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9. 14. 11:20

박근혜 인혁당사건 피해자에 사과? 대중들이 진정성을 찾기 힘든 이유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에 대한 비난이 연인 거세게 일고 있습니다. 과거에 대한 강력한 부정과 옹호로 점철된 박 후보 논란은 이제 시작이라는 점에서 이후 드러날 수밖에 없는 수많은 논란들은 종잡을 수도 없을 정도입니다.

30대 박근혜의 5.16과 유신 소신이 변하지 않은 상황에서 인혁당 유가족 사과 의미 없다

 

 

 

 

 

박정희의 5.16 쿠데타를 4.19 정신을 계승한 것이라 주장하는 30대의 박근혜. 3.1 운동도 5.16이 없었다면 무의미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그녀는 정말 군사 쿠데타를 정당하다고 맹신하고 있었습니다. 유신독재는 정당한 것이고 그런 유신독재가 없었다면 현재의 대한민국은 존재할 수도 없다고 주장하는 박 후보의 모습은 달라진 것이 전혀 없었습니다.

 

1989년 MBC <박경재의 시사토론>에 출연한 박근혜가 5.16 쿠데타와 유신독재에 대해 자신의 소신을 밝히는 모습은 지금과 전혀 달라진 것이 없는 모습이었습니다. 전두환와 노태우 두 쿠데타 세력들이 정권을 잡고 있던 시절 박 후보가 늘어놓은 확신에 찬 주장들은 독재를 옹호하고 미화하는데 여념이 없는 모습들이었습니다.

 

 

 

영상에서 알 수 있듯, 5.16 군사 쿠데타의 정당성을 내세우는 주장을 하면서도 필연적인 결과가 아니라 '만약에 하지 않았다면'을 근거로 적화통일이 될 수도 있었다는 가정은 경악스럽기까지 합니다. 4.19 의거를 통해 독재 정권을 무너트린 대한민국을 총칼을 앞세우고 탱크를 몰고 정권을 잡은 박정희의 행동이 없었다면, 적화통일이 될 수도 있었다는 주장은 말 그대로 독재자 박정희의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한 수단일 수밖에는 없었으니 말입니다. 

 

더욱 경악스럽게 만드는 것은 4.19 의거와 3.1 운동을 박정희의 쿠데타와 동급으로 놓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4.19 의거의 정신을 계승한 것이 바로 5.16 쿠데타라고 주장하고, 3.1 운동이 의미가 있는 것은 자신의 아버지가 쿠데타(본인은 군사 혁명이라고 주장하지만)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주장하는 모습에서는 광기마저 엿보였습니다. 

 

유신독재 역시 자주국방과 자립경제를 이루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옹호하는 모습은 과거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었습니다. 유신독재를 통해 수많은 이들을 죽이고, 억압한 것들(개인적으로 엄청난 재산을 축적한 행위들까지) 역시 모두 국가를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독재를 옹호하는 모습에서 그 이상의 희망을 기대하는 것은 과욕으로 여겨졌습니다.  

 

"어떤 비난을 당장은 받는다 하더라도 그것을 잘 몰랐던 사람들에게 이해시킬 수 있어야 하고 설득시킬 수 있어야 된다. 그런 게 정치"

 

당시 김종필 총재가 창당한 신민주공화당의 '박정희 대통령 유업 계승'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밝힌 내용에서 그녀가 왜 정치를 하는지 그 이유를 드러냈습니다.(인터뷰 내용 정리는 오마이뉴스 내용 인용) 자신의 아버지인 독재자 박정희가 비난받는 것이 원통하다며 부당한 대우를 받는 아버지에 대해 복권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며 내놓은 주장은 많은 이들을 경악스럽게 합니다.

 

5.16과 유신 독재가 여전히 나라를 위한 현명한 선택이었다고 믿고 있는 박 후보가, 이런 독재자 박정희의 위업을 제대로 사람들에게 알리는 행위가 바로 정치라고 주장하는 모습은 섬뜩하게 다가옵니다. 박 후보가 정권을 잡고 싶은 이유가 독재자 박정희의 복권을 위한 것이고 5.16 쿠데타와 유신독재를 옹호하기 위함이라면 절대 대통령 후보로 나와서도 안 되는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인혁당사건과 관련해 최종 판단은 유보해야 한다며 독재자 박정희 시절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벌인, 사법 살인을 옹호하는 모습은 많은 이들을 분노하게 만들었습니다.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논란이 일 정도로 황당한 박 후보의 주장은 그녀가 무슨 목적으로 정치를 하는지만 명확하게 해주었습니다.

 

유신독재를 유지하기 위해 자신의 마음에 안 드는 인물들은 무조건 잡아들여 고문하고, 살인하던 모습들을 옹호하기 바쁜 박정희를 옹호하고 미화하기에 여념이 없는 박 후보. 여론이 거세지고 분노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지자 어쩔 수 없다는 듯 인혁당사건에 대해 급하게 정리를 하려는 모습이 더욱 국민들을 분노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수차례 (유신의) 피해를 입은 분들에게 딸로서 죄송스럽다고 얘기를 해왔고 위로의 말씀을 전하며 오히려 더욱더 민주화에 노력을 해야 된다는 게 제 생각이었다. 그런 것이 사과가 아니라면 어떻게 되느냐. 사과는 사과로 받아들여달라"

 

논란이 거세지고 새누리당에서도 압박이 심해지자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인혁당 유족에 대해 진정한 사과를 하고 있다며, 자신의 사과를 사과로 받아들여달라고 주장하고 있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역사 인식이 잘못되어 있으면서 말로만 하는 사과는 사과가 될 수가 없습니다.

 

일본이 지금까지도 수없이 말을 바꾸며 역사를 왜곡하고 자신들의 잘못을 부정하는 행위 속에도 사과는 존재했습니다. 일왕까지 나서 과거 역사에 대해 사과의 뜻(사과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은 두루뭉술한 발언들)을 밝히기도 했지만 그들의 본성은 변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박 후보는 인혁당 논란이 거세진 상황에서 새누리당 홍일표 대변인이 공개적으로 "인혁당 사건과 관련한 박 후보의 표현에 일부 오해의 소지가 있어 사과한다"고 밝혔지만, 즉각 반박하며 "나는 모르는 얘기"라는 말로 사과는 있을 수 없다고 주장해왔습니다.

 

인혁당 사건 유가족들을 만나겠다는 발언에 숨어 있는 본뜻은 진심에서 우러나온 사과가 아니라 사과를 위한 사과를 하는 정치 행보라는 점이 문제입니다. "박 후보의 생각은 피해를 입으신 분들의 아픔을 이해하고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는 것"으로 과거의 잘못에 대한 진정한 사과와 반성이 아니라 그저 아픔을 느끼는 이들에게 사과를 하고 사진을 찍겠다는 의도 외에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쿠데타를 옹호하고, 유신독재를 미화하는 상황에서 사과가 무슨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요? 일본이 일제 강점기를 미화하면서 유사한 사과를 한 이후에도 독도를 자신의 땅이라고 우기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는 일이니 말입니다. 진정한 사과란 과거의 잘못을 진심으로 반성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됩니다.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지 않고 미화하고 옹호하는 상황에서 박 후보가 건네는 '사과'라는 단어는 진정성은 사라진 건조한 단어에 불과할 뿐이니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