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4. 7. 12:20

김제동의 청춘 콘서트, 백설공주의 재해석이 정답인 이유

민간인 사찰로 인해 힘겨운 시간을 보내야만 했던 김제동이 미국 메릴랜드 대학에서 진행된 '청춘 콘서트'에서 선거와 관련된 흥미로운 발언들을 쏟아냈습니다. 정치인들이 가장 상징적인 비정규직이 될 수 있도록 국민들의 선거 참여를 외치는 그의 모습 속에 건강함을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은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었을 것입니다.

난쟁이 등쳐먹는 백설공주에게 한 방 날리는 것이 바로 선거다

 

 

광범위한 민간인 사찰이 드러난 이명박 정권은 역대 최악의 정권이었음을 스스로 증명해내고 있는 과정입니다. 이런 상황에 자신들의 과오를 숨기기 위해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는 모습은 씁쓸하기만 합니다. 총선은 이미 산으로 넘어갔고 국민들의 심판을 받기 위한 선거도 아닌 그저 무리 배들의 장난같이 흘러가기만 합니다.

TV 토론을 엉망으로 만들고도 그저 뻔뻔하기만 한 새누리당은 여전히 높은 득표율이 기대될 정도로 대한민국의 변화는 어렵게 보이기만 합니다. 8년 전 과거라고는 하지만 해서는 안 되는 비유와 막말을 쏟아내 여당의 집중포화를 받고 있는 김용민 후보 문제로 민간인 사찰을 덮으려 정신이 없는 새누리당은 그것만으로는 선거를 이길 수 없음을 알아야만 합니다.

선거 공약도 인물도 필요 없고 오로지 박근혜 총선이라도 치르듯 모든 것을 박근혜라는 존재에 맞추고 있는 이 황당한 정당에 국민들의 심판은 절실하기만 합니다. 독재자의 딸이 여전히 활개를 치고 살아가는 것도 황당하지만 그런 독재자의 딸을 전면에 내세워 표 몰이에 나서고 있는 새누리당의 모습 역시 씁쓸하기만 합니다. 마치 총선이 대통령 선거라도 되듯 박근혜의 박근혜를 위한, 박근혜만의 선거는 곧 그들의 한계이자 문제일 수밖에는 없을 것입니다.

민간인 사찰 문건에서 드러난 사실에서 가장 힘든 고통을 겪어야만 했던 인물이 김제동이었다는 사실은 새삼스럽지도 않습니다. 정보기관에서 김제동을 찾아 협박을 할 정도로 이 정권은 독재가 심각했다는 점에서 그들의 정체성은 명확하기만 하니 말입니다. 김제동이 미국 메릴랜드 대학에서 가진 '청춘 콘서트'에서 밝힌 "아무리 내가 누군가를 사랑해서 일거수일투족을 알고 싶다 해도 그 사람의 의사를 물어보지 않았다면 폭력"이라는 말로 이 정권의 민간인 사찰에 대한 평가를 했습니다.

"정치인들에게 누가 국가의 주인인지 알려줘야 한다. 정치인에게 주어진 힘은 우리에게서 나왔다는 사실, 국회의원과 대통령이 대표적인 비정규직이라는 것을 알려줘야 한다"

이번 선거에 대한 김제동의 발언 역시 매력적이었습니다. 누가 주인인지에 대한 평가를 위해서 우리가 해야만 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준 대목입니다. 정치인에게 주어진 힘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알지 못하는 그들에게 정확하게 알려주기 위해서라도 국민들의 바른 투표는 중요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국민들을 대신해 일을 하라고 뽑아준 국회의원들이 국민들 위에 군림해 권력을 남용하는 모습은 황당할 뿐이니 말입니다. 기껏 국민을 위해 일하라고 뽑았더니 자신을 뽑아준 국민들을 폄하하고 억압하며 탐욕을 드러내는 그들에게 투표로 단죄를 하지 않는다면 국민들은 스스로 그 권력의 하수인일 수밖에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점에서 우리의 투표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말이 필요 없을 정도입니다.

"백설공주, 그거 인간이 안된다. 왕국에서 나와 자기 스스로 하는 일은 아무것도 없고, 난쟁이 등쳐먹고, 난쟁이 침대 다 뺏어 자기 혼자 자고, 난쟁이는 마룻바닥에서 자게 하고, 혼자 사과 사서 쳐먹다가 가지 않았느냐. 그때 갔어야 온 나라가 편안했다"

"그런데 왕자가 오니까 살아나더니 일곱 난쟁이 다 놔두고 혼자 그냥 갔다. 정치인들 표 받고 나서 공천권자 보고 달려가는 것과 똑같다. 달려가는 백설공주 뒤통수에 대고 돌을 던져야 한다. 그게 투표다"

우리가 알고 있는 동화가 실제로는 무척이나 잔혹한 이야기였다는 사실은 아시는 분들은 알고 있는 이야기들입니다. 여기에 동화 속 이야기를 현대적인 감성으로 다시 돌아보면 문제가 더욱 심각하게 다가온다는 점에서 김제동이 비유한 '백설공주'는 더욱 흥미로웠습니다.

일곱 난쟁이와 백설공주의 이야기는 많은 이들에 의해 재해석 되고는 했습니다. 지배와 피지배 관계와 억압의 일상 등이 그 주된 해석이었는데 김제동의 해석 역시 이런 흐름과 일맥상통하다는 점에서 특별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김제동의 발언에 더욱 흥미를 가질 수밖에 없었던 것은 이를 정치와 결부시켜 자신의 가치관을 투영했기 때문 일 것입니다.

난쟁이들은 국민이 될 수밖에는 없고 왕자는 권력이라는 측면에서 그가 보여준 비유의 미학은 흥미로웠습니다. 그리고 그가 마지막에 토해낸 "달려가는 백설공주 뒤통수에 돌을 던지는 게 투표"라는 발언은 통쾌하기만 했습니다. 바로 그것이 가진 것 없는 국민들이 보여줄 수 있는 최고라는 점에서 김제동의 비유는 흥미로웠습니다.

자신에게 덧씌워진 좌파 개그맨이라는 발언에 대해 김제동이 밝힌 속 시원한 이야기는 흥미로웠습니다.

"뭐가 좌파인지 모르겠는데, ‘등록금 비싸다’고 하니 ‘좌파다’, ‘부자나 가난한 집 아이나 똑같이 밥 먹도록 하자’고 하니, ‘빨갱이다’, ‘북한 어린이들한테 분유 좀 보내자’고 하니, ‘빨갱이다’ 하니, 참 혼란스럽다. 자기들의 기득권과 맞지 않으면 ‘종북좌파’라고 하는데 그게 몇년도 건데 아직도 써먹나"

종북좌파를 지독하게도 써먹는 수구세력들의 이야기들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에서 많은 이들의 공감을 이끌어 낼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우리가 왜 투표를 해야만 하는지는 모두가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현명한 투표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해야만 하는지는 이제는 잘 알 것입니다.

모든 소통이 막히고 국민들을 대상으로 무차별적인 불법 사찰을 감행하는 이 정권에 강력한 하이킥을 날릴 수 있는 유일한 존재는 바로 국민들이라는 점에서 이번 총선에 현명한 투표를 하기를 고대합니다. 올바른 투표만이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