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3. 21. 15:23

MBC 이진숙 기자 제명과 이용마 해고, 서로 다른 홍보국장 극명한 차이 누가 명예로울까?

김재철의 입이 되어버린 종군기자 출신 이진숙의 몰락은 MBC의 현재를 그대로 드러낸다는 점에서 중요합니다. 한때 MBC를 대표하던 기자였던 이진숙의 타락과 달리, 언론 자유를 외치다 김재철에 의해 해고를 당한 이용마 기자의 모습은 언론인으로서 사명감을 사이에 두고 벌인 최악의 상황이 낳은 결과였습니다.  

언론인으로서 사형선고나 마찬가지인 기자 제명 부끄럽지 않은가?





동료 기자들로부터 당신은 더 이상 기자가 아니라는 이야기를 듣는 것보다 힘겹고 어려운 일은 없을 것입니다. 동료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기자가 무슨 기자일 수 있을까요? 본인 스스로도 기자임을 포기했다고 본다면 그는 더 이상 기자로서 의미는 없겠지요.

 

MBC 방송기자들이 동료 기자를 제명하는 일은 처음이라는 점에서 이런 상황은 무척이나 큰 의미로 다가옵니다. 파업 50일을 맞아 지난 19일 기자회 주최 긴급 기자총회에서 찬성 115표, 반대 6표로 이진숙 홍보국장과 문철호 전 보도국장을 기자회에서 제명 건의가 가결되었습니다. 이로서 MBC에서는 처음으로 기자 제명이 된 이진숙과 문철호는 역사에 길이 남을 존재로 각인되었습니다. 좋은 일이 아닌 기자로서의 정신을 훼손한 존재로 역사에 기록된 그들에게 남은 것은 과연 무엇일지 궁금할 정도입니다.

이진숙이 기자회를 통해 제명이 되고난 후 20일 오후 김재철은 노조가 요구한 재심을 받아들이지 않고 해고를 확정하는 문건에 사인을 했습니다. 권력의 개가 되어 충성스러운 존재로 각인되기를 바랐던 김재철에게 마지막 충성은 자신의 광기를 드러내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후배들에게 망나니의 칼춤을 보이고 있으면서도 자신을 비하하는 김우룡에게는 고소는 고사하고 반박도 하지 못하는 그는 영원한 권력의 시녀이자 DNA마저 권력의 종인가 봅니다.

파업에 대한 시각차는 다양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MBC의 보도 태도가 정상이라고 보는 이들은 과연 얼마나 되고 어떤 시각을 가진 존재들인지 생각해보면 문제의 핵심이 무엇인지는 명확해집니다. 누구를 위함인지 진실을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가 무엇인지를 생각해본다면 그들의 문제가 무엇인지도 명료해질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잘못된 것들에 대한 지적마저도 데스크의 의무를 앞세워 평기자와 피디들이 옳다고 주장하는 기사들을 통과 여부에 대한 평가에 대해서, 그들에게 응석부리고 있다는 식으로 이야기 하는 이진숙에게 언론인의 모습을 찾아보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왜 많은 이들이 파업에 참여하고 국민들이 그들의 파업에 환영의사를 표하는지에 대해서 그녀는 이해하지 못하는 것일까요? 후배들이 왜 언론 자유를 외치고 투쟁의 길에 들어설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해 그녀는 한 번도 생각해 보지는 않은 것일까요? 이미 김재철의 입을 자처하며 그의 부정마저도 바라보지 않고 MBC가 철저하게 권력의 시녀로 전락하는 과정을 묵인하고 용인했다는 점에서 그녀의 정체와 언론인으로서의 가치는 모두 드러난 셈입니다.

MBC의 홍보국장인 이진숙은 동료 기자들에게 제명을 당했습니다. 노조 홍보국장인 이용마는 김재철에 의해 해고를 당하고 말았습니다. 같은 홍보국장이라는 직책을 가지고 있으면서 그들에게 가해진 결정에 대해 누가 웃을 수 있을까요? 그리고 그 웃음에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요?

"이번 파업은 향후 MBC의 운명을 건 건곤일척의 싸움이다. 나에 대한 해고는 이제 시작일 뿐이다. 하지만 그 피는 결국 언론의 자유라는 숭고한 가치를 위한 자양제가 될 것이다. 우리의 분노를 승리로 승화시키자"

이용마 기자는 해고가 확정된 후 이번 파업에 대해 자신의 의지를 분명하게 드러냈습니다. 언론 자유를 위해 파업을 감행하고 투쟁하고 있는 그를 해고하는 사측의 입장은 분명합니다.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권력을 마지막 순간까지 활용해 자신에 반하는 모든 이들에게 분풀이라도 하겠다는 비이성적 판단이 지배하고 있다고 밖에는 볼 수 없을 것입니다.

경찰이 본격적으로 노조 집행부를 소환 조사를 시작하려 합니다. 사측의 압박은 강해지고 있지만 그들의 투쟁이 꺾일 가능성은 없어 보입니다. 방송 3사와 연합뉴스까지 합세한 언론 총파업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욱 강력하게 언론자유를 위한 투쟁에 돌입할 수밖에는 없고 그런 그들의 투쟁은 국민들의 대대적인 지지를 받을 수밖에는 없을 것입니다.

MBC 방문진 야당 측 이사들은 김재철 해임 안을 공개적으로 건의를 준비 중입니다.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는 상황에서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김재철의 해임밖에는 없다는 점은 분명한 현실이라는 점에서 하루 빨리 방문진에서 김재철의 해임이 가결되어 MBC의 파업이 종결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같은 홍보국장이라는 직책을 가지고 있지만 전혀 다른 지점에서 서로를 바라보는 이진숙과 이용마 기자는 서로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었습니다. 이진숙은 기자 제명을 당했고 이용마 기자는 회사에서 해고를 당했습니다. 이진숙은 제명을 당했지만 자신의 직책을 지키고 있고, 이용마 기자는 회사에서 쫓겨났지만 최소한 언론인으로서 자부심만은 여전히 지켜내고 있다는 점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서로 다른 평가를 받은 그들에 대한 대중의 시선은 어떨까요? 누가 언론인으로서 더욱 당당할 수 있다고 생각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