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9. 15. 11:18

안철수 민주묘지참배, 대선의 향방은 박근혜가 아닌 문재인과의 단일화에 달렸다

안철수 원장이 조용하게 5.18 묘역을 참배했습니다. 전 날 박원순 서울시장과의 독대에 이어 민주화의 성지인 5.18 묘역을 찾은 안 원장의 행보는 심정적으로 대선이 시작되었다는 의미였습니다. 여느 정치인들이 하듯 현충원이 아닌 현대사의 아픔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5.18 묘역을 찾은 안 원장의 모습은 그래서 의미 있었습니다.

 

대선 승리는 박근혜보다는 문재인과의 단일화에 달렸다

 

 

 

 

 

이미 민주당 대선후보 선출이 완료되는 시점 대선 출마 선언을 하겠다고 밝힌 안철수 원장은 이미 모든 준비를 마친 듯했습니다. 그동안 꾸준하게 많은 이들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고, 그러는 과정에서 안 원장 측근이라 부를 수 있는 핵심인사들의 면면이 갖춰지기 시작했다는 사실은 고무적입니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연일 민주주의에 반하는 발언으로 논란을 가중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박 후보와는 정반대에 있는 안 원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여기에 기존 정치 혐오증을 그대로 드러내주는 민주당의 문재인 후보의 파죽의 11연승이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강력한 상대였던 당 후보들을 제치고 극적인 대선 후보가 되었던 것처럼 문재인 후보도 오랜 정치를 해왔던 상대를 완벽하게 제압하며 거대 야당의 대통령 후보에 가장 근접한 존재가 되었습니다. 이 현상에서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많은 국민들이 정치가 새롭게 변해야만 한다는 절박함이었습니다.

 

문제인 후보의 선명성과 건강함이 강한 무기로 작용한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이 삶이 그랬고, 그의 비전이 그렇습니다. 그의 건강함은 당연하게도 많은 국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고, 지지기반이 상대적으로 약한 민주당 대선 레이스에서 11연승이라는 위업을 달성하며 쟁쟁한 후보들을 압도할 수 있었던 것은 국민들이 변화를 원하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였습니다.

 

현실 정치를 해본 적이 없었던 안철수 원장에게 많은 국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대통령이 되기를 바라는 이유 역시 동일합니다. 기존의 썩은 정치를 도려내고 새로운 정치 문화를 정착시켜주기 원하는 국민들의 염원이 안철수 원장이라는 선명성을 가진 전문가에게 쏟아지는 것 역시 자연스러운 현상이었습니다.

 

이런 국민들의 염원이 의미 있게 다가오는 것은 박근혜 후보의 행보를 보면 명확해집니다. 과거 유신독재정치를 합리화하고 미화하기에 여념이 없고, 박정희가 탱크를 몰고 정권을 찬탈한 쿠데타를 구국혁명이라 포장하며 과거 독재 권력들을 깨우는 박 후보에 많은 국민들이 등을 돌리고 있다는 사실만 봐도 이번 대선에서 국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는 명확합니다.

 

아직 민주당 대선 후보가 가려지지 않았고, 안철수 원장 역시 대선 출마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아 여론 조사에서 박 후보에게 밀리는 수치가 나오기는 하지만, 이는 그저 수치에 불과할 뿐입니다. 현재 적극적으로 자기 의사 표현을 하는 대상이 박 후보를 지지하는 층이라고 봤을 때 야권의 대통령 후보가 확정되면 이런 수치는 급격하게 변할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대권에 승리하기 위해 언론을 장악하고 수구언론은 이미 박 후보가 대통령이라도 된 듯 설레발을 치고 있지만 이는 그들이 그만큼 이번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낮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독재자 전두환을 찬양하던 언론인이 공영방송 이사장으로 선임한 새누리당의 의도는 명확합니다. 방송이 다시 한 번 편향적인 힘을 모아 박 후보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라는 강력한 압력임이 분명하니 말입니다.

 

논란이 되었던 MBC마저 제대로 처리를 하지 않는 이유 역시 분명합니다. 그들에게 언론 자유는 무의미합니다. 언론은 그저 자신들이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주는 거수기 역할로 충분하다는 어긋난 권력의 탐욕은 결과적으로 큰 낭패로 이어질 수밖에는 없을 테니 말입니다.  

 

안 원장의 5.18 묘역 참배가 강력한 상징성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은 기존에 다양한 인물들을 만나는 것과는 달리, 대외적으로 자신의 의지를 천명하고 본격적으로 대선 행보를 가지겠다는 신호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박 후보가 새누리당의 대통령 후보로 결정된 후 대통합 기치를 걸고, 故 노무현 전 대통령 참배를 한 것과 형식적으로는 동일합니다.  

박 후보 측에서 내세운 통합의 정치를 대중들에게 알리기 위해서는 자신들의 권력으로 사지로 몰아 고인 되게 만든 전직 대통령을 찾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판단 때문이었습니다. 이런 박 후보의 행동이 철저히 정치적으로 계산된 행보 이외의 가치를 찾을 수 없었던 것은, 그들에게는 진정성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후 행보에서도 무조건 사진 찍기를 통해 자신들이 내세우는 기치에 걸 맞는 내용 만들기에만 급급할 뿐이었지 내실을 갖춘 변화는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노동자들이 힘없이 죽어가고 여전히 가족들이 고통을 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들을 외면한 채 그저 상징적인 존재를 찾는 그들의 행보는 많은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들의 보여주기 식 행보가 큰 벽에 막힌 상황에서도 그들은 쌍용 자동차 노조원들을 찾는 것에는 거부 의사를 드러냈습니다. 그들에게는 현재의 노동 문제는 외면하고 상징적인 인물에 꽃을 주는 쇼를 통해 노동문제를 모두 포용했다는 의미 부여만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박 후보와 달리, 안철수 원장과 문재인 후보는 최소한 진정성을 담보하고 행동을 하려고 한다는 점에서 분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저 상황을 만들고 이를 통해 자신들의 입지를 다지는 구시대적 정치의 답습이 아니라 진정 변화에 필요한 것이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만 변화가 현실적으로 가능한지에 대해 고민을 하는 그들이 모습에서 진정성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그들이 보여준 행보가 비정치적일지는 모르지만, 그 어떤 정치인들보다 희망적인 행보들을 해왔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은 안철수와 문재인이라는 인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박 후보가 유신독재시절 박정희와 함께 정치를 한 구시대 정치인이라면 문재인은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도와 정치에 입문한 인물입니다. 독재를 당연한 것이라 여기는 인물과 서민들과 노동자들을 위해 살아왔던 정치인의 대결은 그래서 흥미롭습니다.

 

의사로, IT CEO로 학자로 거의 완벽에 가까운 삶을 살아왔던 안철수 원장은 이 둘과는 다른 제 3의 영역에 존재하는 인물이지만 그에게서 희망을 보는 것은 구시대 정치인들에서는 찾아 볼 수가 없는 건강함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정치적인 활동이 전무하는 점이 약점으로 다가올 수는 있겠지만, 현재와 같은 정치 풍토에서는 그것이 장점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안 원장에 대한 기대와 관심은 더욱 커질 수밖에는 없을 것입니다.  

이번 대선의 가장 중요한 행보는 박근혜 의원이 아니라 문재인과 안철수의 행보입니다. 현재 상황에서 문재인 의원이 민주당의 대선 후보가 될 가능성은 거의 확정적입니다. 주말 수도권 경선이 끝나면 결정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문 후보 외에는 대안이 없는 민주당으로서는 결정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런 상황에서 문재인과 안철수가 어떤 방식으로 단일화를 이루느냐가 관건입니다. 둘 모두 서로를 외면한 채 대선에 매달린다면 필패는 당연합니다. 하지만 이들이 단일화를 이룬다면 필승 역시 당연합니다. 구시대의 썩은 정치의 냄새가 진동하는 상황에서 이들의 단일화는 국민들의 염원과 함께 어울리며 12월 대선을 승리로 이끌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 안철수 원장과 박원순 후보가 단일화를 이뤄 시장 선거에서 압승을 한 것처럼 이번 대선 역시 선거의 향방은 박 후보가 아닌, 안 원장과 문 후보의 단일화가 관건입니다. 누가 대통령 후보가 되든 남겨진 이가 킹 메이커 역할을 자처한다면 야권 후보의 압승은 당연하니 말입니다.

 

독재를 합리화하고, 자신들의 욕구를 채우기 위해서는 국민들을 희생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 외치는 무리들과 국민들의 눈높이에 서서 그들의 고통이 무엇이고, 해결하고 화합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이들의 대결은 흥미롭다기보다는 간절함으로 다가옵니다. 2012년 대한민국을 총칼을 앞세워 국민을 억압하던 70년대로 되돌릴 것인지 아니면, 건강한 시민 사회가 행복한 대한민국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할 것인지는 이제 유권자인 국민들의 몫으로 남겨졌습니다. 당신은 무엇을 선택하시겠습니까?



제 블로그가 마음에 들면 구독+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