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1. 29. 12:09

새누리당이 노골적으로 개헌 주장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

새누리당이 출구 전략을 공식화했다. 개헌을 통해 자신들의 몰락을 막아보겠다는 노골적인 선언이다. 여기에 손학규와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 등도 가세하며 판은 새롭게 이동하기 시작했다. 그들이 이 상황에서 개헌을 언급하는 것은 단 하나의 목적만 존재하기 때문이다

 

권력에 대한 비난을 하면서 권력에 대한 집착만 보이는 한심한 집단 이기주의

 

 

새누리당은 이미 그 생명력을 다했다. 박근혜와 함께 더는 떠오를 수 없을 정도로 몰락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회주의에 능한 김무성은 반대편에서 박근혜를 공격하는 방식으로 거리두기에 나섰다. 유승민이라고 다르지 않다. 둘다 누구나 알고 있는 친박의 핵심 인물이었다는 점이 흥미롭다

 

28일 오후에는 친박 중진들이 모여 박근혜에게 나가라고 명령을 했다. 명예로운 퇴진이라는 말을 붙이기는 했지만, 박근혜가 더 고집을 부리면 자신들이 살기 어렵다는 불안이 최고조로 올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보수단체들에 의해 친박 병신 5적으로 규정된 이정현, 최경환, 서청원, 홍문종, 조원진 중 이정현과 조원진을 제외하고는 박근혜에게 이제는 떠나라고 외치고 있었다

 

윤상현과 김진태 등 친박 병신 10적들의 행태도 조금씩 나뉘기 시작했다. 윤상현은 친박 중진들과 함께 박근혜에게 청와대를 떠나라고 하고 있으니 말이다. 촛불 집회를 하는 시간 사우나를 즐긴 김진태는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가 않는다. 소나기는 피해야 한다는 그들의 행태는 그렇게 이제 개헌으로 좁혀지고 있는 중이다

 

새누리당이 필사적으로 개헌에 목을 메는 이유는 너무나 명확하다. 현재와 같은 대통령제에서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없기 때문이다. 당장 대통령 후보가 없다. 정작 대통령 선거는 다가오는데 새누리당의 이름으로 내놓을 대선 후보가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그들은 이미 패했다

 

총선이라고 다르지 않다. 아직 시간이 있으면 그때가 되면 국민이 모두 잊을 것이라는 낭만적인 생각을 할지도 모르지만 국민은 개돼지가 아니다. 새누리당의 이름으로 다음 총선을 치를 수도 없는 지경의 그들에게 마지막 희망은 개헌을 통해 권력을 이어가는 것이 전부다

 

그들이 주장하는 개헌의 골자는 '이원집정부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야권에서 거론되었던 '4년 중임제 대통령제'가 아닌 대통령과 총리의 역할이 분리된 방식을 요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외치는 대통령이 하고, 내치는 총리가 하는 방식은 새누리당이 그나마 권력을 이어갈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이기 때문이다

 

김무성이 개헌을 목놓아 외치다 'JTBC 뉴스룸'에서 손석희 앵커의 날카로운 질문에 동공이 흔들리던 모습은 그들의 속내가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알 수 있게 했다. 그들의 탐욕은 그렇게 박근혜를 중심에 두고 다시 이어지기 시작했다. 손학규는 이례적으로 문재인 전 대표를 향해 비난을 했다

 

'권력에 눈 먼 정략집단'이라고 민주당과 문재인 전 대표를 매도했다. 현재 상황에서 구체제를 마감하고 새로운 정치를 해야 하는데 패권을 쥔 그들이 이를 악용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손학규의 주장이 아주 틀린 것은 아니지만 그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너무나 명확하다

 

박근혜와 관련해 침묵 혹은 방관으로 일관하다, 이제 분위기가 익기 시작하니 나서 개헌을 주장하는 손학규가 바로 구체제의 핵심이 아니고 무엇인가? 손학규야 말로 권력에 눈이 먼 정치꾼일 뿐이다. 개헌을 통해 총리를 노리는 손학규로서는 자신이 정치를 하는 목적이 되어버렸을 뿐이다

 

안철수 전 대표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현재 상황에서 대권 도전은 불가능해 보인다. 보이지도 않던 이재명 성남시장이 치고 올라오더니, 이제는 2위 권인 반기문을 1% 정도로 추격하고 있는 상황이다. 안철수 전 대표가 이번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에서 일관되고 강성 발언을 해왔다는 것은 분명하지만 국민의 지지는 오르지 않고 있다

 

안 전 대표의 개헌 발언은 그런 점에서 이들과 다르지 않다. 현재 상황에서 대권을 노릴 수 없는 자들은 개헌을 앞세워 자신의 권력욕을 이야기할 뿐이다.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우선 탄핵과 특검이다. 그 외에는 말할 이유가 없다

 

개헌을 앞세우기 보다는 탄핵 후 가장 중요한 것은 적폐를 청산하는 일이다. 친일파와 독재 잔당들이 여전히 권력의 중심에 서 있는 상황에서 개헌을 통해 그들이 생명 연장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줘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광복 후 7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단 한 번도 하지 못한 적폐 청산을 이번에는 기필코 해야만 한다

 

적폐를 청산하기 위해서는 그럴 의지를 가진 이가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지난 잘못을 바로잡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 개헌 논의보다 더 중요하다. 대통령제의 단점도 분명 많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정해진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가동하지 못한 잘못이 더 크기 때문이다

 

친일파와 독재 잔당들을 모두 청산한 후라면 개헌도 가능할 것이다. 그렇지 않은 시점에서 개헌을 요구하는 자들은 여전히 이승만이 옹호하고 이를 통해 자신의 권력을 유지했던 방식으로 권력을 차지하겠다는 자들이나 다를 바가 없다. 개헌 보다 중요한 것은 적폐 청산임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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