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3. 21. 12:05

이영호의 발악 기자회견, 이명박의 퇴임 기자회견을 보는 듯하다

황당한 정부는 마지막 순간까지 국민들의 뒤통수를 치는데 여념이 없어 보입니다. 민간인 불법사찰과 함께 증거 인멸을 시도하는 등 철저하게 국민들을 유린한 이 정권은 소통과는 담을 쌓은 특징을 이명박만이 아니라 측근 모두가 비슷한 행태를 보인다는 점에서 그들의 특징으로 규정할 수도 있을 듯합니다.

리틀 이명박 자처한 이영호의 황당 기자회견 망조든 정권의 실체였다




이명박 정권의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이었던 이영호가 기자회견을 제안하고는 온갖 쇼를 다하고는 기자들과의 소통을 단절한 채 자신의 주장만 던져놓고 화를 내고 나가는 모습은 소통이 단절된 이명박 정권의 모든 것을 보여준 모습이었습니다. 민간인을 사찰하고 사실이 들통 나자 증거인멸을 했던 청와대에서 내놓은 해법이란 고작 이명박의 최측근이 몸통은 나니 수사를 종결하라는 발악이 전부라는 사실에서 이명박의 퇴임 기자회견을 보는 듯 씁쓸하기만 했습니다.

광장을 막고 명박산성을 쌓아 대중들의 소통을 막아서던 이명박 정권은 신 독재 정치의 서막을 올렸습니다. 자신의 최측근인 최시중을 방통위장으로 보내 방송을 장악하고 수구언론에게 종편이라는 선물을 준 이명박 정권의 핵심은 진실 보도를 막아 독재 정치를 합리화하기 위함이었습니다.  

발악 기자회견 중인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한겨레 사진

낙하산 사장들을 투여해 언론의 기본적인 가치를 정지시킨 그들은 의식불명의 식물인간이 된 언론을 통해 자신들의 치적을 자랑하는데 여념이 없었습니다. 철저하게 이 정권의 입노릇만 자처하던 언론의 사망은 곧 대한민국의 사망과 동격이었습니다. 방송을 장악한 그들은 자연스럽게 인터넷을 규제하고 SNS를 통제하려 나서며 철저한 소통 부재의 대한민국을 통해 독재를 강화하려는 욕망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나온 민간인 사찰은 지금 생각해봐도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이명박의 BBK 사건에 대한 유투브 영상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다는 이유로 민간인을 사찰하고 이를 통해 그를 절망으로 몰아넣는 행위는 독재자가 아니면 할 수 없는 황당함 그 자체였습니다. 이런 그들의 불법사찰이 국민들의 힘으로 밝혀지자 그들은 흔적을 지우기 위해 온갖 노력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모든 기록이 담겨있는 하드 디스크를 완벽하게 지워버리기 위해 지방까지 내려간 그들의 행위는 황당함을 넘어 경악 수준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 그들의 놀이에 동반자 역할을 한 한심한 검찰의 행위 역시 국민들의 지탄을 받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방송을 장악한 이 정권은 낙하산을 옥죄며 진실보도를 철저하게 막아내고 인터넷까지 장악한 이 정권은 민간인 사찰을 아무렇지도 않게 행하며 국민들을 범죄자 취급하며 자신들의 못된 권력을 행사하기에 주저함이 없었습니다. 최근 네이버가 보여준 행위 역시 이 정권이 보여준 언론 장악의 한 단면이라는 점에서 그리 놀랄만한 일도 아니었습니다.

민간인 사찰에 대한 재수사가 진행되며 터져 나온 장진수 전 주무관의 폭로는 망조든 이 정권에 매머드 급 폭탄으로 다가왔습니다.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민간인 사찰을 지시한 몸통이 누구이냐에 따라 이 정권은 탄핵도 감수해야만 했기 때문입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 장석명 공직기강비서관이 2011년 1월 중순에 공직윤리지원관실의 이인규 전 국장의 후임 A씨를 통해 5억~10억 사이의 돈을 주겠다고 제안했고 같은 해 4월 중순에 5000만원을 받았다"

"이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으로부터 '입막음용'으로 2000만원을 전달받았다가 돌려줬으며, 총리실이 매달 특수활동비 중 280만원을 청와대에 상납했다"

"최 전 행정관이 컴퓨터 파기를 지시했고 캐시(현금)가 필요하면 주고 취업이 필요하면 현대차에 취업시켜 주겠다. 폭로하면 나만 죽는 것이 아니며 민정수석실도 자유롭지 못하다"

작정한 듯 터트리기 시작한 장진수 전 주무관의 폭로는 이 정권을 휘청거리게 만들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이미 뭐하나 부패하지 않은 것이 없는 이 정권이 민간인 사찰과 청와대 뇌물 사건까지 터진다면 더 이상 물러날 곳도 없기 때문입니다.

역대 정권 중 도덕적으로 가장 완벽한 정권이라며 자화자찬하기 바쁘던 이명박 대통령의 웃는 모습과 겹치며 역겨움을 느꼈던 많은 분들이 속속 드러나는 정권의 실체는 알면 알수록 그 부패의 깊이가 어디까지인지 예측이 불가능하게 합니다.

'민간인 불법사찰'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자처한 이영호는 형식적인 사과를 시작으로 이내 변명으로 일관된 모습을 보여, 현장에 있던 기자들에게 "쇼 하지마라"는 핀잔까지 들을 정도였습니다.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변명으로 일관하고 이명박 정권의 최측근 라인인 '영포회'의 일원답게 몸통은 자신이라며 이명박 감싸기에 여념이 없던 그의 모습은 이 정권이 얼마나 썩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전 주무관에 돈을 건넨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모두 나라를 위한 선택이었다는 항변은 이 정권이 얼마나 썩어 있는지를 명확하게 드러내주고 있습니다. 정권 시작부터 '국익'을 전면에 내세우고 애국 논리로 국민들을 분란으로 이끌었던 그들은 마지막 순간까지도 자신들의 행위의 정당성만 주장할 뿐 반성은 할 줄 모르는 불통의 정권임을 명확하게 드러냈습니다.

이영호의 기자회견을 보면서 이명박의 퇴임 기자회견을 떠 올리는 것은 무리가 아니었습니다. 탄핵을 받아도 서너 번은 가능했던 이 정권이 이렇게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수구언론들에게 모든 것을 내준 탓이겠지요. 하지만 그는 이미 국민들에게 수없는 탄핵을 받은 존재일 뿐입니다. 철저하게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국민들을 궁지로 몰아넣는 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자행하는 그의 모습에서 한 국가의 최고 책임자를 떠올리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소통 불능에 1%만을 위한 정권을 아무렇지 않게 드러내고 있는 그들이 새누리당이라는 이름으로 얼굴을 가린다고 실체가 바뀌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불능과 불통이 일상이 되어버린 그들이 과연 우리에게 필요한 존재들인지는 국민들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종복주의 타령으로 국민들을 분열시키고 언론 장악을 통해 정당한 비판 의식을 무력화시킨 독재정권보다 못한 이 정권의 말로는 이영호의 기자회견만으로도 충분히 예견이 가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