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3. 18. 14:17

우리 사회 통곡의 벽과 강원도민 울린 엄기영의 원전 유치

원전의 위협이 시시각각 세계인들의 목을 조이고 있는 상황에서 오로지 MB 정권만은 원전 찬가를 외치고 있습니다. 황망할 정도의 이 찬가는 배신자 엄기영으로 이어지며 강원도민들을 당황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강원도에 원전을 유치하겠다는 그의 머릿속에는 도지사라는 직책만이 있을 뿐 그 어느 것도 자리하지 않나 봅니다.

언론을 탄압하는 권력과 권력에 눈이 먼 언론인




참 아이러니하다고 해야 할까요? 현 정권에 의해 한 현직 기자는 언론 탄압의 상징이 되었고 전직 언론인은 정치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이상호 기자와 엄기영이 그 주인공인데요. 이상호 기자는 1998년 대선을 앞두고 벌어진 삼성과 중앙일보의 수상한 움직임을 보도했었습니다.

 

삼성과 중앙이 특정정당 대권 후보와 검사들의 리스트와 전해줄 돈을 정리하는 과정을 안기부가 도청했고 이를 입수한 이상호 기자는 언론인으로서의 사명감을 저버리지 않고 공개했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 사회의 정경유착, 아니 정경언 유착의 끈이 얼마나 튼튼하게 대단한지를 대중들에게 알릴 수 있었습니다.

정정당당한 선거를 외치지만 이렇게 집요하리만큼 가진 자들을 위한 수단으로 변질되어가는 권력에 대해 언론인이 해야 할 일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대법에 의해 이상호 기자는 6개월 형에 1년 동안 기자 일을 할 수 없는 판결을 받았습니다. 이는 철저하게 언론을 탄압하겠다는 의도와 다름없는 일이지요.

권력을 만들기 위해 불법 자금을 동원하고 검사까지 관리하는 상황들을 알렸음에도 불구하고 '도청'이 불법이라는 이유만으로 언론이 처벌을 받아야 하는 것은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지요. 공익을 위한 보도를 공익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대법에 무슨 공정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전원합의체에서 다수의 의견으로 결정된 이번 사건은 우리시대 언론의 생명은 다했음을 알려주는 결정적인 한 방이었습니다. 이미 피디수첩은 권력을 비판한다는 이유로 MB정권에 의해 타도 대상 1호로 지목되었고 이는 김재철 낙하산에 의해 실행에 옮겨졌습니다.

핵심 피디들을 정당한 이유 없이 다른 부서로 보내버림으로서 피디수첩을 무력화하는 작업들은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명확하게 해줄 뿐입니다. 언론파탄을 진두지위 했던 최시중을 다시 한 번 방통위 위원장으로 연임시키려는 MB 정권은 조중동매에 던져준 종편을 완성하겠다는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조중동매에게 줄 수 있는 모든 권리를 줘서 자신들의 논리를 뒷받침 하고 여론화할 수 있는 집단들을 만들어 다음 선거에 이용하겠다는 저의가 깔린 최시중의 연임은 무슨 일이 있어도 막아야만 하는 일입니다. 국회 청문회에서 자신에게 드리운 모든 죄가 억울하다며 '악어의 눈물'을 흘리는 그의 모습은 그가 싸이코패스를 넘어서는 지능적인 연기자는 아닐까란 생각까지 하게 합니다.


권력욕에 자신의 모든 것이라 할 수 있었던 언론인으로서 사명감마저 과감히 내던진 엄기영은 2011년을 규정하는 배신의 아이콘입니다. 자신의 권력욕을 위해 문화방송의 피디수첩을 흠결이 많은 프로그램이라 비하하고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큰절을 올리는 그의 모습은 인간이 얼마나 비열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합니다.

자신의 탐욕을 위해서는 언제라도 변신이 가능한 엄기영은 나아가 일본에서 원전이 폭발해 인류적인 재앙이 시시각각 다가오는 상황에서도 강원도에 원전을 유치하겠다며 이는 곧 강원도민의 바람이라 역설하는 모습에서 미친 광기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도지사라는 자리를 위해서는 강원도민의 안위와 행복마저도 담보할 수 있다는 저 무모함은 어디에서 나오는지 알 수 없지만 그는 이미 인간이기를 포기한 변신이 자유로운 괴물로 변신해 있을 뿐이었습니다. 그가 예선을 통과해 강원도지사 경쟁에 뛰어든다고 해도 이미 그는 생명이 다한 좀비와 같은 존재일 뿐입니다.

변신의 귀재인 좀비를 강원도지사로 앉혀 놓는다면 과연 강원도는 어떤 모습이 될까요? 지난 대선 현명하지 못한 선택으로 대한민국이 절망의 국가가 되어버렸다는 사실을 깨달아야만 합니다. 미친 정권에 저항해도 모자란 상황에 그들이 내세운 배신자를 선택하는 것만큼 우매한 일은 없을 테니 말입니다.

현직과 과거 언론인을 통해 우리 시대의 암울함을 엿볼 수 있게 하는 이 두 장의 카툰은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합니다. 그 어느 때보다 국민 개개인의 현명한 선택이 요구되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