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7. 12. 15:46

해병대 사고가 구타가 아니라 나약한 정신 탓?

연이은 해병대 문제로 시끄러운 상황에 대통령이 한 말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구타와 열애 등이 문제가 아니라 너무 곱게 자란 사병들이 문제라는 MB의 발언은 일상이 되어버린 군대내 폭력과 비인간적인 차별들이 모두 피해를 당하는 사병의 문제라는 것과 다름없을 뿐입니다.

군 내부의 구조적 문제를 사병 탓으로 돌리는 군 미필 대통령




열애를 문제 삼아 해병대원이 총기를 탈취해 동료 사병을 죽음에 이르게 한 사건이 터져 모든 이들이 경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이라는 인물이 국무회의에서 밝힌 소신은 모두를 경악하게 하고 있습니다.

"구타 자체보다도 자유롭게 자란 아이들이 군에 들어가 바뀐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정신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데 더 큰 원인이 있는 것 같다"

일상이 되어버린 군부대의 구타와 비이성적이고 비인간적인 대우에 대한 문제를 들여다보지 않고 오히려 죽음을 당한 사병들이 나약해서 문제가 불거진 것이라는 대통령의 발언은 경악스럽기만 합니다. 풍족하게 자라 군과 같은 조직 내에서는 제대로 적응을 하지 못하는 사병들이 문제이지 구타가 무슨 문제냐는 식의 그의 발언은 많은 이들의 조소꺼리 밖에는 되지 않습니다.

군대를 갔다는 인물이 없는 그에게 군대간 아들을 둔 부모 입장이라는 것이 피부에 와 닿을 리가 없지요. 생떼 같은 아들이 어느 날 갑자기 주검으로 돌아왔는데도 고작 한다는 소리가 정신적으로 나약해진 애들이 문제이지 군대에서 일어나는 폭력과 비인간적인 대우가 문제가 아니라는 말은 인간이라는 할 수 없는 이야기일 뿐입니다.

"남자 아이는 조금은 험하게(?) 키우는 게 본인에게도 필요할 듯 생각됩니다. 이번 해병대 사고를 보면서 더욱 그렇습니다"

한나라당 이윤성 의원도 MB의 말에 동조하며 해병대 사고를 보며 험하게 키우는 것이 본인에게 필요하다는 막말을 쉽게 내뱉는 문화가 두렵기까지 합니다. 대한민국의 다수당인 한나라당이 심각한 문제를 어떤 시각으로 보고 있느냐를 잘 보여주고 있는 두 인물의 발언들은 그들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를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재벌과 국회의원, 고급 공무원들 본인과 자식들의 군 입대 비율이 가장 낮은 대한민국에서 군대 간 아이들의 죽음을 두고 이런 식으로 무책임하게 발언하는 모습은 그들이 왜 비난받고 비판받아야만 하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폐쇄적인 문화 속에서 온갖 구타와 비인간적인 대우가 횡횡하는 군 문화를 바꾸려 하지 않고 이 모든 사고의 원인을 나약해진 사병들의 몫으로 돌리는 사회에 무슨 기대를 하고 미련을 가질 수 있을까요? 군비리가 끊임없이 쏟아지고 폭력과 비이성이 만연한 문화 속에서 정상으로 살아가기 힘겨운 상황을 대처하기 위해서는 나이와 상관없이 공직에 나서는 인간들을 최소 1년 동안은 최전방에서 군무를 서게 하는 법이라도 나와야 할 듯합니다.

노블리스 오블리제는 바라지도 않지만 최소한 자신들 역시 스스로 체험해야만 하는 국민의 의무를 권력을 가졌다는 이유로 회피하는 인간들에게 나라를 맡긴다는 것은 황당한 일일 수밖에 없음을 이번 사례를 통해서도 알 수 있게 합니다.

토건업자들의 배를 불리기 위해 국민들의 혈세를 퍼주며 진행한 4대강 사업으로 수많은 농경지가 파괴되고 죽음에까지 이르는 상황에서 환경학 명예박사 학위를 받는 웃기는 상황이 우리가 살고 있는 2011년 대한민국의 현실입니다.

정신없는 정책으로 재벌들의 배불리기에만 급급 하는 현 정권은 이 모든 악행들을 국민들에게 어떻게 사죄하려 하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이런 황당한 세상을 살고 있으면서도 박근혜에 대한 지지가 높은 것을 보면 여전히 일부 국민들은 뭐가 똥인지 된장인지를 구분 못하고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자기주장은 없고 오로지 박정희의 유산이 전부인 박근혜가 대한민국을 살릴 유일한 인물이라는 생각은 다시 한 번 대한민국을 죽음의 구렁텅이로 몰아가는 것임을 알아야만 할 것입니다.

해병대에서 일어난 총기 사건과 폭행 후 자살한 사병들이 그저 나약한 정신력을 가진 존재였다는 대통령의 발언은 아들들을 먼저 보낸 부모들에게는 어떤 아픔으로 다가올까요? 과연 그런 생각이라도 하고 사는 존재인지 의심스럽기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