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1. 5. 11:03

박근혜 안 나오면 TV토론도 폐지하는 KBS, 새누리당 방송인가?

공영방송인 KBS가 대선 주자들의 토론회를 잡아놓고도 박근혜 후보가 일방적으로 토론회 참석 불가를 통보했다. 이것도 황당하지만 이 보다 더 황당한 것은 박근혜 후보가 토론을 취소하자 KBS가 토론회 자체를 없애버렸다는 점이다. 공영방송으로서 대선 방송을 하는 그들이 박 후보의 일방적인 토론 회피에 토론 자체를 폐지하는 행위는 경악스럽기만 하다.

 

박근혜 후보의 토론 거부와 KBS의 토론 폐지, 과연 무엇을 위한 방송인가?

 

 

 

 

 

KBS가 13일~15일 사흘간 열려고 추진했던 대선후보 초청 개별 토론회가 박 후보의 불참으로 무산되었다. 이는 KBS만의 문제가 아니라 MBC와 SBS에서도 이어져온 문제라는 점에서 황당할 뿐이다. 토론회를 겁내고 회피하는 박 후보나 그런 후보를 위해 토론회 자체를 무산시키는 방송사들은 과연 무엇을 위한 존재들인지 알 수가 없으니 말이다.

 

후보 자질을 검증하고 국민의 판단을 돕는 TV 토론회가 박근혜 후보의 악의적인 방식으로 이뤄지지 않는 것은 심각한 선거 방해와 다름없는 행위이다. 1997년 15대 대선을 시작으로 TV 토론회가 도입된 이후 이와 같은 황당한 상황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박근혜 후보의 토론 기피는 분명 비난받아야만 할 문제이다.

 

KBS의 삼자 토론은 새누리당 측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 논의가 정리되기 전에는 3자 토론에 일절 응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워 방식을 달리해 만들어낸 토론회이다. 세 후보가 차례로 초청되어 패널들과 질의 응답하는 형식의 개별 토론회는 새누리당이 주장하듯 삼자 토론이 아닌 순차적 개별 토론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될 것이 없었다. 

 

토론에 약하고 그저 써준 대본만 읽는 수준이라 부담이 되었다면 삼자 토론이 아닌, 개별 토론에라도 나와서 자신이 생각하는 국정이 무엇인지를 밝히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박근혜 후보는 단순하게 자신이 순서 맨 나중 아니면 참석을 할 수 없다고 고집을 피우며 순차적 토론은 무산되고 말았다. 정치가 장난이냐는 비난까지 받는 박 후보가 정말 정치를 장난처럼 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번 사례만 봐도 명확하다.

 

순서는 자신이 원하는 방식이 아니라 공정한 형식을 통해 주어지는 것이다. 그럼에도 마지막에 출연해 앞선 야당 대선 후보들을 공격할 근거만 가지겠다는 욕심은 박 후보가 대통령 후보로서 심한 결함을 가진 존재라는 점만 보여줄 뿐이다. 대학생들과의 토론에서도 자기주장만 한 채 토론 자체가 성립되지 않던 박 후보가 같은 경쟁 상대인 야권 후보들과 토론 자체가 성립될 수 없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주장도 미약하고 과거사에서도 자유롭지 못한 박 후보가 토론을 통해 그들을 이길 수 없다는 것 역시 당연한 현실이니 말이다.

 

야권 단일화는 하나의 방식일 뿐 절대적인 가치가 아님에도, 새누리당이 단일화 후보가 나오지 않는 한 토론을 하지 않겠다고 옹니를 부리는 것은 황당한 정치 술책일 뿐이다.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로서는 TV 토론을 통해 국민들에게 보다 널리 알려질 필요가 있는데 이를 막기 위해 새누리당이 단일 후보를 토론의 기본으로 삼는 것은 부당한 권력 남용이 아닐 수 없으니 말이다.

 

선거 운동이란 오직 네거티브가 전부인 새누리당이 이번에는 TV 토론마저 사유화하려는 행동을 보인 것은 우려스럽기만 하다. 권력을 잡지도 않은 상황에서 벌써 독재자 같은 행동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은 경악스러우니 말이다. 만약 대통령이라도 된다면 대한민국은 70년대 박정희 독재 시대로 회귀할 수밖에는 없어 보일 정도로 현재 보이고 있는 새누리당과 박 후보 측의 모습은 두렵기만 하다.

 

"순서를 맨 마지막으로 해 달라는 박 후보 쪽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데 의견 일치를 봤다. 선거방송토론위도 전원 일치로 '불참 후보는 빼고 토론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결론 내렸다"

 

KBS 선거방송기획단과 선거방송토론위원회는 각각 회의를 열어, 참가 의사를 밝힌 두 호보만을 대상으로 토론회를 가지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무조건 마지막 순서로 내주지 않으면 토론회에 나설 수 없다는 막무가내 박 후보를 제외하고 토론회를 개최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자 권리이니 말이다.

 

문제는 이런 결정을 이화섭 보도본부장 등 KBS 고위 간부들이 뒤집어 버렸다는 점이다. "이 본부장이 3일 '사내 여론을 수렴해봤더니 (2명만 참여하는 토론에 대해) 찬반이 엇갈리더라. 정치부를 통해 최대한 (박 후보 쪽을) 설득해볼 테니 기다려 보자'며 이번 토론은 일단 연기하자고 말했다" 이미 토론회를 주최하고 진행하는 이들이 논의를 거쳐 결정한 상황을 간부들이 나서서 막아서는 행위는 권력의 시녀가 된 방송이기에 가능한 황당한 행위가 아닐 수 없다.

 

방송이 개인 혹은 일부 권력 집단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점에서 KBS 간부들의 이런 행동은 국민들을 기만하고, 오직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만을 위한 방송임을 증명하는 행위임이 분명하다. 일정이 촉박한 상황에서 연기한다는 것은 그저 쇼에 불과하고 토론회 자체를 취소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는 없다.

 

박근혜 후보가 불참하겠다고 하니, 당연한 행위마저 무산시키는 이 황망한 방송국은 과연 누구를 위한 방송인지 의심하게 만든다. 이명박 정권에 의해 어용 언론의 산실이 되어버린 KBS가 이번에는 박근혜 후보를 위해 스스로 권력의 시녀를 자처하는 모습은 당혹스러우니 말이다.

 

토론을 하지 못하는 수첩공주. 그녀를 위해서라면 지상파 방송의 후보 토론회 정도는 모두 없애버리는 이 거대한 힘의 근원은 무엇인가요? 부당한 권력을 통해 정당한 토론마저 방해하는 이 행위는 모두 공정선거를 방해하는 심각한 선거법 위반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국민들에게 자신을 내보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토론회를 거부하는 대통령 후보를 단순히 보수 수구세력이라는 이유만으로 몰표를 주는 행위는 황당하기만 합니다. 최소한 보수 수구 세력을 대변하는 인물을 당당하게 대통령으로 뽑고 싶다며 그에 합당한 인물을 내세우는 것이 우선일 수밖에는 없으니 말입니다.

 

권력에 기생하는 방송은 결과적으로 스스로 자신들의 입지만 좁히는 결과를 만들어낼 수밖에는 없습니다. 이명박 정권 들어 노골적인 친정부 방송만 지향한 지상파의 '땡이 방송'은 이제 '땡박 방송'으로 옷을 갈아입었습니다. 이런 황당한 상황을 종결시키기 위해서라도 이번 대선은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유권자들의 현명한 판단이 절실한 이유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 입니다. 소중한 한 표를 사표로 만들지 않고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사용해야만 한다는 사실을 박 후보는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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