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8. 7. 11:12

녹조로 가득한 4대강, 죽음의 강으로 만든 이는 누구인가?

녹조가 한강까지 점령하며 국민들의 식수원까지 오염되기 시작했습니다. 연일 이어지는 찜통더위가 그 원인이라고 하지만 1994년 폭염 수준과 비교해보면 올 해 여름은 그에 비해 시원했다고 기록은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럼 1994년과 비교해 월등하게 높아진 녹조 현상은 무엇 때문일까요?

 

독성을 가진 남조류의 극성, 4대강이 死대강인 이유를 알리다

 

 

 

 

 

 

'녹차라떼'라는 표현은 우리에게 익숙해서 인지 그 두려움이 쉽게 와 닿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친근함으로 다가오는 이 단어가 주는 두려움은 상상을 불허할 정도입니다. 얼마 전 중국에서 하얀 강물이 화제가 된 적이 있었습니다. 마치 강물에 하얀 우유를 가득 부은 것처럼 사진 속의 그 장면은 언뜻 아름답게 보일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그 원인이 상류 공장에서 독성 물질이 강물로 흘러들어 생긴 현상이라는 점에서 포근해보이던 사진이 섬뜩함으로 다가오는 것은 순식간이었습니다. 

낙동강 하류에 남조류가 생기는 것은 어느 정도 일상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가뭄이 심하고 무더위가 극성일 경우 낙동강 하류에는 이런 남조류가 생기고는 했기 때문입니다. 최근 환경단체인 녹색연합과 한겨레가 7월 30일부터 이달 3일까지 낙동강 일대를 조사한 결과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조사결과 3일까지 녹조현상이 대구시 달성구만이 아니라 합천창녕보까지 이어지며, 낙동강 중류에 광범위하게 퍼진 상태라는 점은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문제가 되는 곳의 강물을 채수해 의뢰한 결과 3곳 모두 마이크로시스티스가 검출되었다고 합니다. 이 낯선 '마이크로시스티스'는 간질환을 일으키는 독성 원소인 '마이크로시스틴'을 함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로 지적됩니다.

 

장기 음용한 조류와 가축 등 동물이 대량 폐사했다는 보고가 있을 정도로 심각한 독성을 가진 물질임은 분명하니 말입니다. 1988년 브라질에서는 2000명에게 전염병이 나타나고 88명이 숨진 사례가 있다는 점에서 우리 역시 안심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이 마이크로시스티스가 왜 검출되었느냐는 점일 것입니다. 이 물질을 함유한 남조류가 급격하게 번식하는 현상을 환경부에서는 그저 고온현상이라고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당연하게도 환경단체에서는 고온현상만이 아닌 보로 막힌 물이 정체되며 생겨난 필연적 재난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올 해의 무더위보다 더 심각했다는 1994년이 최근 자주 언급되고 비교됩니다. 비교될 수 있는 내용들을 보면 낮 최고기온 33도 이상 일수가 1994년에는 29일, 2012년은 11일(모든 현재 기준은 8월 6일)이라고 합니다. 국민들을 잠못 이루게 하는 열대야 일수 역시 94년이 34일이고 현재는 12일이라고 하니 무더위는 94년이 월등하게 높아 보입니다.

 

장마 일수는 94년 보다 현재가 배수로 많았고, 강수량도 133.6mm와 292.2mm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아직 끝나지 않은 현재의 여름이 94년 여름의 무더위를 이기기 위해서는 더 큰 고통을 수반해야만 할 듯합니다. 현재까지 드러난 지표만 보면 2012년의 여름은 1994년의 여름을 능가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녹조현상이라는 단어가 구체적으로 언급되고 이야기된 것이 1996년이라 하니 직접 비교가 어렵기는 하지만, 기록적인 무더위가 그동안 반복적으로 지속되었다는 점에서 비교는 다양하게 할 수 있을 듯합니다. 더욱 남조류의 경우 1990년대 부산시가 매년 겪던 골치 아픈 문제이기도 했습니다. 1995년 화명정수장에서 공급한 수돗물이 문제가 되는 마이크로시스티스가 검출되며 논란이 커지기도 했다고 하니, 낙동강 하굿둑에서 발생하는 녹조현상은 어제 오늘의 문제는 아닌 듯합니다.

 

문제는 당시 논란이 되었던 곳이 특정되어 있었다는 것과 달리, 현재의 남조류는 상당히 넓은 지역에 급격하게 번지고 있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남조류가 처음 발생한 것은 아니지만 낙동강 중류에서 녹조현상이 시작되었다는 점이 중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전문가들이 밝히듯 낙동강 중류에는 그동안 남조류가 뜨지 않았는데, 이번에 급격하게 남조류가 생긴 이유는 4대강 사업을 하면서 세운 보가 문제라는 지적입니다. 낙동강 하류에 먼저 뜨고 경남 영산시에 뜨는 것이 일반적인 흐름인데, 이번에는 하둣둑보다도 빨리 중류지역에서 남조류를 만들어냈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그 원인을 환경단체에서는 낙동강 하구와 대구시 사이에 있는 창녕함안보, 합천창녕보, 달성보가 새로 생기며 유속을 막으며 물의 정체가 일어났기 때문이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4대강을 건설하며 보를 설치해 강물의 흐름을 인위적으로 막은 것이 남조류가 낙동강 중류에 생길 수밖에 없다는 근거는 명확합니다. 뜨거운 태양과 느린 유속이 남조류를 만드는 원인이라는 점에서 4대강 보가 '녹차라떼'의 주범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 것입니다.

 

94년 그 무덥던 여름에도 이렇게 광범위하게 녹조현상이 일어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현재의 문제 원인을 4대강에서 찾는 것은 당연하고 자연스럽기만 합니다. 고질적으로 나타나던 현상이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곳에서 생기기 시작했다면 그 원인을 급작스럽게 변한 환경에서 찾는 것은 당연하니 말입니다. 

문제는 이 독성을 지닌 녹조가 한강 서울구간까지 번지면서 수도권 시민들을 위협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고도정수처리시설을 거치지 않고 팔당호 원수를 가져다 사용하는 경기도 지역은, 그야말로 녹조를 그대로 마셔야 하는 황당한 상황에 처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은 점점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환경부는 4대강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원인을 폭염에서만 찾고 있습니다. 과거 더욱 뜨거웠던 여름에도 이렇게까지 보이지 않던 남조류를 단순히 폭염으로만 이야기하는 환경부에 비난이 쏟아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더욱 대책이라고 내놓은 것이 비가 오면 되고, 끓여서 먹으면 아무 이상이 없다는 황당함이라는 점에서 국민들의 분노는 더욱 높아질 수밖에는 없습니다. 

 

많은 이들은 4대강 사업을 두고 死대강이라고 비판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이런 비판이 그저 하는 허튼 발언이 아니라 실제 死대강으로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은 커지기만 합니다. 환경을 보호하고 국민들의 식수원을 위해 혈세 수십조를 들여 만든 자연파괴 현장이 결국 국민들의 삶을 위협하는 死대강이 되었다는 점에서, 이 문제는 심각하게 언급되어야만 할 것입니다. 4대강 사업이 왜 잘못된 사업인지는 이번 '남조류'현상만으로도 충분히 증명이 되었으니 말입니다.


 

- 사진은 한겨레 신문과 환경연합 자료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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