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6. 15. 15:02

무한도전 대체프로그램이 아니라 김재철 사장에 집중해야 한다

지난 며칠 동안 무한도전을 통해 논점 흐리기를 통해 반격을 준비하는 김재철 사장과 임원들로 인해 본질이 흐려지는 역효과가 일고 있습니다. 정치권에서 대권 행보를 위해 극단적인 색깔론을 들고 나오며 유신정권의 망령을 되살리듯 MBC 파업은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은 무한도전을 던져 김재철 감추기에 여념이 없는 모습입니다.

 

MBC 파업 해결 위해 집중해야 하는 것은 김재철의 비리다

 

 

 

 

 

김재철 사장의 배임 혐의가 구체적으로 적시되고 노조에 이어 경실련까지 고소를 한 상황에서도 경찰과 검찰이 수사를 진행하지 않는 이유는 황당하기만 합니다. 이런 상황에 연이어 노조원들에 대한 고속 수사 의지만 밝히고 있는 그들에게는 김재철 사장의 배임보다는 권력자들의 의도만이 중요하게 다가오는 듯합니다.

 

MBC 파업의 본질은 공정한 방송을 되찾기 위함입니다. 방송의 공정성이 훼손된 상황에서는 사회가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없다는 사실은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후 명확하게 드러난 사실이니 말입니다. 광범위한 민간인 사찰을 이 정권 내내 진행해왔음에도 윗선 수사를 전혀 하지 않는 검찰의 행동들도 무소불휘의 권력을 견제할 만한 건강한 언론이 적기 때문일 것입니다.

 

언론을 장악하고 통제하는 상황에서도 쏟아져 나오는 이 비리의 규모는 쉽게 감당이 안 될 정도의 규모라는 점에서 두렵기까지 합니다. 철저하게 일방통행으로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일을 무비판으로 진행해서 얻은 것은 소수의 권력을 가지고 사회를 지배한 자들의 주머니는 두둑해졌고, 다수의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은 최악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명박 정권과 김재철이 한 몸 일수밖에 없는 것은 비리로 구속된 최시중을 통해 언론을 장악하기 위해 내세운 낙하산 인사가 바로 김재철이기 때문이겠지요. KBS가 대통령이 직접 사장 임명권을 가지는 것과 달리, MBC의 경우 방문진을 통해 사장선임이 가능하기에 최시중의 압력과 방문진 이사회의 승인이 아니라면 대통령 선임이 불가하다는 점에서 김재철이 외치는 정당한 방법의 사장 선임은 근본적인 시작부터 잘못되었음은 명확합니다.

 

시작부터 철저하게 계획된 사장 선임을 법적인 문제가 없다며 강변하고 있는 그에게 자신의 비리에 대해서는 함구로 궤변으로만 일관하고 있다는 점이 당혹스러울 뿐입니다. 이 정권이 수많은 비리들 속에서도 철저하게 자신들의 잘못을 모르쇠로 이어가는 것이나 김재철의 배임 혐의가 그대로 드러난 상황에서도 뻔뻔함으로 일관하는 모습은 참 닮아 있습니다.

 

김재철의 배임 혐의와 이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고 파업 종결은 멀어져 보이는 상황에서 사장의 적극적인 파업 해결에 대한 의지는 사라진 채, 공원을 배회하며 스스로를 부정하는 행위로 일관하는 모습은 대중들에게는 비웃음으로 근거가 되기도 했습니다. 배회의 결과가 노조원들과의 소통이 아닌 일방적인 징계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더욱 비난을 받는 이유이기도 할 것입니다.

 

MBC라는 거대 방송국의 사장이라는 존재가 특정인에게 수 십 억의 부당지원 혐의를 받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부끄러워해야만 합니다. 더욱 김 사장이 자신이 노조에서 주장하는 것과 달리, 결백하다면 스스로 검찰 조사를 자청해 사실 관계를 밝혀야만 할 것입니다. 스스로 무고를 증명하고 자신을 고소한 노조나 경실련을 무고죄로 고소하면 스스로 부당하게 받은 배임 혐의를 풀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너무나 명확한 방법이 있음에도 김 사장의 입을 자처하는 자들을 통해 사실무근만 외쳐대고 있는 상황은 한심하기만 합니다. 민간인 불법 사찰 당시 이 정권의 민정수석으로 있었던 권재진 법무장관이 보인 행동을 보면 김재철과 유사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번 민간입 불법 사찰을 엉망으로 만들어 버린 주범으로 여야 모두 권재진을 꼽고 있는 것은 그가 저지른 잘못을 스스로 단죄하는 것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 정도면 본인이 알아서 물러나야 한다"

 

새누리당 내부에서까지 이런 식의 불만이 터져 나올 정도라면 이미 법무장관으로서 가치는 모두 다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듯합니다. 이 정권의 후반기를 지켜내기 위해 권재진을 법무장관으로 임며한 그의 뜻은 결과적으로 현재까지는 성공적입니다. 말도 안 되는 내용들이 쏟아지고 있음에도 정상적으로 수사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 없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은 쉽게 찾을 수 있을 듯합니다. 

 

이미 여권에서 한 차례 김재철에게 알아서 물러나라는 이야기를 했음에도 악착같이 MBC 사장에 집착하는 이유는 어쩌면 최근 여당에서 주도하고 있는 색깔론과 맞물려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19대 국회가 개원되었음에도 일방적인 색깔론으로 국회를 무의미하게 만들어버린 새누리당과 박근혜의 국가관 검증 논란은 2012년 대한민국을 70년대 독재의 서슬이 퍼랬던 시절로 되돌려 놓기에 충분했습니다.

 

정상적으로 국회가 열리고 본격적인 일이 시작되었다면, 이미 김재철에 대한 국회 차원의 조사와 징계들은 끝이 났을 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그가 버틸 수 있는 유일한 이유는 이런 혼돈이 그에게 얇은 생명줄을 이어주고 있을 뿐이니 말입니다.

 

노조에서 시작된 김재철 사장 퇴진은 이제 단순히 노조만의 구호는 아닙니다. 진보적인 인사들의 퇴진 요구는 꾸준하게 되어왔지만 보수적인 성향의 인사들까지 김재철의 퇴진이 당연하다고 외치는 것은 중요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MB 정권의 초대 법제처장을 지냈던 이석연 변호사마저 모든 문제 풀이의 시작이 김재철 사퇴라고 이야기하고 있음을 주목해야만 할 것입니다.

 

"김재철 사장이 지금이라도 모든 문제에 대해 깨끗이 책임을 지고 물러나고 이런 사태까지 발전한데 대해 사과를 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일"

 

"김재철 사장은 임명 과정에서부터 공정성과 균형감각 등에 대해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러다 여러 개인적인 문제가 불거졌고 파업이 심화되면서 계속된 측면이 있다"

 

비단 이석연 초대 법제처장의 말 뿐이 아니라 새누리당의 남경필, 유승민, 이상돈 의원 등도 강도 높게 김재철 사장을 비판하며 스스로 물러나기를 요구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KBS와 MBC 구성원들이 희생을 감수하고 공정방송을 위해 투쟁하고 있는 것은 KBS 김인규, MBC 김재철 사장의 책임인 만큼 본인들 스스로가 결단을 내려야 할 것"

 

"정부와 정치권의 영향력이 클 수밖에 없는 현행 KBS, MBC 사장 선임 방식으로는 이 같은 투쟁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KBS 김인규, MBC 김재철 사장 퇴진에서 한발 더 나아가 진정한 공영방송으로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양 방송사의 지배구조를 개선해야 한다"

 

새누리당의 유승민 의원이 강력하게 김인규와 김재철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사장 선임 방식에 대해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보수적인 집단에서마저 강력하게 김재철의 퇴진을 요구하는 상황에서도 그가 이토록 강경하게 버티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미 개인의 거취 문제를 넘어섰다고 본다. 김 사장 뒤에는 보이지 않는 카르텔이 있다. MB 카르텔, 박근혜 카르텔, 언론카르텔이 있다. 언론카르텔은 MBC가 파업 사태로 시청률과 경쟁력이 추락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반사이익을 보는 언론들이 있을 것이라고 본다. 이 문제를 다루지 않는 언론이 얼마나 많나. 다른 시각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김 사장이 이렇게 버티며 노조 탄압에 모든 것을 쏟아 붓는 이유는 이명박과 박근혜로 이어지는 권력의 카르텔과 그들이 만들어내는 언론 카르텔이 강력하고 구축되어 있기에 가능한 일일 것입니다. 민주당 언론정상화특위 간사 최민희 의원이 밝힌 것처럼 김 사장 뒤에 이 권력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가 이렇게 막무가내의 모습을 보일 수는 없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이미 MBC의 몰락으로 종편 개국은 탄력을 받았고 종편이나 공중파나 별반 다를 것이 없다는 자괴감이 종편 개국에 큰 힘이 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니 말입니다. 단선적인 관계가 아니라 정치적인 셈법으로 복잡하게 얽혀 있는 문제라는 점에서 김재철 사장의 버티기는 철저하게 정치적인 노림수를 위함임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최민희 의원의 말처럼 박 전 위원장이 이번 사태를 계속 끌고 가려는 의도는 이를 통해 대권 승리를 용이하게 하기 위함임은 분명합니다. 총선에서 여당이 승리하자 MBC 방문진이 강경해진 모습만 봐도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방송을 어떻게 이끌 것인지는 알 수 있으니 말입니다.

 

"언론을 이용해 사익을 추구한 행위이고 수사가 필요한 중대 사안"

 

대표적인 보수논객인 전원책 변호사가 종편에 출연해 공개적으로 김재철 사장에 대해 쏟아낸 비난만 봐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굳이 편을 나누자면 김재철의 편을 들어줘야 할 듯한 인사들까지 김재철 사장의 문제에 대해서 일관된 시각으로 비판하는 것은 그가 어떤 잘못을 하고 있는지가 명확하기 때문입니다.

 

무한도전 외주화 발언에 이어, 무한도전 폐지, 이제는 무한도전 대체 프로그램까지 매일 무한도전과 관련된 이슈를 쏟아내며 김재철 사장 방어에 나선 그들의 모습은 처량하기만 합니다. 그들에게는 사방이 적인 상황에서 동아줄이라고 잡고 있는 줄이 곧 썩어서 끊어질 수밖에 없는 줄이라는 사실을 빨리 깨달아야만 할 것입니다.

 

이미 야당에서는 대국민을 상대로 김재철 사장 퇴진 서명운동을 해나가기로 했습니다. 각 사회단체에서도 김재철 사장의 퇴진에 대해 강력한 요구를 하고 있습니다. 다수의 국민들 역시 방송을 정권의 시녀로 이제는 언론을 이용해 사익을 추구한 것도 모자라 방송을 볼모삼고 있는 김재철 사장에 대한 불만과 비난이 커져가기만 합니다.

 

다시 집중해야하는 것은 무한도전 프레임으로 본질을 흐리려는 사측의 농간이 아닙니다. 김재철 사장의 비리와 방송 정상화를 위해 왜 김재철 사장 사퇴가 필요한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개인의 언론관을 떠나 인격적으로 부도덕한 존재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방송국의 사장으로 존재한다는 사실이 문제이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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