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6. 24. 15:26

김문수 춘향전 망언은 왜 놀랍지 않을까?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이번에는 춘향전에 대해 자신만의 독특한 해석을 내놓았네요. 한나라당 소속 국회의원들은 최소한 이 정도의 색력은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말이라도 하듯 공개적으로 자신의 독특한 고전 해석을 설파하며 구설에 올랐습니다. 

김문수는 영화를 찍고 싶었나?




춘향전에 대한 이야기들은 참 많은 버전으로 영화로 드라마로 만들어지며 가장 유명한 고전중 하나입니다. 작년에는 방자의 시각으로 '춘향전'을 재해석해서 공전의 히트를 시키기도 했었지요. 문제는 춘향전을 훼손했다면 관련 단체에서 거센 비판이 있기도 했었지요. 

재미있는 것은 방자전은 분노의 대상이 되었지만 정치인이 내지른 막말은 참을 수 있는 발언이었나 봅니다. '방자전'에 대한 거친 말들이 이번에는 보이지 않으니 말이지요. 김지사는 지난 22일 서울 모 호텔에서 한국 표준협회 초청 최고경영자조찬에 나서 춘향전에 대한 자신만의 해석을 내놨습니다. 
 

"춘향전이 뭡니까? 변 사또가 춘향이 따 먹으려고 하는 거 아닙니까"

도지사라는 직책에 걸 맞는 언사를 바라지도 않았지만 그의 저렴한 발언들은 참 대단합니다. 지난 해 11월에도 서울법대 초청 서울대 근대법학교육 백주년기념관에서 강연 도중 소녀시대를 빗대어 '쭉쭉빵빵'이라는 단어를 써가며 딸 같은 나이의 걸 그룹에 성희롱 발언을 저지르기도 했습니다.

일상의 대화이자 시각인 존재가 갑자기 자신의 가치관과 생각, 그리고 말들을 바꿀 수는 없는 것일 겁니다. 자연스럽게 우러나는 발언을 어느 날 갑자기 바꾸기에는 힘겨운 것은 현실일 테니 말이지요. 오늘 기사가 나오며 공론화되기는 했지만 이미 이틀 전 트위터에서는 김문수 지사의 망언이 논란이 되었었습니다.

물론 며칠 전 이미 들었던 이야기였기에 놀라지 않았을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 근본적으로 한나라당의 이런 수준의 발언들은 일상에 가까웠다는 점입니다. 술자리 폭언과 성희롱은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일상의 일들일 뿐이고 그들 사이에서 논란이 된다면 이는 재수 없음으로 치부될 정도로 너무 익숙하다는 생각이 대중들의 시각이라는 점이 문제일 것입니다.

'한나라당=성희롱'이라는 등식을 공식화시키는 일련의 사건들과 이를 대처하는 한나라당의 정신없는 태도들은 스스로 국민들의 시각을 당연하게 만들고 있음을 그들도 알고는 있겠지요. 그럼에도 상관없이 이런 막말을 자연스럽게 내지르는 것을 보면 그들에게 국민들은 안중에도 없는 존재들임이 분명해보입니다.

언론에 공개되자 많은 이들은 김문수 도지사에 대한 비난이 끝이 없네요. 그가 만들어 놓은 미니홈피까지 찾아가 비난이 이어지는 것과 상관없이 자신의 발언에 대한 가타부타 말이 없는 그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이런 사람이 다음에도 자신이 원하는 공직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 문제라는 것을 비판하는 이들은 알고 있을까요?

성희롱을 한 국회의원이 다시 선거에 나서 당선되는 일들에 대해 투표권을 가진 국민들도 고민을 해봐야만 할 것입니다. 선거의 중요성을 깨달으며 살아왔던 국민들이 이번만큼은 우매한 선거를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미친 정권이 토건 재벌을 위해 4대강 사업을 강행하고 이를 통해 노동자들이 수없이 죽어나가는 상황에서 인천공항까지 매각해 소수의 가진 자들의 배를 불리는 데에만 정신이 나가 있는 권력자들에 대한 단죄는 국민들의 몫임을 알아야만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