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8. 25. 16:03

이철성 경찰청장 불통 임명이 불러올 나비효과

박 대통령의 불통 정치는 다시 한 번 이어졌다. 현 정부 들어 9번째인 이 불통 임명은 다가오는 대선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이미 국정원의 직접적인 선거 개입으로 인해 엉망이 되었던 지난 대선에 대한 학습 효과가 부른 결과가 바로 이철성을 경찰청장으로 앉힌 이유로 볼 수 있다.

 

국가의 치안보다는 정권의 시녀가 필요했던 현 정부의 선택

 

 

음주운전 사고를 낸 경찰청장이 있는 치안은 과연 어떻게 이어질 수 있을까? 음주운전을 단속하는 경찰의 총수가 음주운전 사고를 내고 신분까지 숨겼던 범죄자라는 사실을 전 국민이 알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공권력은 얼마나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의문이다. 

 

나는 되지만 너는 안 된다는 식의 논리가 이어질 수밖에 없게 되었다. 경찰이 음주 사고를 내고 자신의 신분을 속인 채 승진을 거듭해 경찰직에서 오를 수 있는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이 과정도 황당하지만 결코 경찰총장 자리에 올라설 수 없음이 증명되었음에도 대통령이 강행해 이철성을 그 자리에 앉혔다는 사실이다.

 

현 정부의 불통 임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닌 무려 아홉 번째이다. 아직 임기가 남았다는 점에서 이 불통이 어디까지 이어질지는 예측이 불허하다. 인사청문회에서 청문보고서 미채택에도 임명을 강행한 첫 번째 사례는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었던 현오석이다.

 

증여세를 탈루하고 경제민주화 실천 의지도 부족하다는 지적까지 받았지만 불통 정부에서 이것은 문제가 아니었다. 전문성도 부족하고 농지법을 위반했던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전문성이 부족한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 방송 공정성 논란에 휩싸였고 증여세 탈루 혐의도 받았던 이경재 방송통신위원장도 불통이 만든 결과였다.

법인 카드를 사적으로 사용하고 다운계약서까지 작성했지만 문형표는 보건복지부 장관이 되었다. 부동산 투기에 아들 병역 문제까지 있었던 김진태는 아무렇지도 않게 검창총장이 되었다. 위장전입과 농지법 위반을 한 강병규는 안전행정부 장관이 되었고, 편법 군복무와 위장전입, 논문 자기표절한 정종섭은 다음 안전행정부 장관에 올랐다.

 

앞서 논란이 되었던 여덟 명의 고위 공직자들을 보면 하나 같이 그 자리에 올라설 수 없는 인물들이다. 그럼에도 그들이 그 자리에 올라선 이유는 단 하나다. 박 대통령이 그 자리에 앉히고 싶었기 때문이다. 사회 통념상 고위 공직자가 되어서는 안 되는 인물들을 그 자리에 앉히며 자신의 권력을 과시하는 듯한 이 불통의 정치는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우병우를 조사하기 위해 우병우 라인들이 나서고 정무수석이라는 직책을 가지고 있으면서 그를 조사하게 한다는 상황이 과연 정상일까? 그 모든 과정을 현직인 우병우 정무수석에게 보고해야 하는 체계에서 과연 무슨 조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

 

우병우가 아무런 죄가 없다면 당당하게 조사에 나서 문제없음을 증명하면 끝나는 문제다. 박 대통령이 그렇게 감싸고 그를 위해 '국기 문란'이라는 단어를 선택할 정도라면 정당하게 조사를 받고 시중에 떠도는 수많은 의혹을 풀면 그만이다. 단순한 과정이 있음에도 철저하게 우병우만을 지키기 위해 철의 장벽을 치고 국민과 대치하는 현재가 과연 정상일까?

 

이철성이 경찰청장이 된 것은 치안보다는 앞으로 다가올 공안 정부를 위한 포석으로 보여 질 수밖에 없다. 국정원이나 검찰까지 이미 현 정부를 위한 시녀가 된 상황에서 경찰까지 오직 한 사람을 위한 충성만 하도록 요구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너무나 명확하다.

 

음주운전을 하고 자신의 신분을 숨겼던 이철성이 경찰청장이 된 이 상황에서 최근 시 도 교육청은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된 후 공무원 신분을 속였던 교육공무원 940명의 '사후징계'를 추진 중이다. 거짓말로 상황을 넘기기는 했지만 시간이 지났다고 해도 공무원으로서 해서는 안 되는 짓을 했다는 이유로 '사후징계'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이철성은 경찰청장이 되었다. 

 

준법이라는 명분으로 경찰은 그동안 시민사회에 대해 과도한 공권력을 행사해왔다. 하지만 이철성이 경찰청장이 된 상황에서 과연 어떤 명분을 가지고 준법을 행할 수 있을지 알 수가 없다. 이런 수많은 논란을 예측할 수 있음에도 이철성을 경찰청장으로 임명 강행한 이유는 다시 우병우로 돌아간다.

 

우병우와 이 청장은 청와대 비서실에서 함께 근무한 사이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우 수석의 아들 보직 특혜 논란과 무관하지 않다는 의심을 받아왔던 인물이 바로 이철성이다. 그런 자가 우병우의 검증을 통과하고 인사청문회에서 비난이 쏟아진 상황에서도 이를 무시하고 박 대통령의 임명 강행으로 경찰청장이 되었다.

 

경찰의 중립성까지 무너진 상황에서 대한민국의 권력 조직은 오직 하나를 위해 움직이는 체계가 완성되었다. 이는 다가올 대선을 위한 포석으로 봐도 무방할 것이다. 이미 박 대통령의 시대는 저문 지 오래다. 그렇다고 그렇게 무기력하게 정권을 물려줄 수는 없다.

 

퇴임 후 몰아닥칠 후폭풍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이명박이 그렇게 했듯 말이다. 그런 점에서 현재 이뤄지고 있는 불통은 철저하게 퇴임 후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의 결과물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덕성을 갖추고 능력까지 되는 인물보다는 자신에 충성하고 이를 통해 퇴임 후에도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인물들을 전진 배치시키려는 노력은 결국 철저한 사리사욕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4대강과 자원 외교에서 낭비된 100조가 넘는 엄청난 국고 손실만이 아니라 수많은 비리가 가득한 이명박이 그 어떤 조사도 받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현직 대통령도 이명박을 꿈꾸고 있다. 자신의 안위를 챙기는 상황에서 수구 언론들을 차기권력을 만들기 위해 이미 준비 중이다.

 

정치판은 개판이라는 말은 이제는 하나의 명사가 되었다. 우병우를 비호하고 이철성을 경찰청장에 올리며 박 대통령이 꿈꾸는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온갖 비리를 일삼고 음주운전 사고에 신분까지 숨기며 조직적으로 사건을 은폐하는 것이 당연한 사회가 되기를 원하는 것일까? 가장 중요한 검경이 이미 기본적인 가치 기준이 무너진 상황에서 대한민국의 법치는 완전히 상실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법치가 무너진 사회는 혼란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그런 혼란은 결국 거대 권력을 가진 부패한 자들에게는 호재가 될 수밖에는 없다. 사회가 혼란하면 할수록 부패한 권력은 생명력을 강하게 가져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이 지독한 부정은 결과적으로 그들에게는 일용할 양식 정도가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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