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1. 7. 12:12

우병우 미소와 광화문 20만 개의 촛불, 그들은 바꾸려 하지 않는다

우병우가 일요일 오전 검찰에 출석하며 보인 행동은 많은 것들을 시사한다. 청와대 민정수석에서 내려와 일반인이 된 우병우는 기자들의 질문에 분노를 가득 담은 눈빛을 보냈다. 범죄자가 보일 수 있는 행동이 아니다. 그런 그는 검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도 자신을 조사하는 검사들과 희희낙락하는 모습을 보이기까지 했다.

 

20만 촛불은 박 대통령만이 아니라 뒤틀린 대한민국 전체가 바뀌기를 원 한다

 

 

박근혜는 더는 대통령으로서 가치를 상실했다. 이미 그 지위를 가지고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는 점에서 빨리 사퇴를 하고 법의 심판을 받는 것 외에는 없다. 버티면 버틸수록 국정은 마비되고 대한민국은 더 깊은 수렁 속으로 빠져들 수밖에는 없기 때문이다.

 

주최 측은 토요일 집회에 시민 5만 명 정도가 모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과거와 달리 정치에 대한 관심이 극감한 상황에서 그 정도 참가자도 많은 수준이니 말이다. 하지만 백남기 농민의 노제가 끝난 후 광화문에 모인 이들은 모두의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었다.

 

경찰 집계 4만이라고 하지만 축소하고 싶은 그들의 바람과 달리, 광화문을 가득 채운 시민들의 모습은 20만이 넘었다. 거대한 광화문을 가득 채운 시민들은 촛불을 들고 모두 한 마음으로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외쳤다. 서울에서만이 아니라 전국 방방곡곡에서 시민들은 거리에 나왔고, 모두들 한 마음으로 박근혜가 대통령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외쳤다.

 

토요일 집회를 막기 위해 서둘러 박 대통령이 2차 사과문을 낭독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무엇이 잘못되었고 어떻게 해야만 하는지 모르는 한심한 사과문 읽기는 국민들의 분노만 더욱 거세게 만들었다. 권력을 내줄 수 없다며 자신이 앞장서서 나가겠다는 박근혜의 야욕은 여전했다.

또 다른 비선이 지배한 청와대에서 다양한 주문들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들 역시 현재 국민들의 분노가 어느 정도인지 모르는 것은 여전하다. 그저 박근혜와 최순실의 국정농단의 파장을 줄이기 위한 조작에 나서고 있을 뿐 국민을 위한 국정 운영에는 관심도 없으니 말이다. 이 정도면 거의 절망적인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순실에 의해 청와대에 입성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우병우는 여전히 자신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검찰의 출두요구를 아무렇지도 않게 무시하던 그는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출석했다. 최순실처럼 말이다. 그렇게 뻔뻔한 표정으로 검찰에 들어선 우병우는 자신과 관련된 모든 사안들에 대해 무죄를 주장하고 나섰다.

 

조사를 받은 게 아니라 후배 검찰들과 놀다 나오는 우병우는 그렇게 여전히 국정을 농단하고 있다. 검찰 개혁에 대한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 검찰 조직은 다시 한 번 자신들이 어떤 상황인지 만천하에 알렸다. 절대 셀프 개혁으로는 아무것도 바뀔 것이 없음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증유의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도 제대로 된 수사 의지는 보이지 않은 채 그저 형식적인 수사에만 그치고 있는 검찰을 어떻게 믿을 수가 있단 말인가? 권력도 돈도 없는 이들에게는 강하고 권력과 돈이 있는 자들에게는 한없이 나약한 조직이 검찰이라는 사실을 그들은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오직 박근혜의 감정 선만 따라가는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물러서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박 대통령을 도와야 한다는 공당 대표의 발언은 국민들은 안중에 없고 오직 자신에게 큰 이익을 준 주인에게 마지막까지 충성하는 것이 집을 지키는 개의 도리라고 확신하는 듯하다.

 

박근혜의 최측근 중 하나였던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이 기자회견을 통해 민주주의를 들먹이는 모습도 기가 막힌다. 국정이 농단되는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차기 대권에 나가기 위한 궁리만 하던 자가 뒤늦게 민주주의를 외치는 모습은 경악스럽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가 밀어붙이는 수구세력들의 국정교과서를 준비하고 이끈 자가 바로 김무성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이가 없다. 그리고 최순실이라는 존재를 이미 알고 있었다는 점에서도 김무성은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런 자가 이제는 박근혜를 비판하며 자신은 아무런 상관없다는 식으로 표리부동하게 나오는 모습도 기가 막히다.

 

박근혜는 대통령직에서 내려와야 한다. 그 방법 외에는 없다. 그 어떤 방법으로도 현재의 상황을 반전 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야당이 이런 정국에서 주도권을 가지고 나아갈 수 있는 준비를 마쳤느냐는 점이다. 4. 19 혁명과 6월  항쟁 뒤 미친 권력이 그 모든 것을 가져간 것과 비슷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국민들의 분노는 많은 이들의 진단처럼 4.19 혁명과 6월 항쟁 때와 유사하다. 지지율이 전국적으로 5%가 나오는 대통령은 더 이상 국정 운영을 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 분노는 지난 토요일 촛불 집회로 모두 드러났다. 모든 것이 완벽하게 차려진 상황에서 과연 야당은 제대로 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준비를 마쳤는지 그게 더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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