 절망감과 함께 IMF라는 최악의 경제난이었다. 국민의 정부가 들어서며 빠르게 IMF를 졸업했지만 그 과정에서 많은 과제들이 만들어질 수박에 없었다. 그렇게 참여 정부가 들어서며 대한민국은 진정한 의미의 민주주의 국가로서 위상을 잡아가기 시작했다.

 

대한민국 역사상 경험해보지 못했던 세상은 오히려 독이 되어버렸다. 일본에 독립한 후 독재는 항상 우리 곁에 있었다. 전쟁 후 더욱 강력해진 통제의 시대. 악마와 같았던 독재자는 당연한 듯 그렇게 세상을 지배했다. 오랜 시간 그들의 독재에 맞서는 이들도 있었지만 순응하고 살아가는 이들이 더 많았던 것도 우리의 현실이다.

일본에 의해 지배당하던 시절 그들에게 충성을 맹세하고 대한민국을 팔아먹은 자들이 독립 후 세상의 중심에 여전히 서 있게 되면서 모든 것은 무너지고 말았다. 박정희라는 희대의 독재자가 나서 서울 시내를 탱크를 몰고 나타나 국가를 접수한 후 대한민국은 뒤틀릴 수밖에 없었다.

 

독재에 대한 미화는 그렇게 시작되었고, 친일파의 무용담은 대단한 그 무언가로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독재자를 찬양하기만 하던 문화는 시대를 역행하며 독재자의 딸이 정권을 잡으며 더욱 노골화되었다. 최악의 정부는 그렇게 국민들을 분노하게 만들었고, 다시 노무현을 생각하게 하는 이유가 되었다.

 

이명박은 자신의 잘못을 감추기 위해 무리한 방법들을 다 동원해냈다. 언론을 통제하는 것이 독재를 이어가는 최우선이라는 것을 이명박은 잘 알고 있었다. 그렇게 권력을 잡은 즉시 그는 언론을 무너트리는데 모든 것을 걸었다. 그렇게 언론은 완벽하게 통제되었고, 그 암흑기는 박근혜 시대 더욱 정교하게 이어지며 고착화 되는 수준까지 이어져왔다.

 

대통령이라는 직책을 절대 권력이라고 맹신한 독재를 꿈꾸는 그들에게 권력의 단맛은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이었을 것이다. 지배된 언론과 정치 검사들을 앞세워 노무현 전 대통령을 압박한 그들. 그들의 살인 행위는 많은 국민들을 충격에 빠트릴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런 패륜에 가까운 자들이 만들어낸 독소들은 현재 대한민국의 분열을 이끄는 수구세력으로 자리하게 만들었다.

 

법치주의 국가에서 법이 무의미하게 다가오는 것은 충격이다. 대한민국 국가는 분명한 법치주의 국가이자 민주주의 국가이다. 하지만 국민의 대다수는 이런 형식적인 구호를 믿지 않는다. 오직 소수의 권력자들을 위한 나라를 우린 민주주의라고 부르지 않고 법치주의 국가라고 믿지 않기 때문이다.

 

비열한 재벌가 사장 출신의 이명박과 독재자의 딸이 지배하는 대한민국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 것인지에 대해서는 많은 이들이 우려했다. 그리고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그 우려한 미래로 흘러갔다는 점에서 더욱 참혹스럽다. 재벌들을 위한 정책을 내세우며 '낙수 효과'를 외쳐 되던 이명박 역시 그런 효과는 있을 수 없음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가 4대강 사업에 혈세 수십조를 퍼부은 이유가 국민을 위함이 아닌 토건재벌들과 자신을 위한 사업이라는 것을 부정할 수도 없을 것이다. 물론 자신은 여전히 국민들을 위한 선택이라고 하지만 모든 지표는 철저하게 이를 부정하고 있으니 말이다.

 

박근혜 정부에서 제대로 한 일을 꼽으라고 하는 것은 마치 난해한 숨은 그림 찾기를 강요하는 것보다도 힘든 일이다. 뭐 하나 제대로 된 일이 없기 때문이다. 능력도 검증 안 된 독재자의 딸이 온갖 방법을 동원해 겨우 문재인 후보를 누르고 대통령이 되는 순간 예고된 참사는 대한민국의 현실이 되었다.

 

지독한 시대를 버텨내며 우리는 곱씹듯 '노무현'을 외치고 있다. 있을 때는 몰랐던 그의 존재감은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더욱 강렬해지기 때문이다. 그가 내세운 정치는 곧 국민이었다. 특정 권력을 위한 국가가 아닌 국민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나라를 고민했던 노무현을 다시 외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귀결일 것이다.

 

우린 다시 그렇게 노무현을 기억하과 외치고 있다. 만약 그가 여전히 살아있다면 우리의 삶은 좀 더 달려졌을 것이다. 그래서 그가 그렇게 훌쩍 떠나버린 그 날이 아프게 다가올 뿐이다. 지독하게라도 버티고 살아남았어야만 하는데..그렇게 떠난 그가 밉기도 하다. 이제 그는 없지만 그가 꿈꾸었던 세상은 남겨진 자들의 몫이 되었다. 지독한 시대를 살아가며 우리가 그렇게 떠올렸던 '노무현의 사람 사는 세상'을 우리는 다시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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