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 5. 15:02

고승덕 내부고발, 디도스에 이은 한나라당 몰락의 징후 그리고 야당의 자세

고승덕의 돈 봉투 폭로는 4월 총선을 앞둔 한나라당에게는 패닉에 가까운 상황을 이끌게 할 듯합니다. 의도적인 논쟁 만들기가 되고 있는 점을 생각해보면 고도의 정치적 술수를 통해 권력을 잡으려는 일단의 무리들이 본격적으로 움직임을 시작했다고도 볼 수 있을 듯도 합니다.

친이계 몰락을 이끄는 수단일까? 한나라당 전체를 몰락시키는 핵폭탄이 될까?




고승덕 의원의 폭로는 한나라당이 얼마나 문제가 많은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일대 사건입니다. 디도스 공격으로 최악의 존재로 전락한 그들이 당권 경쟁을 하며 돈 봉투가 오갔다는 사실은 그들로서는 구제불능이라는 딱지를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박근혜가 비대위원장이 되며 극명하게 이명박을 위시한 친이계에 선긋기가 시작되고 이런 움직임들이 본격적으로 힘을 얻는 과정에서 지난 달 한 매체에 쓴 내용을 화제로 삼아 공격을 하는 것은 분명한 목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언급된 당 대표들이 친이계였다는 점에서 분명하게 목표를 이명박 권력에 맞추고 있음은 명확합니다. 이를 통해 친박이 주도권을 잡으려는 전략의 산물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는 것도 자연스럽습니다.

고승덕 의원은 논란이 되자 자신의 SNS를 통해 의도적으로 특정인을 겨냥해서 쓴 것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무리들에게는 이만한 먹잇감이 없다는 것 역시 자명합니다.

"한 달 전 서울경제에 쓴 칼럼 내용이 이제 논란이 되고 있다. 저는 당시 재창당 주장에 반대하면서 재창당은 명분은 그럴 듯하나 전당대회를 해야 하고 편 가르기 줄 세우기 등 후유증이 있다고 하면서 돈 봉투의 쓴 기억을 잠깐 언급했던 것"

이라며 자신이 친이계를 몰아내기 위해 의도적으로 논란을 부추긴 것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박근혜가 비대위장을 맡기 전에 나온 이야기이니 그의 말이 맞겠지만, 그들에게 이 정도의 먹잇감은 충분히 친이계를 완전하게 몰아낼 수 있는 무기가 될 수 있는 것 역시 분명한 사실입니다.


"대통령이 주변 비리에 대해 사과한지 하루만에 대통령 멘토 최시중 방통위원장 비리 의혹, 이번에는 한나라당으로 번졌다. 당대표까지 돈으로 사는 정당, 정말 한나라당은 만사가 돈이면 다 되는 만사돈통 정당인가"
- 민주통합당   

"한나라당의 자중지란이 갈수록 가관. 그간 한나라당은 온갖 비리의 온상으로 인식됐던 터라 그리 놀랄 일도 아니지만 이런 의혹들이 정치적 목적과 긴밀히 연관돼 있어 국민의 눈살을 더욱 찌푸리게 한다. 해당 당대표가 자신의 범죄행위를 밝히고 정계은퇴를 선언해야한다" - 진보신당

논란이 증폭되자 민주통합당과 진보신당은 즉각 논평을 내고 비판의 수위를 높이기 시작했습니다. 자연스러운 비판이지만 문제는 이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공략해 비리를 일삼은 한나라당을 뿌리 채 흔들어 그 여죄를 모두 파헤치느냐 일 것입니다.

이명박 본인에 대한 문제를 시작으로 친인척의 비리들, 계속해서 터져 나오는 최측근 인사들의 비리, 디도스 공격과 청와대 연루설 등 스스로 가장 깨끗한 권력이라고 치부하던 자신이 역사상 가장 더러운 권력이 되어가고 있음을 자각해야만 할 것입니다. 친박으로서는 이런 친이계와 거리를 두어 총선에 대비하는 전력을 구사하는 것이 자신들이 살 수 있는 유일한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고승덕 의원의 지난 이야기를 전면에 내세워 화제를 몰아가는 것일 테니 말이지요.

문제는 국민들의 시각에서는 친이계이든 친박계이든 그들은 모두 한나라당이라는 이름 아래 모여 있는 똑같은 존재들이라는 점입니다. 서로에게 오물을 투척하며 나는 너희들과 다르다고 싸우고는 있지만 이들을 지켜보는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자중지란에 빠져 서로를 물어뜯는 모습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디도스 사건에 대해 철저하게 꼬리 자르기에만 전념하는 현 정권이 이번 사건을 수사할 의지가 있을지도 의문입니다. 최시중과 관련된 억대 수뢰 의혹 역시 권력에 아부하는 그들이 철저하게 조사할리는 만무합니다. 권력이 완전하게 누군가에게 넘어가기 전까지 그들은 권력의 그늘에서 관망을 하고만 있을 테니 말입니다.

야당들 역시 자중지란에 자멸하는 한나라당에 흐뭇한 미소만 지을 것이 아니라 스스로 개혁에 앞장서 권력 이양은 당연한 역사적 수순임을 증명해야만 할 것입니다. 이미 한나라 2중대라는 비아냥까지 들어야만 했던 인사들에 대한 개혁이 이뤄지지 않는 한 거대 야당이 된 민주통합당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은 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온갖 비리로 얼룩진 정권. 썩은 냄새를 독한 향수로 가리려 노력했지만 이젠 그 향수와 썩은 냄새가 합해져 더욱 독한 악취로 다가와 처치불가 수준이 되어버린 정권. 이런 악취가 진동하는 정권을 청소하기 위해서는 환부를 깊숙이 도려내는 것밖에는 없을 것입니다. 그런 환부를 도려낼 수 있는 힘을 국민들은 가지고 있고 행사할 준비도 되어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런 환부를 들어낼 기술자들이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야만 진정 부패의 고리를 끊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시작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과연 정권이양이라는 국민들의 거대한 열망을 야당들이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되어 있는지부터 냉철한 시각으로, 바라보고 스스로 뼈를 깎는 노력으로 한 점 부끄러움 없이 국민들 앞에 나서야만 진정한 권력이양은 가능해진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