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2. 26. 14:06

이화여대 광고와 서울대 시국선언이 중요한 이유

위정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일이 시작되었습니다. 분노한 학생들이 공개적으로 자신들의 주장을 펼치기 시작했다는 것은 이 정권의 몰락과 함께 더 이상 학생들이 방관자로 살지 않겠다는 다짐이기도 합니다. 한동안 사라졌던 청년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은 우리 사회를 더욱 깨끗하게 만들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그들의 적극적인 모습은 대 변화의 시작으로 기록될 것입니다.

진실은 감옥에 가둔다고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이화여대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모금을 해, 직접 광고 시안을 만들어 신문에 광고를 실어 국민들에게 알리고 싶었던 이야기는 무엇이었을까요? 그들의 분노에는 단순히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의 구속만을 지적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무너진 삼권분립과 짓밟힌 민주주의', '비리가 도덕을 억압하고, 거짓이 진실을 구속하는 현실'이라는 그들의 광고 문구에 그들이 무엇을 위한 외침을 하는지가 명확하게 담겨져 있었습니다.  

 

정치성향이 짙었던 과거 대학 조직이 현실적인 문제에 집중하는 조직들로 변화를 꾀하며, 대학 문화는 상당히 많은 변화를 겪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들은 철저하게 자신들에게 닥친 문제에 집중할 뿐 사회에 대한 고민과 정치에 대한 관심도 버린 채 철저한 외면으로 스스로를 고립시켜버렸습니다. 시대의 흐름이라 보기에는 무기력한 그런 대학생들이 현 정권의 만행에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일어서기 시작했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대학생들이 이렇게 공개적으로 자신들의 입장을 강력하게 피력하는 것이 너무 오랜만이라 반갑기도 하지만 그만큼 현 정권의 만행이 도를 넘어섰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민주 정권 10년을 지나며 스스로 나약한 존재로 전락했던 대학생 등 청년 학생들이 스스로 자신들의 의견을 피력하고 세상 전면에 부각했다는 것은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서도 고무적인 현상입니다.

미래의 주인이 되어야만 하는 청년들이 피동적인 존재로 전락한 채 현실에 안주해 스스로를 무기력한 존재로 만들었다는 것은 아쉽기만 합니다. 청년들이 적극적으로 사회문제에 뛰어들고 개입하고 토론하며 투쟁했다면 세상은 지금보다는 좀 더 좋은 세상이 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기성세대들의 이중성과 패배의식이 지배하고 권력을 가진 이들의 지독한 부도덕이 만연된 세상에 대한 증오의 일종으로 세상을 등진 부분을 이해할 수는 있지만 그렇기에 더욱 적극적으로 청년 집단들이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가졌어야만 했습니다.

미친 듯이 상승하는 등록금으로 인해 허리가 휘고 자살을 하는 이들이 늘어가며 조금씩 그들은 왜 자신들이 대학 입학을 하자마자 빚쟁이가 되고 졸업을 해도 취직을 할 수 없는지에 대한 자각을 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개별적인 자각이야 그 전에도 충분했겠지만 공감을 이끌고 공개적으로 자신들에게 가해진 사회적 모순을 비판하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그들의 분노는 세상을 바꿀 준비를 하게 했습니다.

재단의 비리는 만성이 되었고 그런 비리들은 사회 지배 계층들이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그 뿌리 깊은 불신과 부조리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잘못된 사회 시스템과 권력자들을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는 중요한 사실을 다시 각인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을 듯합니다.

이화여대생들의 자발적 광고와 서울대생들의 시국선언의 핵심은 현재와 같은 방법으로서는 살 수 없다는 절박함입니다. 사회 정의는 사라지고 민주주의의 근간마저 훼손되는 작금의 상황에 대한 젊은 대학생들의 분노는 세상이 올바른 길로 나아가는 첫 걸음이 될 수밖에는 없습니다.

"민주주의 근간을 위협하는 최악의 범죄행위이다. '민주주의 이념의 최저의 공리인 선거권마저 권력의 마수 앞에 농단(壟斷)됐다"

서울대생들의 시국선언문에는 좀 더 구체적으로 문제를 적시해 빠른 시간 안에 대통령의 용단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 벌어진 천인공노할 디도스 공격이 청와대와 긴밀한 관계가 있었음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용단을 내려야 할 때라 외치고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대통령의 헌법 수호 의무에 따라 민주주의에 비수를 겨눈 이번 사건의 실체를 전 국민 앞에 직접 밝혀라"

"이명박 정부는 지난 1960년 3월 15일의 선거 부정이 정권의 퇴진으로 이어졌음을 기억하라. 지금의 사태가 부정한 세력에 의해 흐지부지 덮인다면 1960년 4월 19일의 국민적 분노는 다시금 거리를 뒤덮을 것이고 서울대학교 학생들 또한 분연히 일어나 민주 수호의 길로 달려 나갈 것"

디도스 사건과 관련해 이명박 대통령이 전면에 나서 이번 사건의 실체를 명명백백하게 밝히라고 요구하는 서울대생은 만약 이 천일공노할 사건을 흐지부지 덮어버린다면 학생들이 분연히 일어나 거리로 달려 나갈 것이라 선언하고 있습니다.

서울대생들의 시국선언은 광장을 막아 소통을 끊고 언론을 통제하고 나아가 SNS마저 규제하고 감시하는 독재 국가가 되어버린 현 정권에 대한 마지막 경고일 것입니다. 이화여대의 자발적인 광고와 서울대생들의 시국선언은 단순히 두 학교의 일이 아닌 들불처럼 번질 전국 대학생들의 시국선언의 시작일 뿐입니다. 그들의 분노는 이미 참을 만큼 참았던 분노가 터지기 일보직전에서 나온 선언이기에 그 엄중함이 상상이상이라는 점을 현 정권은 알아야만 할 것입니다.

수없이 쏟아지는 비리들과 이 대통령 본인의 문제까지 이미 더 이상 피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여전히 '엄이도종'만 하고 있는 현 정권의 무능함은, 부도덕함은 끝이 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청년 학생들이 분연히 일어서면 대한민국은 바뀔 수가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민주화는 청년들이 분연히 떨쳐 일어서 총칼 앞에서도 당당하게 외쳤기에 가능했던 가치였습니다. 심각하게 훼손된 민주주의를 되살리기 위해서라도 다시 청년학생들의 자각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순간입니다. 이화여대와 서울대의 광고와 시국선언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것은 그들이 곧 우리의 미래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