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1. 28. 11:03

KBS 대선특별기획 방송 보류와 박근혜 후보의 양자토론 거부

KBS가 27일 밤 10시 방송 예정이었던 대선 특집 프로그램인 '2012 대선 특별기획 3부작'의 방송을 보류했다. 이미 결정되어 제작까지 완료되어 편성까지 받았던 프로그램이 갑자기 보류가 이뤄진 것은 분명한 목적이 존재할 수밖에는 없다. 단일화가 이뤄지면 양자 토론을 하겠다던 박근혜 후보는 연이은 방송사의 토론 제안에 묵묵부답을 하고 있는 모습에서 언론 장악에 모든 것을 쏟았던 이 정권과 새누리당의 이유는 명확해지기만 한다.

 

토론을 국민 기만 쇼로 만들고, 후보에 대한 엄정한 검증 프로그램도 막는 황당한 언론

 

 

 

 

 

박근혜 토론은 희대의 쇼였다. 대선을 노리는 대통령 후보의 토론회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편파적이고 편향적인 찬양 쇼를 지상파 3사가 생방송으로 내보냈다는 점에서 방송사고나 다름없는 수준이었으니 말이다.

 

철저하게 박 후보 찬양을 위해 방송 시간을 할애하고, 그들이 만든 대본대로 만들어 방송을 사유화한 모습은 이 정권이 만들어 놓은 방송장악의 산물이기도 하다. 이 정권이 들어서며 가장 심혈을 기울였던 방송장악은 이명박의 몰락이 임박한 상황에서 이제는 박 후보를 위한 방송으로 탈바꿈을 했다는 점만 다를 뿐이니 말이다. 

 

 

논란이 되는 편향성을 많은 이들이 지적하는 상황에서도 불통으로 일관하는 방송사와 새누리당, 박 후보의 모습에서 그들에게 방송의 정상화는 남의 일과 다음 없어 보인다. 방송을 권력의 개로 삼아 대선 승리의 발판으로 사용하겠다는 전략이 그대로 드러난 이 상황에서 나온 박근혜 토론이 쇼로 변질될 수밖에 없는 것은 너무나 당연했다. 그 이상의 무언가가 나올 수 없는 구조에서 이런 편파적인 전파낭비는 당연했으니 말이다.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첨병이 되어야만 하는 언론이 이렇게 편향적인 권력의 하녀를 자처한 상황은 통탄스럽기만 하다. 성역 없이 정확한 보도와 문제를 파악해 국민들에게 알리는 것이 임무인 그들이 철저하게 권력의 완장을 차고 그들의 하수인 노릇을 하는 모습은 대한민국 언론인들은 모두 심각하게 반성해야만 할 일이다.

 

'18대 대선 후보들의 특징과 후보들이 제시하는 강점을 분석해보고, 제기된 각종 의혹의 실체는 무엇인지 탐사보도기법 등을 통해 살펴본다'

 

KBS가 3부작으로 준비했던 '대선특별기획'은 각종 의혹들의 실체를 탐사보도기법 등을 통해 살펴봄으로서 유권자인 국민들이 바른 선택을 하도록 돕겠다는 취지였다. 그만큼 이번 3부작은 대선 후보로 나선 문재인과 박근혜를 국민들이 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중요한 방송이었다.

 

이런 방송이 방송 하루 전인 지난 26일 종합 편집을 앞두고 갑자기 제작진에게 불방 통보가 내려졌다는 것은 누군가의 압력이 작용했다고 밖에는 볼 수가 없다. 방송 하루를 남겨두고 갑자기 불방을 결정할 정도로 졸속으로 준비를 했을 리도 없는 특집이 갑자기 불방을 해야만 하는 이유에는 이 방송으로 인해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존재가 있다는 반증이니 말이다.

 

재미있게도 전 날 박근혜 토론이 국민들의 뭇매를 맞으며 조롱거리로 전락한 상황에서 대선 특집 방송이 갑자기 중단된 사실은 더욱 특별한 의미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다. 과연 무슨 이유로 대선을 앞두고 오랜 시간 준비한 특집을 방송 전 날 중단을 해야만 했느냐는 점이다.

 

"'불방'이 아닌 '재검토'라는 입장을 밝히며, 이 프로그램이 '선거가 임박한 시기에 정책과 공약 중심이 아닌, 후보 관련 의혹들과 주변인들을 다루는 것이 대선기획으로 적절한지에 대한 검토 필요함. 선거를 앞두고 다양한 선거관련 토론 프로그램들이 편성예정이므로 방송일시, 토론주제, 출연자 등은 기 확정된 프로그램들과 연계해 제작, 편성할 것이다"

 

방송 중단에 대한 KBS 측은 불방이 아닌 재검토라는 입장을 밝혔다. 대선이 코앞에 다가온 상황에서 재검토는 불방이나 다름없다는 점에서 이는 그저 변명일 수밖에는 없다. 이 시점에 편성을 하고 방송을 하기로 했던 것은 KBS이지 다른 이들의 강요가 아니었다. 그럼에도 현 시점에 이런 방송을 내보내는 것이 문제라고 하는 것은 그저 변명일 뿐이다. 

 

대선기회 특집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 심혈을 기울여 준비하는 방송이라는 점에서 KBS 측의 주장은 그저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것과 다름이 없으니 말이다. SBS와 KBS가 제안한 문재인 후보와 박근혜 후보의 양자 토론에도 묵묵부답만 한 채 토론을 거부하는 박 후보의 마음은 이해할 수 있을 듯하다.

 

완벽하게 자신을 위한 무대를 만들지 않는다면 제대로 상대를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이번 토론에서 제대로 보여주었으니 말이다. 대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TV 토론이다. 과연 대통령 후보로 나선 이들이 어떤 철학을 가지고 국민들을 위해 봉사하려 하는지에 대해 국민들 앞에 경쟁을 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니 말이다.

 

이 중요한 TV 토론은 박근혜 후보는 3자 토론은 단일화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안 된다고 반대해왔다. 다만 단일화가 되면 언제든지 양자 토론을 하겠다고 밝혔지만, 정작 단일 후보가 되자 토론 자체를 외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국민들의 기본적인 알권리마저 외면하면서 국민들을 위한 대통령이 되겠다는 발언은 황당하기만 하다.

 

대선 TV 토론은 쇼가 아닌 국민들에게 자신들의 소신과 철학을 내세울 수 있는 유일한 방식이다. 이런 토론을 거부하고 장악한 방송을 통해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만 만들어가는 것은 결코 페어플레이가 아닐 것이다. 최소한 마지막 순간이라도 당당하게 국민들 앞에 나서야 대선 후보로서 자격이 주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말이다. 국민들 역시 누구를 뽑아야 할 것인지에 대해 신중하게 고민하고 선택해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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