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1. 14. 10:51

추미애 영수회담 제안이 최악인 이유

추미애 더불어 민주당 대표가 야당과 합의도 없이 갑작스럽게 영수회담을 제안했다. 새누리당 비박 의원 모임에서 '박근혜 탄핵'이야기까지 공식적으로 나온 상황에서 추미애 대표의 황당한 제안은 최악이다. 지난 토요일 백만 국민들은 박근혜를 더는 대통령이 아니라고 외친 상황에서 추미애 대표가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인정하며 모든 것이 뒤틀리게 되었다.

 

더불어 민주당 다시 한 번 국민의 바람과 다른 방향으로 걸어가고 있다

 

 

다시 욕심이 커지고 있다. 국정을 바로잡아야 할 중요한 상황에서 추미애 더불어 민주당 대표가 갑작스럽게 대통령과 영수회담을 가지자고 제안을 했다. 그동안 야 3당이 합의를 해왔던 모습과 달리, 아무런 사전 협의 없이 박근혜 대통령과 회담을 가지겠다고 나선 것은 욕심으로 밖에는 풀이가 안 된다.

 

추미애 대표가 박 대통령을 만나서 할 수 있는 이야기는 정해져 있다. 추 대표는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라는 요구를 할 것이고, 박 대통령은 국민의 뜻을 받들겠다는 식의 서로의 입장만 밝히는 수준에서 끝날 가능성이 높다. 더불어 민주당에서 당론으로 이 영수회담을 밀어붙였다면 그들도 알고 있을 것이다. 

 

알면서도 그런 무리수를 띄운 것은 현재 상황에서 주도권을 자신들이 쥐겠다는 탐욕이 발동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야3당이 연대해서 보다 큰 그림을 그려야 하는 상황에서 앞서서 자신들이 모든 주도권을 쥐겠다는 욕심이 이런 말도 안 되는 짓을 하도록 부추겼다고 보인다. 

 

청와대는 위기 상황에서 추 대표가 제안한 '영수 양자 회담'을 받아들였다. 15일 양자 회담을 갖기로 정하면서 그들은 시간을 벌 수 있었고, 야당의 연대를 풀어내고 끊어내는 방법론을 내세울 가능성도 높다. 친박들은 이번 기회에 연대하고 박 대통령은 야 3당이 갈라서게 만드는 이유가 될 수도 있다.  

 

박 대통령은 현재 드러난 증거들만 봐도 내란과 외환의 죄를 모두 진 자다. 그런 점에서 그는 당장 대통령 직에서 물러나야만 한다. 이런 상황에서 추 대표가 뜬금없이 새로운 방법론을 박 대통령에게 제시한다는 사실은 경악스럽다. 그동안에도 현 정국에서 어떤 방식을 취할 것인지 모호한 모습만 보이던 더불어 민주당은 한심한 작태를 버리지 못했다.

 

문재인 전 대표가 엄중한 현실 속에서 제대로 된 입장을 표하지 않은 채 수동적인 모습으로 일관한 것도 답답하다. 다른 이들이 모두 하나의 방법에 집중하고 방법론을 이야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문 전 대표의 이런 행동은 더불어 민주당 전체를 수동적인 집단으로 만들어 놓았다는 생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박 대통령의 퇴진은 당연하다. 시간의 문제가 있겠지만 모든 것은 정해졌다. 박 대통령이 사퇴하지 않겠다고 버틴다면 국민들은 더 큰 촛불을 들고 광장에 모일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야당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했다. 그럼에도 더불어 민주당은 국민의당과 정의당과의 연대마저 흔들리게 하고 있다.

 

최소한 박 대통령과 만남을 가지겠다고 했다면 그동안 연대를 해왔던 야당과 사전 협의를 하는 것이 옳다. 비록 이 정권이 무너진 후 대립할 수밖에 없는 적이 된다고 해도 이 정권을 완벽하게 무너트리기 전까지는 가장 중요한 동지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추 대표가 박 대통령을 1:1 면담을 한 직후 박근혜가 하야를 결정할 것으로 보이는가? 절대 그렇지 않을 것이다. 하야를 할 것이라면 새누리당를 살리고 자신을 보호하는 묘수를 짠 후 하야 선택을 할 것이다. 추 대표와 면담 후 결정적인 선택을 한다면 이 모든 것은 추 대표의 몫이 되는데 과연 그들이 이런 말도 안 되는 선택을 할까? 물론 거래가 있다면 가능할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지난 12일 토요일 광장에 모인 백만의 국민들은 야당이 이렇게 한심한 작태를 보일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이승환이 공연을 하다 자신은 야당 국회의원들 편이 아니라 국민의 편이라고 외쳤다. 국민들 역시 동일하다. 지금은 야당으로서 박 정권에 비토를 표하고 있지만, 그들이 이렇게 갈지자를 걷기 시작한다면 국민들은 더불어 민주당 역시 외면할 것이다.

 


탐욕스러운 박 정권에 분노한 국민들 앞에서 제1 야당이라는 더불어 민주당은 다시 탐욕스러운 정치 행보를 보인다. 이게 과연 무엇을 위한 것인가? 그저 국정 주도권을 잡는다는 모양새를 갖추기 위해 오히려 박 정권에게 도움을 주는 이 한심한 행동은 최악이다. 자신들이 벌써 권력을 잡은 여당처럼 행동하는 모습은 역풍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음을 알아야 한다. 여전히 그 기고만장하고 거만한 정치를 버리지 못한 자들이 제1 야당이라는 사실이 역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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