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7. 10. 14:02

이상득 계란세례가 그의 수사를 정상화시킬 수 있을까?

이상득 전 의원이 검찰에 출두하는 과정에서 저축은행 피해자들의 항의를 받으며 멱살을 잡히고 계란에 맞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상왕이라 불리며 이명박 정권 최고의 실세로 온갖 권력을 부리던 그의 몰락이나 국민들의 분노는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과 최재경 중수부장, 과연 이상득 수사가 정상적일 수 있을까?

 

 

 

 

이상득 전 의원이 저축은행 금품수수 혐의로 검찰에 출두하다 피해자 가족들에게 멱살을 잡히고 계란 투척을 받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김영삼이 일본 출국을 하려다 시민에게 계란 투척을 받은 사건만큼은 아니지만 최고 권력을 누리던 이들의 계란 세례는 마치, 계란의 바위 치기를 보여주는 듯 씁쓸하기만 합니다. 서민들의 분노는 그저 계란을 던지는 것에서 끝날 수밖에 없지만 그들은 법을 이용해 숱한 논란 속에서도 당당하게 법의 보호를 받는 존재가 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 답답하기만 합니다.

 

서민들을 절망으로 이끌었던 저축은행들에서 금품수수 한 이상득 전 의원의 구속은 당연합니다. 이것만이 아니라 이명박 대통령 선거와 관련된 대선자금 수사로 확대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이상득 수사를 그저 면죄부 주기 위한 수사로 규정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계란세례 받으며 검찰청으로 들어서는 이상득 전 의원/뉴스1

이번 수사를 맡은 대검 중수부장 최재경 검사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이명박 정권에 의해 지난 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부장으로 임명된 그는 이미 이런 사태를 예견하고 만들어진 인사였습니다. 인사 당시에도 많은 이들의 반대와 비난이 있었지만 이명박 대통령은 강력하게 그를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으로 임명을 강행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후보 시절 가장 큰 논란이 되었던 BBK 주가 조작 논란의 중심에 최재경 검사가 존재했었다는 사실은 이제 많은 이들도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당시 민주통합 신당의 정봉주 의원과 BBK 수사로 치열한 공방을 벌였던 인연은 아제 악연이 되어 한 사람은 감옥에 다른 이는 대검 중수부장의 자리에 앉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게 권력의 힘이고 그렇기에 많은 이들이 권력에 기생하는 이유이기도 할 것입니다. 있는 죄도 무죄로 만드는 능력. 그게 바로 우리 사회의 권력입니다. 그런 권력의 힘은 누군가에게는 범죄라라는 낙인을 부여하지만, 반대급부의 누군가는 영전이라는 특권이 주어지는 것이 현실입니다.

 

검사 시절 BBK 주가 조작 사건으로 구속 가능성이 높았던 이명박에게 무혐의를 주었던 그는 천신일과 한상률 등 이명박 정권 시절 중요했던 정치 사안들에 모두 관연하며 대중들에게 이명박 일가 변호사가 아니냐는 비아냥을 듣기도 했습니다. 이명박 관련 사건에 무죄 판결을 이끌어낸 특별한 존재라는 점에서 이런 평가가 어색하지는 않으니 말입니다. 

 

이상득만이 아니라 그의 친구이자 이명박 대통령의 멘토이기도 했던 최시중 담당 검사마저 최재경이라는 사실은 많은 이들을 정망으로 이끌었습니다. 최재경 검사가 최시중 사건을 맡으며 벌어진 일들을 생각해보면 왜 그가 이명박 관련 사건을 전담하는지 알 수 있게 합니다. 법을 어기면서까지 자기 멋대로 수술 날짜를 정하고 구치소에 있던 그가 법원의 결정과 상관없이, 마음대로 나와 병원으로 향하는 황당한 상황은 우리 시대 권력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보여주었습니다.

 

BBK 주가 조작 사건으로 구속이 유력했던 이명박은 무죄 판결을 받고 대통령 선거에서 대통령에 당선이 되었습니다. 그가 대통령이 되자 박연차 게이트를 통해 노무현 전 대통령 친형인 노건평은 구속 되었고, 이 정권의 경제 문제를 신랄하게 비판해왔던 미네르바 사건을 맡아 1년 6개월을 구형(결국 무죄 판결)했던 인물이기도 합니다.

 

최재경 검사는 많은 이들이 알고 있듯, 한나라당 최병렬 전 의원의 조카이자 최구식 의원의 사촌이기도 합니다. 그가 가지고 있는 위치가 무엇을 가리키고 있는지는 그의 집안 배경만이 아니라 그가 맡은 사건과 결과만 봐도 명확하다는 점에서 이번 수사도 논란이 될 수밖에는 없습니다.

 

대검 중수부로 배당되며 이상득 수사는 많은 이들에게 어떤 면죄부를 주느냐에 관심이 쏠려 있었습니다. 분명한 중범죄라고 많은 이들이 확신하지만 실제적인 물증을 찾고 범죄 혐의를 입증해야만 하는 대검 중수부의 수장이 그동안 이명박 관련 사건에 무죄를 이끈 존재라는 점에서 과연 정상적인 수사가 가능할까? 에 대한 의구심만 가득한 게 현실입니다.

 

이상득에게 던진 계란은 말 그대로 서민들의 분노를 대변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서민들은 분노하고 울부짖고 있지만 검찰 엘리베이터에 탄 이상득은 자신을 그런 처지로 만든 검찰 관계자에게 꾸중을 했다고 하니 참 허망하고 답답할 뿐입니다. 만약 그가 국민들의 분노를 단 1%라도 느끼고 있다면 최소한 이런 한심한 발언을 하지는 못할 테니 말입니다.

 

국민들 대다수는 결코 이번 수사가 정상적으로 끝날 것이라고 보지 않고 있습니다. 많은 범죄 중 가장 형량이 약한 것으로 그에게 면죄부에 가까운 수사결과를 줄 것이라는 의견들이 지배적인 상황입니다. 이번 저축은행 사건에 대해 검찰은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의 알선수재혐의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동시에 적용해 상상적 경합이 생겼다고 밝혔습니다. 과연 검찰이 하나의 사건에 두 개가 충돌한 사안을 어떻게 처리할지 알 수 없지만 국민 다수가 바라보듯 낮은 형벌 찾기에 주력한다면 그 비난은 검찰 개혁이라는 요구로 이어질 수밖에는 없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