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 27. 14:01

MB 격려 문자에 경찰 간부의 심판 론은 무슨 의미가 담겨 있나?

MB 정권의 종말은 여러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쏟아지고 있습니다. 한나라당은 당명을 바꿔서 총선과 대선을 대비하겠다고 하고 그들은 MB가 어서 당에서 나가기를 원하기만 합니다. 주변 사람들에서 끊임없이 터져 나오는 비리에 더불어 자신을 둘러싼 의혹들이 한없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경찰 간부가 던진 한 마디는 상징적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충성을 맹세했던 경찰간부의 심판 론 씁쓸한 MB 정권의 현실




이명박 정권을 바라보는 시각이 어떤 지를 확연하게 보여주는 사건이 터졌습니다. 경찰 간부가 이명박 대통령의 문자 메시지에 답변을 보낸 짧지만 강렬한 그 한마디는 현재 시점의 이 정권의 한계와 퇴진 후 그가 겪어야만 하는 힘겨운 여정을 암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습니다.

 

경찰 간부는 왜 현직 대통령에게 '심판 하겠다'는 문자를 보냈을까요? 그 경찰 간부가 어떤 성향이고 어떤 존재인지를 알지 못하기에 섣부른 판단을 하기는 힘들 듯합니다. 하지만 통상 대통령에 반하는 행동을 할 수 없는 조직의 간부라는 점에서 이 문자는 특별한 의미를 담아낼 수밖에는 없습니다.

"남들이 쉴 때 늘 쉬지 못하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맡은 바 소임을 다하는 여러분에게 늘 고마운 마음. 대한민국 국민은 여러분을 의지하고 또 신뢰한다"

이 대통령은 설 연휴를 맞아 경찰 간부들에게 인사차 문자를 보냈습니다. 이 역시 통상적인 행사일 뿐 특별한 의미를 담은 문구도 아니지만 이런 일상적인 행위에 경찰 간부가 노골적인 논란을 부채질하는 답변을 보냈다는 것은 현재 이 정권의 몰락이 어느 수준에 다다랐는지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검찰 공화국을 검찰 제국으로 만드셔 놓고 무슨 염치로 이런 문자를 일선 경찰관에게 보내셨느냐. 시대를 거꾸로 돌려놓으신 행보…반드시 심판하겠습니다"

문자를 보낸 경찰 간부가 노골적으로 이런 행동을 한 것은 '검경 수사권 대통령령'에 대한 반발에서 나온 것임을 알 수 있게 합니다. 경찰의 수사권 독립을 원해왔던 그들로서는 국무총리실의 강제 안이 통과되며 여전히 검찰의 지휘를 받아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검경 수사권 논란은 오랜 시간 지속되어 온 사안이라는 점에서 언젠가는 곪아 터져 나올 수밖에 없는 문제였습니다. 더욱 이 정권의 사람이라는 조현오 경찰총장이 들어선 상황은 그들에게 검경 수사권에 대해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만든 절호의 기회였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의 희망은 곧 절망으로 바뀌었고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터진 이 문자는 그들이 느끼는 배신감을 대표한다는 점에서 이명박 정권이 모든 권력을 내려놓은 이후가 그려지는 듯해서 씁쓸하기도 합니다.

이 글을 자신의 SNS에 올려 공개하자 논란은 커질 수밖에는 없게 되었고 조 총장은 해당 간부를 전보 조치하는 것으로 사건을 정리했습니다. 이후 문책을 받은 간부는 자신의 의도를 왜곡한 인터넷 사이트의 문제라며 자신은 여전히 충성스럽다는 식의 글을 남겼습니다.

그들의 본질이 드러나는 순간이 아닐 수 없습니다. 논란이 긍정적인 의미로 자신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랐던 그로서는 소영웅주의가 곧 좌천으로 이어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던 듯합니다. 그의 이런 행동이 의미 하는 것은 확실하게 이명박 정권의 권력의 힘은 끝이 났다는 점입니다.

어떤 의도를 담았든 현직 대통령에게 경찰 간부가 노골적으로 "심판 하겠다"라고 공개적으로 선언할 정도라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놀라움과 함께 그들이 권력에 숨죽인 채 그들의 종이 되기를 자처하더니 권력의 힘이 끝나는 시점이 되자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보복을 하겠다는 식의 모습으로 다가온다는 점에서 그들의 본질은 영원히 바뀔 수 없음을 깨닫게 합니다.

충성과 보복을 오가는 권력과 권력의 다툼들은 이렇게 영원한 권력과 한시적 절대 권력의 충돌로 이어진 셈입니다. 수많은 비리에 파묻혀 있던 이 대통령이 과연 임기를 마무리 할 수나 있을지에 대한 우려와 함께 모든 노력을 기울여 대통령 임기를 마친다 해도 보복을 다짐한 권력 기관들에게 버텨낼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부러진 화살'은 검찰 조직을 뿌리부터 흔들어놓고 있습니다. 자신들이 가진 권력을 악용하는 그들의 신이 되고자 하는 존재들입니다. 권력 집단들이 모두 그러하듯 자신에게 주어진 권력이 마치 자신들을 신으로라도 만들어준 듯 남용하는 모습에 대중들은 염증을 느끼고 분노하고 있음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것이 '도가니'나 '부러진 화살'같은 영화의 흥행에서 그대로 드러납니다.

법을 집행하는 기관이 바로서지 않으면 그 어떤 것도 바로 설 수 없다는 점에서 스스로 권력의 시녀를 자처하고는 합니다. 스스로 신이 되기를 원했던 그들의 실체가 조금씩 드러나며 대중들에 의해 그들은 무너지고 있습니다. 거대한 권력이라는 바벨탑이 그저 신이 되고자 했던 그들의 허망함임을 깨닫는 순간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그들은 스스로 권력의 단맛에 취해 스스로 죽어가고 있음도 감지하지 못한 듯합니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졌던 현직 대통령에게 '심판'론을 꺼내든 경찰 간부의 한마디는 '권불십년 화무십일홍'이라는 말을 떠올리게 합니다. 그들의 권력이 무한할 것이라는 판단이 얼마나 허망한지를 느끼게 해주는 이 사건은 그들의 몰락과 종말을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국민들은 법을 집행하는 사법권에도 강력한 경고를 보내고 있습니다. 권력을 등에 업고 공정한 판결이 아닌 작위적이거나 돈 권력과 정치권력의 시녀를 자처하던 그들에게 엄중한 경고를 보내고 있다는 사실을 심각하게 깨달아야만 할 것입니다. 국민을 위한 권력이 아닌 자신들을 위한 권력을 휘두르는 그들은 단죄할 수 있는 것 역시 국민들뿐입니다. 사법개혁을 이끌 수 있는 정치 세력들이 권력을 잡지 않는다면 국민들이 느끼는 현재의 분노는 다시 또 다른 분노를 잉태할 수밖에는 없으니 말입니다. 

서민들을 죽음으로 내몬 경찰 간부가 이 정권에 의해 영전을 하고 이제는 한나라당의 공천을 받아 국회의원이 되려합니다. 이 황당함을 넘어 경악스러운 상황에 단죄를 내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국민들이 깨어 있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경찰간부의 '심판 론'이 자신의 권력을 남용하는 수준에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과 달리, 국민들에게 주어진 투표권은 진정한 '심판'이 이뤄질 수 있게 만든다는 점에서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