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2. 13. 12:02

발암젓가락 유통보다 식약청의 한심한 태도가 더 문제다

발암젓가락이 시중에 유통되었다는 소식은 씁쓸하게 다가옵니다. 대형마트나 인터넷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었던 젓가락들이 발암 물질이 함유되어 있다는 사실은 경악스러움으로 다가왔습니다. 값싸지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었던 젓가락들이 중국산 발암젓가락 중 하나라는 점은 황당합니다. 문제는 이런 사실을 8개월 전부터 알고 있었으면서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식약청에 국민들의 분노가 쏟아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식약청이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가짜가 판을 치는 세상에 지존은 중국이라는 말들을 많이 합니다. 유명 브랜드의 자동차부터 휴대폰까지 종류를 가리지 않고 가짜가 만들어지는 중국에는 계란 역시 가짜가 진짜를 능가하고는 합니다. 이런 중국에서 발암젓가락이 검출되었다는 것은 신기한 일은 아니지만 그런 발암젓가락이 국내에 수입되고 유통되었다는 사실은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더욱 큰 문제는 발암젓가락이 수입되고 유통되었다는 사실을 식약청에서 확인하고도 지난 8개월 동안 국민들에게 알리고 수거하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국민들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는 행정관청에서 국민들의 안전을 수수방관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그들의 존재 가치가 무엇인지를 되묻게 합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청 경인지방청이 지난해 3~10월 국내 시판 중인 합성수지제 주방용 기구와 식기류 387개 제품에 대해 유해물질 검사를 한 결과, 중국산 젓가락과 마늘 분쇄기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된 사실을 10일 밝혔다"

언론 보도의 내용을 보면 유통된 제품 중 발암물질이 검출된 중국산 젓가락과 마늘 분쇄기는 소비자들의 인체에 직접적인 위해를 가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이는 문제가 될 수밖에는 없습니다. 마늘 분쇄기에서 발암 물질이 검출되었다면 그 기계를 사용해서 분쇄한 마늘에도 발암 물질이 함유될 수 있다는 이야기이고 식사할 때 사용하는 젓가락 역시 인체에 발암물질이 쌓이도록 만드는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경악스럽습니다.

"통관중인 것은 100%가 가능하지만 이미 유통중인 것은 수거가 안된 것이 있다. 조사대상이 됐던 대다수 제품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사실에 주목해 달라"

더욱 가관은 식약청의 태도였습니다. 통관 중인 것은 100% 수거가 가능하지만 유통 중인 것은 수거가 되지 않는다는 그들의 변명은 원칙적으로 맞는 말입니다. 이미 유동 중인 제품을 모두 수거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더욱 젓가락의 경우 소규모 수입업자들에 의해 판매된 것이다 보니 업체에 수거 명령을 내리기도 힘든 부분은 있었을 것입니다.

문제는 수거가 힘들다면 국민들에게 발암 물질이 함유된 젓가락과 마늘 분쇄기가 유통되고 있다는 것 정도로 알려야 했습니다. 식약청은 국민들의 건강을 위해 존재하는 곳입니다. 그런 곳에서 국민 건강에 커다란 위협을 가할 수도 있는 발암물질 함유 제품이 8개월 동안 유통되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뒤늦게 발표를 하면서 변명 늘어놓기에 여념이 없다는 사실은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더욱 당황스럽게 만드는 대목은 조사대상에서 대다수 제품이 발암물질에 검출되지 않은 것에 주목해 달라는 말이었습니다. 발암물질이 검출된 제품이 300여개 중 단 두 제품이니 그것보다는 다른 제품들의 안정성들에 주목해달라는 그들의 발언 속에는 식약청의 주 임무가 무엇이고 무엇을 위해 존재해야만 하는지를 망각하고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유해물질이 나와서는 안 되고 나왔다면 국민들의 건강을 위해 재빠르게 조치를 취하는 것이 옳은 것이건만 다른 것들에 비해 두 개의 발암물질만 부각해서 우리를 힘들게 하지 말라는 그들의 고압적인 태도는 문제의 심각성이 무엇인지를 전혀 인지하지 못하는 듯합니다.

중국산 제품의 포름알데히드 함유는 단순히 이번에 검출된 제품들만이 아니라 의류, 피혁, 가구 접착제 등에도 다량 함유되어 있다는 점에서 그 심각성은 날로 높아만 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1급 발암물질인 포름알데히드가 합유된 젓가락이 시중에 유통되고 있음을 알고도 8개월 동안 침묵으로 일관하다 결과 발표를 하면서 그래도 단 두 가지만 문제인 것이 다행이지 않느냐는 그들의 논리는 국민들을 경악하게 합니다.

유통 중인 제품 수거가 힘들다면 언론에 사실을 알려 해당 발암물질 함유 제품들이 소비자들에게 판매되지 않도록 하는 노력 정도는 하는 것이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만약 자신들과 가족들이 매일 먹는 젓가락이 발암물질 덩어리라면 과연 그들은 그걸로 식사를 하려 했을까요? 저렴한 가격의 젓가락들을 사용하는 이들의 대다수는 재벌가는 권력자들이 아니라 서민들이라는 점에서 이번 식약청의 태도는 비난 받을 수밖에는 없습니다. 만약 그들이 재벌들과 권력자들에게 피해를 입히는 상황을 만들었다면 어떤 태도를 보였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