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6. 26. 12:05

서현진 파업동참은 권력의 앵무새들을 더욱 민망하게 만들었다

미국으로 유학을 갔던 서현진 아나운서는 학업을 마치고 돌아오자마자 거리에 나섰습니다. 임신 휴가를 마치고 복귀한 김주하 앵커 역시 파업에 동참하며 파업에 더욱 큰 힘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들이 파업 노동자의 등에 비수를 꽂고 앵무새를 자처한 이들과 확연한 비교가 되고 있습니다.

 

언론의 자유 위해 모든 것을 던지고 거리로 나선 그들이 답이다

 

 

 

 

 

보장된 안락함과 사회적 지위마저 버리고 다섯 달 동안 월급도 받지 못해 빚을 내서 생활하면서까지 그들이 거리에 나서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그들이 일부 세력들의 단골 언어가 된 '종복주의자'들이기 때문일까요? 건강한 대한민국을 파괴하기 위해 북한의 사주를 받아 이런 파업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요?

 

한 방송국 안에 이렇게 많은 간첩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에 그들은 경악만 하고 있는 중인지 의심스럽기도 합니다. 김재철 사장이 정당한 방법으로 사장이 되고 건강하게 방송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터무니없는 트집을 잡아 파업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이는 없을 것입니다.

 

큰 관심 없이 그저 수동적으로 방송을 보는 이들 중에는 왜 파업을 하는지 도대체 알 수가 없고 그냥 방송이나 하면 되지 무슨 '언론의 자유'를 외치는지 모르겠다고 하는 이들도 분명 존재는 할 듯합니다. 정교하게 혹은 노골적으로 왜곡된 방송을 보면서도 무비판적인 존재가 되어버린 이들이 많이 존재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들에게 방송사 파업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보지 못하는 아쉬움만이 강하게 남아 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파업에 나선 수많은 언론인들이 왜 김재철 사장이 물러나야만 하는지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지신다면 왜 그들이 파업을 할 수밖에 없는지는 명확합니다. 이명박 정권 하에 언론 통제를 위한 도구로 사용된 낙하산 사장 선임은 언론을 권력의 시녀로 만들었습니다. 보도 내용이 철저하게 현 정권에 유리한 방향으로만 전개된다는 점에서 심각한 왜곡을 초래할 수밖에는 없었다는 점에서 이 정권 하의 방송은 암흑기나 다름없었습니다.

 

노골적으로 친일파와 독재자를 찬양하는 방송을 만들고 현 정권의 잘못에 대해 정당한 언론인으로서 사명감도 내세울 수 없는 상황은 참을 수 없는 굴욕이었을 것입니다. 이런 방송을 보며 시청자들이 분노하고 외면하는 상황에서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자신들에게 주어진 모든 권리를 버리고 '언론 자유'를 되찾는 것 외에는 없었다는 점에서 그들의 파업은 쉬운 결정이 아니었습니다. 

 

방송 언론인의 경우 일반인들과는 큰 격차의 연봉을 받고 사회적 지위 역시 높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이 선망하는 자리입니다. 언론고시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방송사 입사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만큼 힘들다는 점에서 그들의 파업은 특별하게 다가올 수밖에는 없습니다. 그들이 자신들의 연봉을 더 받기 위해 투쟁하는 것도 아니고, 사회적 지위를 더 높게 해달라고 투정을 부리는 것도 아닙니다. 

 

언론인으로서 언론인다운 모습을 되찾고 싶다는 그들의 주장은 그래서 특별한 의미를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어렵게 들어가 자신의 모든 것을 건 방송국에서 해임 통보를 받고 또 다시 누군가 이런 강압적인 방법으로 자신의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단단하게 '언론 자유'를 외치는 이들을 국민들도 이제는 더 이상 외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무엇이 그들을 거리로 내몰았고 왜 다섯 달이라는 긴 시간 동안 파업을 해야만 하는 지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김재철 사장 퇴진을 왜 외치는지 어론 자유가 왜 중요한 화두가 될 수밖에 없는지 국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알아가기 시작했다는 점은 김재철을 옹호하고 방송을 권력의 시녀로 만들었던 이들에게는 강력한 역풍으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게 되었습니다. 

 

모든 것은 타이밍이라는 것이 중요한데 여당은 방송 파업을 조기에 정리하고 자신들에게 유리한 상황으로 만들어갈 수도 있었습니다. 다양한 쇄신안을 발표하며 국민들 곁으로 한 발 더 나아가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철저하게 방송 파업에 대해 부정적인 모습을 보이던 여권은 이제 국민들의 거대한 반발을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김재철 퇴진을 요구하는 100만인 서명 운동은 빠른 속도로 진행되기 시작했고, 300여개 사회 단체들이 나서서 김재철 퇴진만이 아니라 공정방송을 지켜내기 위한 운동을 시작했다는 점은 중요합니다. 총칼을 앞세워 독재를 이어가던 전두환 정권을 무너트렸던 6월 항쟁처럼 다시 한 번 시민사회 단체들과 국민들이 하나가 되어 방송파업의 정당성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는 점은 여당으로서는 곤혹스러운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망가진 언론으로 대선까지 이어가 자신들이 내세운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들겠다는 그들의 야심은 이제 종말을 고할 때가 왔습니다. 배임 혐의가 명확한 김재철을 옹호함으로서 그들의 쇄신에 대한 가치는 힘을 잃었습니다. 그저 구호를 위한 구호 외치기로 더 이상 국민들을 우롱할 수 없게 된 그들에게도 김재철이란 존재는 달갑지 않은 범죄자로 남겨질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이명박 정권은 권력을 잡자마자 KBS 정연주 전 사장을 체포해 배임 혐의를 뒤집어 씌워 자리를 빼앗던 상황과는 전혀 다릅니다. 이명박 방송전략실장이었던 김인규를 사장으로 임명하기 위해 그에게 배임죄를 부여했던 권력은 명백한 배임 혐의가 드러났음에도 김재철을 옹호하기만 하는 상황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몇몇은 스스로 앵무새를 자처하며 방송에 나와 영혼 없는 목소리만 내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 권력의 시녀 역할을 하기 거부하는 다수의 언론인들은 거리에 나서 국민들과 눈을 맞추고 손을 맞잡고, 이야기를 하며 공정한 방송, 당당한 언론인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학업을 마치자마자 파업 현장에 나선 서현진 아나운서나 육아를 잠시 미루고 동료들의 힘겨움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어 파업 현장으로 복귀한 김주하 앵커의 모습은 당당하게 다가옵니다. 그들의 당당한 외침이 곧 국민들이 그토록 바라는 바른 언론으로 가기 위한 노력이라는 점에서 그들의 파업은 정당합니다. 

권력의 앵무새이기를 거부하고 언론인의 사명감을 되찾아 국민들을 위한 방송을 하려고 노력하는 파업 노동자들이 '언론 자유'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는 것은 우리들의 관심입니다. 그 무한한 관심과 지지가 대한민국에 공정한 방송이 가능하도록 만든다는 점에서 뜨거운 여름 이 더위마저 잊게 하는 그들의 투쟁은 반갑기만 합니다. 언론이 바로서야 사회가 건강해질 수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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