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9. 20. 15:01

미르 재단과 K 스포츠 재단 사이에는 최순실과 청와대가 있다

바람 잘 날 없는 박 정부는 임기를 얼마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도 여전하다. 최악의 정부라는 세간의 비판은 역시 틀리지 않음을 현 정부는 잘 보여주고 있으니 말이다. 엉망진창 정권은 두 재단을 통해 그 실체를 드러내려하고 있다. 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최순실이 주도한 두 재단 논란이 바로 그것이다.

 

미르와 K스포츠 재단은 박 정부 퇴임을 위한 노림수였다?

 

 

이명박은 자신의 사재를 털어 재단을 만들겠다고 공헌했다. 수많은 비난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를 무마시키기 위해서는 뭔가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장학재단이라고 만들어놓은 이곳이 사실은 철저하게 이명박의 재산을 보호하는 기구로 활용되고 있음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 되었다.

 

이명박이 그랬듯, 박 정부도 두 개의 재단이 논란의 중심에서 서게 되었다. 현재 상황에서 청와대가 어디까지 개입을 했는지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정황을 보면 청와대 개입이 없이는 두 개의 재단이 설립될 수 없다는 사실은 명확하다. 말도 안 되는 재단에 국내 최대의 재벌들이 달려들어 출자금을 낸 것부터가 황당하다.

 

미르 재단은 2015년 10월 만들어졌고, K스포츠 재단은 올 1월 만들어졌다. 그리고 이들 재단은 말 그대로 국내 최대 재벌이라는 삼성과 SK, LG, 현대차, 포스코, 롯데, GS, 한화, CJ, 두산, KT 등 많은 재벌가들이 두 재단에 엄청난 자금을 출자했다.

 

문화와 스포츠를 앞세운 두 재단에 이 대단한 재벌가들이 짧은 기간 안에 수백억을 출자하는 것은 기이한 일이다. 더욱 두 재단의 이사진에 출자한 재벌가에서 아무도 이사진으로 참여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당혹스럽게 다가온다. 이 정도면 어떤 힘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두 재단은 설립 인가를 문체부에 요청하자마자 허가가 나왔다. 통상 일주일 이상이 걸리는 재단 설립 허가가 두 재단에게는 단 하루 만에 긴급하게 결정 났다는 사실은 신기할 일이다. 더욱 엉망으로 작성된 설립 허가서를 통과시킬 정도로 문체부가 엉성한 조직이었는지도 의아스럽다.

 

미르와 K 스포츠 재단 설립과 관련해 박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인사라고 알려진 최순실(최태민의 다섯째 딸)이 존재한다는 점도 중요하게 다가온다. 논란의 박 대통령 비서실장 출신인 정윤회의 전 부인이기도 한 최순실은 박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고 한다.

 

수백억의 자금이 모인 재단 이사장에 최순실이 오랜 시간 다녔던 운동기능회복센터의 정동춘 사장을 케이스포츠재단 이사장으로 앉힌 것은 황당하다. 최순실이 케이스포츠재단 이사장을 먼저 제안한 것은 정동춘 이사장과 동업 관계이자 20년 가까운 교분을 가진 이 아무개였다고 하니 수백억 재단 이사장 선임 과정이 얼마나 우스운 짓이었는지 알게 한다.

 

수백억의 재벌가들이 출자한 금액을 가지고 시작한 두 재단은 설립과 동시에 대통령의 해외순방을 함께 했다. 말도 안 되는 재단에 대통령의 순방을 함께 했다는 것은 엄청난 특혜가 아닐 수 없다. 미르 재단은 프랑스 방문 시 한불 융합 요리 시식 행사를 준비했다.

 

K스포츠 재단은 이란 방문 시 태권도 시범단의 공연을 주최했다. 설립한지 몇 달 되지도 않은 이 재단들이 국가 중요 임무를 안고 해외 순방한 대통령과 함께 움직였다는 것은 모종의 커넥션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렇지 않고는 이 모든 것을 풀어낼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이는 대통령이 권력을 사유화하고 개인적 이익을 위해 공적인 권력을 행사한 직권남용이 아닐 수 없다"

"2015년 10월 설립된 미르재단과 2016년 1월 설립된 K스포츠재단이 박근혜 대통령의 퇴임 후 활동을 위한 '제2의 일해재단'이라는 그간의 의혹을 밝혀줄 사실들이 하나하나 드러나고 있다"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이 직접 유수의 대기업들로부터 최소 800억 원이 넘는 거액의 출연금을 받아낸 정황, 두 재단의 조직 구성 과정에 안봉근 수석이 직접 개입한 정황,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로 알려진 최순실씨의 지인이 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정황 등으로 볼 때 이 사건은 기업의 강제모금으로 대통령 퇴임 후를 위해 준비되었던 '일해재단' 재현이라 아니할 수 없다" 

"의혹의 핵심은 바로 박 대통령이다. 박 대통령이 직접 국민 앞에서 두 재단의 의혹에 대해 해명해야 한다. 이 모든 정황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헌법과 법률을 위배한 것으로 탄핵소추 사유에 해당 한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9월 20일 오전 의원총회에서 <한겨레> 보도를 거론하면서 박 대통령 탄핵을 공식 거론했다.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것도 아니고 노골적으로 재벌가들에게 돈을 거둬 퇴임 후를 의식한 두 재단 설립 과정에 박 대통령이 개입했다면 탄핵은 당연하다.

 

<한겨레신문>이 보도한 내용이 모두 사실이라면 저급한 방식으로 통치자금을 모금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어 보인다. 퇴임 후 노후 자금을 위해 800억이 넘는 거액을 재벌가에게서 강제 모금한 행위는 그 무엇으로도 용납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이 직접 재벌들을 찾아다니며 800억이 넘는 출연금을 받아냈다면 이는 청와대의 지시가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자금을 출자한 재벌가들이 정권 차원에서 이뤄진 일이라고 밝힌 것은 너무나 명백한 증거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 어떤 사회적 지위나 능력도 없는 정윤회의 전 부인인 최순실이 주도했다는 사실은 경악스럽다. 박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진정한 실세로 알려진 최순실이 이사장 선임을 주도했다는 점에서 두 재단은 철저하게 최순실이 이끌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노회찬 원내대표의 탄핵 발언은 당연하게 다가온다.

 

새누리당은 두 재단에 대한 청문회를 적극적으로 막고 있다. 그들이 떳떳하다면 증인 출석을 해서 잘잘못을 밝히면 그만임에도 그들은 집단적으로 재단 설립과 관련된 인사들의 청문회 출석을 반대하고 있다. 이것만 봐도 미르와 K 스포츠 재단이 비정상적인 존재라는 것은 명확해진다. 독재자 박정희 시대도 아닌 2016년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국민들을 비웃는 새누리당과 청와대의 행태가 바로 우리의 현주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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