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 10. 14:03

고승덕 마법의 봉투, 디도스와 이상득, 최시중까지 증발시킨다

한나라당의 연일 이어지는 폭로전과 비리들은 꼬리를 무는 상관관계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사건 하나가 터지면 다른 사건을 통해 묻어내는 방식으로 일을 처리하던 그들은 이제는 돈봉투를 내걸고 다른 모든 사건들을 깊숙하게 묻어버리려 합니다.

고승덕의 묘수는 국민들을 조삼모사하는 것과 다름없다 




4월 총선을 앞두고 연이어 터진 한나라당의 비리와 박근혜가 나선 쇄신안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런 논란들 속에서 마지막에 웃는 자가 총선에서 승리하게 된다는 점에서 현재의 한나라당의 흐름을 잘 읽어야만 하는 이유가 다가옵니다.

경향신문 김용민 화백의 만평에 그 모든 것이 담겨져 있습니다. 논란이 생기면 새로운 논란으로 그것들을 덮어버리려는 정치권의 행태를 함축적으로 보여준 이 만평은 현재 정치권을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디도스 사건을 잠재우기 위해 사력을 다해 몸통 지키기에 성공한 그들은 꼬리 곰탕으로도 먹을 수 없는 '디도스 사건'이나 이상득과 최시중 등 이명박 최측근 비리까지 함께 모두 담아 묻어버리려는 고승덕의 한 수는 대중들을 기만하고 있습니다.

'디도스 사건'과 관련해 이화여대를 시작으로 전국의 대학생들이 시국선언에 나서며 주위를 환기시키며 명명백백 사건을 수사하기를 바랐지만 그런 바람은 현 정권에서는 결코 나올 수 없음만 알려주고 있었습니다. 철저하게 꼬리 자르기에 나서며 중요한 자료들을 모두 소각하거나 감추는데 모든 시간을 들인 그들에게 특검 역시 두렵지 않은 듯합니다. '그놈이 그놈이다'는 말처럼 같은 검찰 밥 먹고 있는 그들이 특검을 조직한다고 해도 결과는 같을 것이라는 검찰의 시각은 우리를 더욱 우울하고 두렵게 만들 뿐입니다.

이상득 의원 비서의 수억 원 금품 수수나 최시중의 최측근이 벌인 비리들도 모두 자신들은 상관없고 오직 비리 혐의를 받은 그들의 몫이라고 외치는 모습은 국민들을 바보 취급하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한나라당 돈봉투 논란의 핵심으로 지목된 박희태 역시 자신은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발뺌을 하면서 몸통만 보호하면 된다는 식의 한나라당 논리는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만 배가시킬 뿐입니다.

모든 비리들이 자신들과 상관없는 비서관들의 몫이라면 한나라당은 국회의원들이 아닌 비서관들의 정당인가요? 국회의원들은 허수아비이고 모든 일들은 비서들이 하고 있는 것이겠군요. 그럼에도 총선에 출마해 다시 국회의원 배지를 달려고 한다면 그건 도둑놈 심보일 것입니다.

고승덕이 보인 행태나 그 전에 보여준 비리 무마하는 방식을 보면 그들이 국민들을 얼마나 우매한 존재로 여기고 있는지를 잘 알 수 있습니다. '조삼모사'도 아니고 다른 큰 것으로 조금 지난 비리를 묻을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은 국민들을 바보라고 여기지 않았다면 할 수 없는 짓이기 때문입니다.

정치꾼들로서는 이런 난관을 이겨내 결과적으로 그럴 듯한 모습으로 포장된 마지막 순간 그 자리에 서 있는 놈이 다음 금배지의 주인공이 된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음은 분명합니다. 개보다 못한 존재라고 자신을 하염없이 낮춰 부르는 시기 역시 선거철이 전부이고 국민들을 위해 봉사하는 기간도 선거철이 전부인 그들에게 4월 총선은 모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라면 그 어떤 짓도 알 수 있는 그들에게 희생양은 절실합니다. 

디도스 사건이 터지자 관련자로 지목된 최구식 의원에게 탈당을 요구하며 꼬리 자르기에 나서더니 최시중 비리가 밝혀지려하자 수뢰혐의를 받고 있던 최시중 양아들로 불리던 실세 정용욱이 송환이 불가한 말레이지아로 도망간 것 역시 몸통 보호를 위한 수단이었습니다. 여기에 돈봉투가 논란의 중심이 되자 친이가 내세웠던 박희태를 내던져 꼬리를 자르겠다는 그들의 술책은 한심스럽기만 합니다. 그저 그렇게 던져주는 먹이를 국민들이 덥석 물것이라는 순진한 생각만 하고 있는 게 안쓰러울 지경입니다. 

그들이 국민들을 조삼모사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국민들은 국회의원 등 권력을 가진 자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바보가 아닙니다. 독재 정권을 몰아내고 현재의 민주주의 기틀을 다진 것은 권력을 가진 놈들이 아니라 아무런 권력도 가지지 못했던 국민들이었음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들이 아무리 국민들을 바보라고 세뇌를 시킨다고 한 들 더 이상 그런 우매함에 넘어갈 국민들은 없다는 것을 깨달아야만 할 것입니다.   

국민들은 깨어있고  더 이상 이런 무책임한 정권에게 침묵하지 않을 것입니다. 분노할 수밖에 없는 일에 당당하게 분노하고 이를 통해 정상적인 세상을 만들기 위해 다시 한 번 국민들은 일어설 것입니다. 국민들은 권력을 가진 자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똑똑하고 두려움을 모르는 존재들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될 것입니다.



[한겨레, 경향신문 만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