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 28. 12:13

최시중 방통위원장 사퇴는 끝이 아니라 시작일 뿐이다

도덕적으로 가장 완벽하다는 이명박 정권의 말로는 정권 사상 가장 부도덕한 집단이라는 사실만 확인시켜주고 있습니다. 이명박의 멘토이자 최측근인 최시중의 사퇴는 도덕적으로 가장 문제가 많았던 정권 파멸의 시작일 뿐입니다. 사퇴가 아닌 파면으로 이어져야 하는 상황은 끝이 아니라 시작일 뿐입니다.

종편을 위해 방송을 몰락시킨 최시중과 이명박, 그 존재의 가벼움이 경악스럽기만 하다




종편을 위해 설립된 정권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드는 이 정권의 몰락은 최시중이 정점이 아니라 시작일 뿐이라는 생각입니다. 충분히 예상된 상황이었고 구속과 파면으로 이어질 상황에서 서둘러 사퇴를 하는 것이 그들이 가질 수 있는 최선이라는 점에서 사퇴가 면죄부가 될 수 없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MBC 기자단의 파업에 이어 노조가 30일 부터 총파업을 선언했습니다. 완벽하게 몰락한 언론 민주화를 위해 이명박 정권의 하수인인 낙하산 김재철을 몰아내기 위한 그들의 파업은 이 정권이 망쳐놓은 언론의 주권 찾기의 시작입니다. 이 정권의 출범과 함께 언론 장악과 수구언론의 종편을 위해 자리를 잡은 최시중의 존재는 한국 언론의 몰락과 같은 값이었습니다.

KBS와 MBC 장악을 통해 친 정권 방송으로 전락해버린 방송은 더 이상 언론으로서 가치를 상실하고 있었습니다. 철저하게 이 정권의 거수기가 되어 그들의 입으로 활약한 방송의 몰락은 자연스럽게 별반 차이가 없는 종편의 시작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시청률 제로로 향해가는 종편의 편파와 한계는 이미 공중파에서 모두 경험했다는 점에서 이명박과 최시중이 이끈 방송 장악은 한국 언론은 최소 10년은 뒤로 몰아갔습니다.

광장을 막고 명박산성이라 불리는 차벽을 쌓아두던 이 정권은 언론을 장악하고 SNS와 포털 사이트 통제까지 이어지면 명실상부 독재 정권의 가치를 여실히 보였습니다. 철저하게 재벌 특혜로 일관한 경제는 1%만을 위한 경제로 바뀌며 99%는 빚더미에 파묻혀 살 수밖에 없도록 강제함으로서 1%를 위해 99%가 희생을 강요당하고 노동력을 착취당하는 상황으로 전락해버리고 말았습니다.

이런 최악의 정권을 더욱 최악으로 만든 것은 좀처럼 자신의 잘못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고 알려 하지 않는 이명박 정권의 한계 때문입니다. '엄이도종'이라는 사자성어가 가장 깊이 있게 들어올 수밖에 없도록 한 이 일방적인 자기주장만 있는 정권의 말로는 처참할 정도로 그 정체를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이명박 정권의 핵심이라 불리는 6인 원로회의(이명박, 최시중, 이상득, 박희태, 김덕룡, 이재오)는 모두 부패의 온상이자 핵심이었다는 점에서 이 정권은 철저하게 부패와 비리의 주범들이 정치를 한 셈입니다. 종편과 관련해 돈봉투가 오가고 이를 통해 종편 몰아주기에 나선 한나라당 역시 이런 비리에서 온전하지 않다는 점은 그들 역시 공범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말이 무섭다'는 말로 대변되는 최시중의 사퇴의 변은 이 정권이 얼마나 부도덕하고 파렴치한지를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자신은 백옥처럼 깨끗한데 일부의 모함이 사퇴로 이끌었다는 그의 말에 공감을 표현하는 이는 누가 있을까요? 김학인의 비리와 함께 방통위 실세 중 실세이자 최시중의 양아들이라 불렸던 정용욱 전 방통위 정책보좌관은 여전히 해외 도피 중이라는 점에서 그의 허언들은 실소만 나올 뿐입니다.

갑작스럽게 행해진 최시중의 사퇴는 현직에서 체포를 막기 위한 강구책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대부분의 시각입니다. 김학인의 로비 창구로 지목되고 있는 최시중의 양아들 정용욱이 2009년 미디어법 날치기 통과 후 문광부 의원들에게 돈봉투를 돌린 사실이 드러나며 종편과 관련된 로비 혐의까지 더해진 상황에서 내린 그의 갑작스러운 사퇴는 자연스럽게 의혹으로 이어질 수밖에는 없습니다.

종편을 위해서라면 기존의 방송법까지 뜯어고치는 노력을 기울였던 그는 오직 수구언론들에게 날개를 달아주고 그들이 영구히 탐욕스럽고 개걸스럽게 광고시장을 장악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주었습니다. 방송 환경 자체를 무너트릴 수 있는 종편에 대한 특혜들은 최시중이 시안을 짜고 한나라당이 거수기가 되어 수구언론들에게 모든 것을 준 비리입니다. 이 비리 사건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는다면 우리 사회에서 언론의 역할은 경악스러울 수준으로 퇴보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야당은 자신들의 모든 것을 걸고 되돌려 놓아야만 할 것입니다. 

"검찰이 그 동안 제 역할만 했어도 최 위원장은 이미 구속돼야 마땅하고, 의회가 제 기능을 했다면 이미 그는 방통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났어야 맞다. '경멸받아야 마땅한 쓰레기'가 돈 봉투를 이용해 온 나라를 오염시켰다"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의 이 발언은 어쩌면 대다수의 국민들이 최시중에게 느끼는 혐오감과 일치할 것입니다. 여기에 이를 방조하고 도운 검찰과 의원들에 대한 분노 역시 국민들이 느끼는 분노와 일치하고 있다는 점에서 최시중의 사퇴는 끝이 아니라 시작일 뿐입니다.

검찰과 법원은 최근 개봉되어 화제를 모으고 있는 '부러진 화살'의 흥행과 비난에 안절부절못하며 공개적으로 영화에 대한 비판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스스로 자성을 하고 모두가 인정할 수 있는 법원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한 노력은 하지 않은 채 자신들을 꾸짖고 잘못을 지적하는 이들에게 공격을 일삼는 모습에서 검찰 개혁의 중대성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합니다.

현존하는 국회의원들이 싹 물갈이 대상이라는 극단적인 표현이 그럴듯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경멸받아 마땅한 쓰레기 돈봉투 사건들이 그대로 증명해주고 있습니다. 국민들의 혈세를 마치 자신들의 돈인 양 사용하는 그들이 과연 국민들을 대변하는 국회의원으로서 자격이 있느냐는 질문에 거의 대부분은 자격미달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엄청난 세비를 받으면서도 자신들의 권리와 탐욕을 위해서는 국민들의 고통은 안중에도 없는 국회의원들의 집단 이기주의는 이미 저주받을 수준을 넘어선 상황입니다. 한나라당이 당명이 바꾼다고 한나라당이 달라질 거라 생각하는 이는 아무도 없습니다. 철저하게 재벌들의 편에 서서 그들과 부화뇌동하는 집단이 이름을 바꾼다고 돈봉투 정치가 사라지고 수구언론의 발이 되고 재벌의 손과 입이 되는 행태가 달라질 것이라 믿는 이들은 아무도 없으니 말입니다. 심지어 한나라당 스스로도 이름을 바꾼다고 자신들이 바뀔 것이라 믿는 이들이 없다는 점에서 선거를 앞둔 쇼에 국민들은 스트레스만 받을 뿐입니다.

최시중의 몰락으로 인해 이명박의 핵심 주체들은 모두 비리의 온상이 되었습니다. 형님정치를 일삼던 이 대통령의 친 형인 이상득 의원의 비리부터 멘토 역할을 해왔던 최시중의 몰락까지 더 이상 끝도 없이 이어지는 이 비리의 끝은 BBK 수사가 다시 재 점화되면서 이 정권의 핵심은 6인 원로회의 전체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시중의 양아들이라 불리던 정용욱을 빠른 시일 안에 구속 수사를 시작해야만 합니다. 비리의 주범이자 연결고리인 그의 구속수사는 당연하기 때문입니다. 이어 종편을 위한 미디어법을 강행처리하고 돈봉투를 받은 의원들 역시 구속 수사해 한점의 의혹도 남기지 않아야만 할 것입니다. 

끈 떨어진 이 정권에 남은 것은 권력무상의 현실과 권력을 등에 업고 저지른 만행에 대한 죄 값을 받는 것밖에는 남지 않았습니다. 최시중의 사퇴는 언론 바로서기의 시작이자 도덕적으로 가장 더러운 현 정권에 대한 국민들의 단죄의 시작이 될 수밖에는 없을 것입니다. 지금 이 시점인 비로소 진정힌 국민의 힘을 보여줄 수 있는 시점이라는 점을 우리 스스로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단죄는 바로 국민들 스스로 내릴 수 있다는 점에서 다가오는 총선과 대선은 도덕적으로 가장 문란한 정권에 대한 심판의 장이 되어야만 할 것입니다.


[프레시안 사진과 한겨레 만평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