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7. 18. 10:27

4.19 부정하고 516 쿠데타 옹호하는 박근혜 의원, 역사를 더 이상 왜곡해서는 안 된다

박근혜 의원이 새누리당의 유력한 대통령 후보가 되면서 가장 큰 문제는 독재자 박정희에 대한 평가였습니다. 자신의 아버지인 박정희의 쿠데타를 두둔하며 최선의 선택을 했다며 역사적 죄인을 영웅으로 평가하는 박 의원의 모습에 국민들이 경악할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역사 자체를 부정하고 미래가 아닌 과거로 회귀하겠다는 박 의원의 발언은 경악수준이었으니 말입니다.

 

쿠데타 세력과 민주화 세력의 대결 구도가 만들어졌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경선 당시에도 박근혜 의원은 "5.16은 구국의 혁명"이라고 발언을 했었습니다. 당시에도 큰 논란이 되었지만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박 의원의 생각은 조금도 변한 것이 없었습니다. 여전히 박정희의 쿠데타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고 대한민국을 위해 옳은 일을 했다는 발언으로 쿠데타를 옹호하는 모습은 2012년 대한민국을 70년대 박정희와 80년대 전두환 시절로 돌이키자는 것과 다름없었습니다.

 

"5.16 당시로 돌아가서 볼 때 보릿고개를 넘기기 힘들 정도로, 세계에서 끝에서 두번째로 가난한 나라였고 안보적으로 위험한 상황이었다. 그 후의 나라 발전이라든가 오늘날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5.16이 초석을 만들었다. (아버지가) 바른 판단을 내리셨다"

 

박근혜 의원은 지난 15일 오전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토론회에 나서 박정희의 쿠데타에 대해 적극적인 옹호 발언을 했습니다. 보릿고개를 넘기기 힘들 정도로 힘든 시절 박정희의 선택으로 오늘날 대한민국이 될 수 있었다는 발언은 참혹스러운 역사인식이 만들어낸 비극이었습니다. 집권당의 유력한 대통령 후보가 세계인들도 공감하는 기본적인 역사인식을 위배한 채 자신의 아버지를 두둔하며 쿠데타를 정당화하는 모습은 경악스럽기만 합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박 의원의 쿠데타 옹호 발언을 듣고 자신의 SNS에 참담한 심정을 담았습니다. 대한민국 국민들과 세계인들이 공유하고 있는 '역사 상식'을 뒤집고 박정희의 군사 쿠데타를 합리화하기에 정신이 없는 모습은 한심할 뿐이니 말입니다.

 

"국민들이 상식으로 알고 있는 '역사적 진실'과 너무나 비껴서 있는 '비상식적 역사관'이 불러올 미래의 암담함에 심히 걱정을 넘어 우려스럽다. '불가피한 차선'이었다는 역사관은 독재와 군정으로부터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일궈낸 '민주 애국 선열'들의 숭고한 희생과 오늘날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민주 애국 시민들의 자존심과 긍지를 여지없이 부정하겠다는 뜻이다"

 

자유당 독재에 항거해 오늘날의 민주화를 이룩했던 4.19 민주주의 의거는 이승만 독재를 무너트렸습니다. 독립을 한 대한민국을 자신의 탐욕의 도구로 사용했던 이승만을 무너트린 시민들의 민주적인 의거는 박정희로 인해 피로 얼룩지고 말았습니다. 민주주의 의거를 통해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나가던 대한민국에 박정희는 총칼을 들고 나타나 유신헌법을 앞세워 장기 독재에 들어선 것은 누구나 아는 역사입니다.

 

민주주의가 뿌리 내릴 수 있는 시점 박정희로 인해 다시 대한민국은 이승만에 이은 독재 정권이 시작되었고 이런 독재는 전두환으로 이어졌습니다. 자신의 권력을 합리화하기 위해 5.18 광주 시민들을 무차별적으로 살육한 체육관 대통령인 전두환마저 박 의원의 옹호로 인해 쿠데타 세력이 아닌 현재의 대한민국을 세운 영웅으로 옹호되는 세상은 황당하기만 합니다.

4.19 민주주의 의거와 5.18 광주 민주화 운동, 6.10 민주화 운동이 현재의 대한민국을 만들었음에도 5.16 군사 쿠데타와 12.12 군사 쿠데타가 대한민국의 정통성이라 주장하는 박근혜 의원의 주장은 당혹감을 넘어 처참하게 다가옵니다. 군사력을 동원해 무력으로 권력을 잡고 온갖 악행을 다해온 그들이 영웅으로 취급되는 상황 자체가 황당하다는 사실을 그들이 알지 못한다는 사실이 두렵습니다.

 

전두환이 만들었던 하나회 소속이자 전두환의 추종세력인 강창희를 국회의장으로 밀어 붙인 박 의원의 의중은 바로 이런 쿠데타 세력의 결집을 위함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입법부의 수장이 된 강창희 국회의장이 밝힌 5.16과 유신 체제에 대한 인식은 박 의원 사당이 된 새누리당에서 그가 국회의장이 된 이유로 다가옵니다.

 

"5·16 때는 제가 중학교 2학년이었기 때문에 별 지각이 없었다"

"유신은 제가 군생활을 시작할 때였기 때문에 별로 관계가 없다. 제가 그때 정치적인 입장에 있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국회의원으로서 당적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특별히 말씀드릴 게 없다"

 

최근 평화방송 라디오에서 밝힌 강 국회의장의 발언은 그가 어떤 역사인식을 하고 있는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5.16이 일어나던 시절 자신이 중학교 2학년이었던 것과 5.16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상관이 없습니다. 당연히 유신 체제 그가 군 생활을 하던 것과 평가는 다르다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그가 당시 정치인이 아니기 때문에 어떤 평가도 할 수 없다는 발언은 스스로 역사를 부정하거나 자신의 무지를 드러내는 것과 다름없어 보입니다.

 

박 의원의 발언에 동조하지 않았다면 이런 발언을 하지도 않았을 것이라 보인다는 점에서 강창희 국회의장은 발언은 5.16과 유신체제에 대한 옹호로 읽힐 수밖에는 없을 듯합니다. 입법부의 수장이면서 군사 쿠데타와 독재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를 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19대 국회는 정상적인 모습을 담아낼 수는 없을 듯합니다. 온갖 모순과 부정으로 들끓는 국회가 과연 정상적으로 운영이 될지 의문이니 말입니다.

 

2012년 말에 열리는 대선의 구도는 명확해진 듯합니다. 새누리당의 유력한 대통령 후보가 쿠데타를 합리화하며 쿠데타 세력들을 규합하고 있듯, 야당에서는 민주화 운동을 해왔던 이들이 대항하는 모습을 보일 수밖에는 없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2013년 대한민국을 70년대 군사 독재 시절로 돌려놓느냐 아니면 미래 지향적인 민주주의 국가로 만들어 가느냐는 결국 국민들의 선택입니다.

 

낮은 투표율은 단순히 정치 불신의 표현이 아니라 잘못된 선택에 한 표를 던지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역사를 부정하고 수많은 이들을 피눈물 흘리게 했던 독재를 미화하고 찬양하는 모습은 경계해야만 할 것입니다. 우리의 역사를 다시 유신 독재 시절로 돌릴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박 의원 측이 내민 내 꿈이 이뤄지는 세상은 오직 과거 유신 독재의 맥을 이어 새로운 독재의 시대를 열어가겠다는 의미인가요? 1997년 대법원에서 전두환과 노태우에게 군사반란과 내란행위의 수괴라고 판결했듯, 박정희 역시 동일합니다. 죽은 자에게 법원이 평가를 하지 못했을 뿐 그들은 동일한 쿠데타 세력들이니 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역사를 부정하고 5. 16 쿠데타를 미화하는 현실과 새누리당 의원들이 알아서 박 의원의 사당화에 협력하는 모습이 2012년 대한민국의 현실입니다. 과연 그들은 2012년 젊은 군인들이 탱크를 몰고 서울로 진격해 권력을 잡으려 한다면 그들을 옹호하고 우국충정이라고 환호할 수 있을까요? 기본적인 역사인식이 결여된 인물이 집권 여당의 유력한 대통령 후보라는 사실은 슬픈 일입니다.

"우리 아버지는 독재자였고, 딸로서 침묵한 나도 공범자다. 이제 아버지는 세상에 없으니 내가 그 잘못을 안고 가겠다"

구 소련의 독재자 스탈린의 딸이 미국으로 망명하며 했던 말은 우리의 미개한 정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합니다. 딸로서 침묵한 자신도 공범자라며 세상을 뜬 스탈린을 대신해 자신이 잘못을 안고 가겠다는 딸의 모습은 우리 사회에서는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는 전설의 미덕인 듯합니다.



제 블로그가 마음에 들면 구독+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