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8. 23. 15:10

박근령 사기혐의 기소 이석수에 분노한 진짜 이유?

박근혜 대통령의 친 동생인 박근령이 이석수 특별감찰관에 의해 사기 혐의로 고발되었다. 우병우가 이 특별감찰관의 첫 번째 고발이 아니라는 말이다. 청와대가 그렇게 발끈하며 이석수 특별감찰관에게 분노를 표한 것은 박근령에 이어 우병우까지 고발한 이 특별감찰관의 칼날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두려웠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우병우 지키기에 바쁜 청와대에 박근령이라니, 과연 둘 뿐일까?

 

 

가관이라는 말로도 부족할 정도로 참 씁쓸하기만 하다. 청와대가 현재 보이고 있는 행동은 국민이나 국가는 존재하지 않고 오직 박 대통령과 최측근만을 위해 움직이는 조직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이 정도면 탄핵을 수백 번을 받아도 할 말이 없을 정도로 엉망이다.

 

우병우에 대한 비판하는 이들을 부패한 기득권 세력과 좌파 세력이라 규정하며 식물정부를 만들려는 음모라고 강변하는 청와대의 모습은 경악스럽다. 우병우 하나 사라지면 식물정부가 될 정도로 현 정부에서 그가 모든 권력을 가진 핵심인물이라는 주장은 그래서 더 황당하다.

 

정무수석 하나가 교체되면 현 정부는 곧바로 '식물정부'로 전락할 정도로 무능하다는 사실을 스스로 밝힌 것이라고 보인다. 식물을 욕되게 하는 '식물정부'라는 표현 자체도 아까울 정도로 이들의 행태는 시간이 가면 갈수록 경악스럽기만 하다. 상상을 초월하는 부실함은 끝이 없어 보인다.

 

유체이탈화법으로 대변되는 그들에게 논점 흐리기는 장기다. 이번 우병우 사태에서도 그들은 이석수 특별감찰관의 인터뷰 내용을 두고 '국기문란'이라 밀어붙이며 우병우 지키기에만 집착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우병우가 과연 얼마나 대단한 인물이기에 그 수많은 비리가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서도 모두를 걸고 지키려는 것인지 의아할 뿐이다.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한 달 전에 검찰에 고발한 사건이 있었다. 박근령씨에 대한 고발 사건이며, 적용 법조는 사기였다"

 

서울중앙지검은 23일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박근령을 고발했음을 인정했다. 육영재단 이사장을 지냈던 박근련과 박근혜는 재단을 둘러싼 갈등으로 크게 싸운 관계이기도 하다. 절연을 했다고는 하지만 그 관계를 외부에서 알 수는 없는 일이다. 절연을 했든 아니든 중요한 것은 대통령의 최측근이 사기 혐의로 고소되었다는 사실이다.

 

새누리당이 추천하고 우병우가 조사하고, 박 대통령이 최종 인가를 한 이석수 특별감찰관은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하고 있을 뿐이었다. 그럼에도 발끈한 청와대가 이석수 특별감찰관을 '국기문란'하다며 발악하는 것은 희한하기만 하다. 부당한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면 당연히 비판받아야 하지만 문제가 있는 자들을 감찰하고 고발하는 행위가 '국기문란'이 될 수는 없는 일이다.

 

특별감찰관법상 대통령의 배우자 및 4촌 이내 친족과 대통령비서실의 수석비서관 이상의 공무원이 감찰 대상이 된다고 명시되어 있으니 말이다. 철저하게 이 특별감찰관의 조사를 막았다는 것은 그의 인터뷰에서 명징하게 드러나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우병우에 대해서는 옹호하면서 감찰 과정에서 나온 조직적인 방해는 언급조차 하지 않는 그들은 딴나라 세상의 존재일 뿐이다.

사기혐의로 고발된 박근령 전 이사장은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해 피해자로부터 억대 자금을 받아 돌려주지 않은 혐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령을 조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가 토지·건설 비리를 주로 수사하는 부서라는 점을 생각해 보면 이와 연관된 사기 혐의를 받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과거 문민정부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면 어땠을까? 상상을 초월하는 비난들이 쏟아졌을 것이다. 연일 방송과 신문들은 현 정부를 지탄하고 대통령 탄핵을 외쳤을 것이다. 과거 문민정부에서는 우병우와 같은 비리 종합선물세트와 같은 인물은 찾아볼 수도 없었다. 그와 비교도 안 되는 작은 비리를 받아도 공직에서 물러났던 그 시절을 생각해보면 현 정부는 비리와 부도덕에는 둔감한 게 분명하다.

 

우병우에게 자신이 과거 음주운전을 하고 신분을 속였다는 사실을 밝혔음에도 이 정부는 이철성을 경찰총장 후보로 내세웠다. 그들에게는 경찰이 음주운전을 하고 신분을 속인 채 그 자리까지 올라선 것이 대단하게 볼일 뿐 부도덕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은 듯하다.

 

과거 사건이 단순한 음주 추돌을 넘어선 것이었다는 점에서 간단하게 넘길 수준은 아니었다. 대낮을 술을 마시고 정지한 차량 두 대와 추돌해 자신의 차를 폐차시킬 정도로 큰 사고였는데 인명사고가 없었다는 사실은 믿기 어렵다. 상대 차량 보험금이 차 값에 육박했다는 점에서 은폐된 내용이 더욱 많을 것이라 추측해볼 수 있다.

 

강원지방경찰청 상황실장 신분이었던 그가 경찰임을 숨겼다고 근무지에서 벌어진 사건이 단순함으로 잊혀 질 수 있었을까? 절대 아닐 것이다. 이미 그때부터 조직적으로 사건을 은폐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당시 수사했던 담당자가 이 경찰청장 후보 은폐에 적극 가담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한 것은 상식이 있다면 당연한 추리이기 때문이다.

 

청와대가 이석수 특별감찰관에게 분노한 진짜 이유는 모두가 알고 있지만 차마 말하지 않고 있었던 그들의 민낯을 제대로 보여주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박 대통령의 친족인 박근령 사기 사건에 무슨 이유인지 명확하지는 않지만 국가 운영과도 맞바꿀 기세인 우병우 감싸기. 여기에 음주운전 은폐자를 경찰총장에 내세우는 행태는 모두 이석수 특별감찰관에 의해 세상에 알려졌다고 믿고 싶은 청와대의 절박함의 결과인지도 모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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