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7. 12. 11:02

용인 살인사건보다 잔인했던 언론 보도 끔찍하고 심각하다

10대 청소년이 같은 10대 여학생을 성폭행하고 잔인하게 살해하고 토막 내 유기한 사건은 충격적입니다. 애써 외면하고 싶은 이런 당황스러운 사건이 언론을 통해 세밀하게 묘사되고 마음껏 유린당하며 새로운 폭력으로 다가온다는 사실은 경악스럽습니다.

 

실제 살인사건보다 더욱 흉폭한 언론의 잔인한 보도

 

 

 

 

19세 남자가 17세 여자를 성폭행하고 잔인하게 토막 살해를 한 사건은 충격 그 이상이었습니다. 인간이 어떻게 그렇게 잔인해질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이 사건은 제 2의 오원춘 사건으로 읽히기도 했습니다.

 

 

장기밀매와 연루된 것으로 의심되는 오원춘의 잔인한 토막 살인사건은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습니다. 그 충격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10대 청소년이 오원춘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잔혹한 범죄를 저질렀다는 사실은 국민들을 충격으로 몰아넣었습니다. 정치 문제가 국민들을 분노하게 하는 상황에서 이 사건은 그 충격을 잠시 뒤로 밀어낼 정도로 잔혹했습니다.

 

이민을 갔지만 적응하지 못하고 국내로 돌아온 17세 소녀는 평소 소개로 만났던 문제의 남자의 연락을 받고 나간 자리에서 잔인하게 성폭행을 당하고 토막살해를 당하고 말았습니다. 성폭행 사실을 신고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살인을 했다고 하지만, 이미 숨진 그녀가 아닌 잔인하게 살해한 살인자의 이야기만 전달되는 상황에서는 진실은 그저 드러난 잔인한 결과 외에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 잔인한 사건에 대해 언론에서 보도하는 행태에 대한 비난은 당연해 보였습니다. 잔인한 살인에 경악스러웠던 국민들은 일부 신문에서 보도한 너무나 잔인한 상세 설명은 더욱 심한 분노를 만들어냈습니다. 동아일보 보도에 많은 이들이 분노하는 이유는 단순히 이 사건을 더욱 잔인하게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충격이었습니다.

 

사건에 대한 보도는 당연하지만 동아일보가 작성한 이번 보도는 비난을 받아 마땅했습니다. 왜 그런 사건이 벌어질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사회적 접근법을 따라야 하는 언론은 자신들의 임무를 망각하고 있었습니다. 연일 채널A가 막장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종이 언론마저 막장이 무엇인지 증명하고 있다는 사실은 중요합니다.

 

살인사건을 단순하게 잔인한 영화를 보고 저지른 모방범죄로 단정해버리는 언론의 무책임함은 구조적인 문제가 담고 있는 잔혹성을 간과하고 있습니다. 사회적 문제를 단순히 영화의 문제로 병치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사건을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없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단순히 잔인한 영화를 보지 못하게 하면 유사 범죄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무지한 방법론만 나올 수밖에 없게 하는 이런 접근은 결과적으로 강력한 범죄를 더욱 강력하게 양산할 뿐입니다.

 

언론에서 유도한 답을 기사화시키고 그 언급된 영화가 하루 종일 포털 사이트 1위를 차지하는 기현상은 우리 사회의 문제입니다.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접근은 포기한 채 오직 표피적인 관심만 이끌려는 언론의 가벼움은 잔인한 무게로 다가옵니다.

 

동아일보는 마치 범죄자로 빙의가 된 듯 잔인한 범죄를 소설처럼 작성해 지면을 가득 채웠습니다. 마치 살인사건을 실시간 중계라도 하듯 작성된 기사는 살인범이나 다름없이 잔인한 범죄를 자신들이 저지르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듯했습니다. 그들은 이번 사건을 하나의 재미있는 유희 정도로 생각하며 소비를 시키는데 집중할 뿐이었습니다. 그들의 뇌구조 속에서는 이 잔인한 살인사건이 벌어질 수밖에 없는 사회적 병리 현상이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 점점 잔인하고 난폭해져가는 사회를 정화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조차 담겨져 있지 않았습니다.

 

 

언론에서 언급하듯 이번 사건은 단순하게 범인이 잔인한 영화를 많이 봤기 때문에 벌어진 사건이라고 치부한다면 결코 우리 사회는 이 잔혹한 범죄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입니다. 사건의 본질에 대한 보다 깊은 성찰을 가져가지 않는다면 우리는 언제나 사건을 단순화하고 희화화해서 소비만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사건은 단순히 잔인한 영화를 너무 자주 봐서 저지른 엉뚱한 범죄가 아닙니다. 사회 병리현상이 만들어낸 필연적인 잔혹한 범죄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면 결국 그 잔인한 칼날은 언젠가 우리를 덮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언론의 이번 보도들은 살인사건만큼이나 끔찍하게 다가옵니다. 언론으로서 가치를 만들어가는 것은 언론인 자신들입니다.

 

최근 종편이 보여주는 비 언론의 모습이나 한국일보 사태에서 보여 지는 폭력성들을 생각해보면 이해는 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현재의 대한민국 언론이 얼마나 파행을 보이고 있는지는 스스로의 모습에서 모두 읽히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명박이 시작해 박 정부가 견고하게 구축하고 있는 미친 언론의 실상은 이번 살인사건 보도에서도 잘 드러나는 듯해서 끔찍하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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