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2. 21. 13:36

유인촌 예술의전당 신임 이사장 임기가 1년일 수밖에 없는 이유

이명박 정부의 문화부장관이었던 유인촌이 이 정권의 마지막 해에 예술의전당 이사장이라는 낙하산을 타게 되었습니다. 문화부에서 지명했으니 이 대통령과는 무관한 일이라고 강변하는 이들은 이제는 없겠지요. 철저한 회전문 인사에 낙하산이 아니면 인사정책이 전무한 이 정권에 그들의 낙하산 투여는 이제 시작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임기 남았어도 다음 정권이 들어오면 물러나야 한다는 자신의 말은 지키시기 바란다




이명박 정권이 출범하며 황당한 일들은 기관장 물갈이 사건이었습니다. 새로운 정권이 들어섰으니 자연스럽게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니냐며 노골적으로 기관장들을 압박하고 압력을 가해 자리에서 물러나게 했던 주범인 정권 말기에 기관장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있는 모습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가 문화부 수장이 되면서 처음 저지른 것이 바로 이 정권의 뜻에 따라 분열을 이끄는 것이었습니다. 기관장 물갈이를 주도적으로 이끌며 논란을 부추기고 내부 분열을 통해 서로를 비난하게 만든 그의 노력들은 결과적으로 문화 판을 엉망으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최악의 문광부장관이라 부르는 세간의 평은 이해할 수가 있습니다.

2008년 10월 24일 문광위 국정감사장에서 벌인 욕설 장면/ YTN

국정감사장에서 분을 삭이지 못하고 기자들을 향해 욕설을 날리던 그의 모습이나 이후 아무런 반성 없이 완장에 취해있던 그는 경악스러운 이 정권의 상징과도 같았습니다. 민비가 시해를 당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경복궁의 담이 낮아서였다는 해괴한 논리를 펼친 그가 문광부 장관 3년이라는 현 정부 최장수 장관직을 수행할 수 있었던 것은 이처럼 역사에 대한 인식과 사회를 분열 획책하는 방식은 이 정권과 맞아서 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최근 다시 한 번 사실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는 이 대통령의 독도 관련에서 보듯 우리 땅을 우리 땅이라 당당하게 말하지 못하는 한심한 대통령의 모습은 경악을 넘어 처참하기만 합니다. 국가의 최고 책임자라는 인물이 일본 수상이 왜곡된 역사를 당당하게 주장하는 상황에 "지금은 곤란하다, 기다려 달라"는 말을 건넨 것은 어떤 의미로도 용서가 될 수가 없습니다.

이런 사실에 대해 함구하거나 다른 세력들을 이용해 최초 보도한 요미우리 흔들기 쇼에만 집중했던 그들에게 위크리크스의 자료 공개는 경악스러웠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최소한 이 대통령의 발언을 알고 있는 이들이 상당수 존재할 수밖에 없었다는 점에 이 정권의 일본 외교는 다시 한 번 도마 위에 올라설 수밖에는 없습니다. 이런 이 정권과 유 전장관의 시각이 일치하는 것이 바로 민비시해 사건을 바라보는 관점일 것입니다.

민비 시해의 가장 중요한 핵심인 일본이 자객을 시켜 한나라의 국모를 시해한 사건입니다. 하지만 그에게는 경복궁 담장이 좀 만 더 높았다면 민비는 시해 당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하고 있습니다. 일본인들이 나쁜 것이 아니라 경복궁의 담을 낮게 설계하고 만든 우리가 잘못이라는 이 해괴망측한 시각이 바로 우리 문화 정책을 총괄하는 장관의 입에서 나왔다는 것이 경악스러운 일일 수밖에 없습니다.

국립오페라합창단을 해체하며 순수예술에 대한 몰이해를 그대로 드러내고 문화예술계에 특정 이념을 들이밀어 갈등을 조장하고 혼란에 빠트렸다는 점에서 그는 용서받을 수 없는 존재입니다. 그런 그가 정권 말기에 예술의전당 이사장이 된다는 사실은 우리가 보이게는 경악스러운 일이지만 그의 관점에서는 너무나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남의 작은 허물은 침소봉대해 논란을 부추기면서 자신의 커다란 허물은 좀처럼 보려하지 않는 그에게 이런 식의 자리 차지하기는 자연스러운 것일 테니 말입니다. 유인촌 그는 정권이 바뀌면 자리에서 물러나야 하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니냐며 핏대를 세우던 모습을 기억하고는 있을까요? 자신이 밝힌 이 소신에 따르면 그는 임기 1년 남은 기관장 자리에 올라서 있는 셈입니다. 임기 3년 보장보다는 내가 예술의전당 이사장이었다는 완장을 하나 더 추가하는데 만족하는 것이라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정권이 바뀌고 나서도 자리에 앉아 자신이 한 말을 모르쇠로 일관한다면 그것참 목불인견이 아닐 수 없을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