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6. 11. 13:03

육영수여사 일대기 영화화에 많은 이들이 분노하는 이유

박근혜 의원이 새누리당의 대통령 후보로 유력한 상황에서 그녀의 어머니를 미화하는 영화가 준비되고 있다는 사실은 경악스럽습니다. 전두환이 전면에 나서 육사생도들의 사열을 받고 축하 건배를 제안하는 황당한 나라가 이젠 노골적으로 대통령 유력 후보를 미화하기 위해 나섰다는 사실은 경악스럽기만 합니다.

 

남과 북의 미화 경쟁, 과연 누구를 위한 색깔론인가?

 

 

 

 

영화를 제작하려는 제작사에서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는지 알 수는 없습니다. 그들이 철저하게 정치적인 노림수를 가지고 영화 제작에 나서는 것일 수도 있고 이 상황을 극대화해 돈을 벌려는 노림수 일 수도 있습니다. 업자들이 상황을 읽고 이를 통해 이익을 취하려는 행위 자체를 비난할 수는 없지만 민감한 시기에 이런 영화가 제작된다는 사실은 경악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방송의 탄압하고 낙하산 사장을 통해 장악한 이 정권은 지난 권력들에 대한 신격화에도 열심이었습니다. KBS는 이승만을 미화하는 이야기와 박정희에 대한 미화까지 그들의 정체성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다큐 제작에 나섰다는 점에서도 이 정권이 무엇을 노리는지가 명확하기만 합니다.

 

이승만이 비난을 받는 것은 그가 친일파들을 등용하고 독재를 정당화하며 대한민국을 능욕했기 때문입니다. 더욱 자신의 숙적이었던 김구 선생을 시해한 인물이기도 한 이승만이 찬양을 받아야 하는 인물이라는 점은 당혹스럽기만 합니다.

 

"고종폐위운동에서 외교 독립운동, 그리고 임정 대통령과 남한 단독선거, 친일관료 등용, 4사 5입 개헌, 3.15 부정선거로 이어지는 격동의 근현대사에서 이승만은 올바른 선택과 함께 그릇된 선택도 했다. 당시의 선택이 어떻게 대한민국에 영향을 주었는지 그 의미를 살펴보는 게 목적"

 

당시 KBS 제작진은 잘못과 잘한 점을 균형있게 만들겠다고 이야기를 했지만 다큐에 등장한 취재진들이 철저하게 '이승만 찬영론자'들이었다는 점에서 이 다큐가 무엇을 위한 다큐인지는 명확하기만 했습니다. 이런 KBS의 황당한 민화는 6.25 특집에 나타난 백선엽에서 화려하게 꽃을 피웠습니다.

 

친일파 백선엽을 영웅으로 미화한 <전쟁과 군인>에서도 알 수 있듯 이 정권에 의해 장악된 방송이 얼마나 황당한 행위들을 해왔는지를 보여준 사례들이었습니다. 더욱 황당했던 것은 이 친일파 미화 방송의 총책임자였던 길환영 콘텐츠본부장을 KBS 부사장으로 임명하며 친일파 미화가 곧 승진으로 이어졌음을 보여주었습니다.

 

모두가 반대하는 방송을 강행한 이유에는 이런 대단한 당근이 존재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이 정권의 언론 붕괴는 대중들을 경악하게 하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박정희에 대한 헌정 방송까지 준비하던 KBS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치닫자 박정희 미화 방송만은 하지 못했던 KBS를 대신해 이제는 육영수 여사를 미화하는 영화를 하려는 의도와 목적은 명확하기만 합니다.

 

이승만과 백선엽을 미화하는 방송을 만들며 그들이 들이민 기획 의도는 그럴듯하기만 합니다. 하지만 미화 대상이 아닌 존재들을 미화한다는 가정부터가 잘못된 상황에서 만들어진 방송이 예상했던 것처럼 철저한 미화로 마무리되었다는 점은 '육영수여사 일대기'를 다루는 영화 역시 다를 바 없습니다.

 

정치판이 새누리당의 의도적인 색깔론으로 득실거리는 상황에서 이런 영화가 등장한다는 것은 철저하게 2012년 대한민국을 70년대 개발 독재시절로 돌아가자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박근혜의 멘토 집단들이 3공과 5공 핵심세력들이라는 점에서 그리고 새롭게 재편된 새누리당이 철저하게 5공 세력들이 자리를 잡았다는 점에서 문제가 될 수밖에는 없습니다.

 

민생에 대한 고민은 상관없이 오직 색깔론을 통해 정권을 잡는 것만이 유일한 목적인 새누리당의 행보는 전두환의 당당한 육사 사열로 인해 더욱 섬뜩하게 다가올 뿐입니다. 독재의 그림자가 그저 그림자나 유령이 아니라 실체를 가지고 등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한민국의 퇴보는 극단적으로 이어질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독재자 박정희를 우상화하는 기념관 건립에 이어 육영수 여사 미화 영화가 등장하는 모습은 황당하기만 합니다. 그들이 그토록 저주를 퍼붓고 있는 북한과 전혀 다르지 않은 행보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과연 그들의 '종복'은 누구를 위함인지 의심스럽기만 합니다. 

 

북한은 김정은의 친모인 공영희를 미화하기에 여념이 없고, 대한민국에서는 유력한 여당 대통령 후보의 어머니를 미화하는 영화가 나오는 현실 참 우습기만 합니다. 권력을 가진 존재들의 습성은 동일 할 수밖에 없음을 이 사례만 봐도 충분히 알 수 있으니 말입니다. 

 

미친 듯이 색깔론에만 집중하는 새누리당은 자신들의 행동이 곧 승리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이는 커다란 오해에서 시작되었음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폐기처분되어야 할 색깔론으로 과거의 세력들을 규합할지는 모르지만 잠자고 있던 거대한 민주 세력들을 다시 뭉치게 하는 행동을 새누리당이 앞장서서 하고 있음을 깨닫지 못하는 한 그들에게 대선 승리는 요원한 일이 될 수밖에는 없을 것입니다.  

 

전두환의 육사사열에 이어 육영수 여사 미화 영화까지 2012년 대한민국은 과거 국민들을 억압하고 피로 잡은 정권에 매몰되고 있는 중입니다. 침묵하는 다수가 침묵이 아니라 당당하게 자신들에게 주어진 한 표를 현명하게 사용해야만 하는 이유를 그들은 뼈저리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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