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2. 16. 10:20

아수라 백작이 된 박근혜와 그를 사랑한 마징가 이 대통령?

한미 FTA를 놓고 벌인 논란은 많은 이들에게 희화화되고 있습니다. 한미 FTA를 반대하는 민통당이 집권을 하면 안 된다고 하면서 서민 대책으로 한미 FTA를 정면에서 반박하는 이중성으로 논란을 확대시키고 있습니다. 개인이 범하는 오류라면 웃으며 넘길 수 있겠지만 거대 여당에서 벌이고 있는 이 황당함은 우리의 정치 현실이라는 점에서 그 심각함은 극단적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아수라 백작이 적이 아니라 마징가의 숨겨진 친구였다?




신문을 읽다보면 항상 느끼는 생각이지만 만평을 보며 무릎을 치고는 합니다. 하나의 그림 속에 현안을 모두 담아내는 능력을 갖췄다는 점에서 만평은 대단한 힘으로 다가옵니다. 한겨레 그림판에 실린 장봉군 화백이나 경향신문의 김용민 화백의 그림마당, 프레시안의 손문상 화백의 그림 세상을 보면 현재 무엇이 중요한 화두인지를 한 눈에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즐겁기만 합니다.

2월 16일 한겨레에 올라 온 장봉군 화백의 그림은 이 정권의 실체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감탄이 저절로 나오게 했습니다. 한미 FTA와 관련 된 논란으로 인해 총선의 화두는 여야 간 '한미 FTA'로 모아지고 있기도 합니다. 노무현 식 FTA냐 이명박 식 FTA냐로 야권의 공세를 무력화하려는 그들의 노력은 가상하지만 국민들은 이미 너무 많은 것들을 알고 있다는 사실이 문제 일 듯합니다.

장봉군 화백의 그림은 개콘 식으로 하자면 80년대 생 이상이라면 누구라도 이해할 만한 그림입니다. 한일 교류가 없던 시절 국내 TV를 통해 방영되었던 '마징가 제트'는 한때 우리의 만화로 인식되기도 했었습니다. 일본 만화라는 사실을 알릴 수 없었기에 한국 만화로 알고 마징가 주제곡을 축구 한일전에서 한국의 응원가로 부를 정도로 무지했던 시절 이 만화는 최고였습니다.

무쇠 팔 무쇠 다리 로켓트 주먹을 가진 마징가의 위세는 너무나 대단해서 우리의 자랑인 태권 V마저 그의 사생아라는 사실을 감추고만 싶을 정도였습니다. 마징가 못지않게 대단한 인기를 누렸던 것은 다름 아닌 절대 악인 아수라 백작이었습니다. 얼굴 한 쪽 씩을 나눠 남과 여가 공존하는 아수라 백작에 대한 인기는 어쩌면 악역이 스타가 된 이례적인 상황 중 하나일 것입니다.

이 그림이 대단한 가치를 가지는 것은 왜 마징가 제트를 소재로 삼았느냐 입니다. 아수라 백작을 박근혜와 결부시켜 그의 정책적 이중성을 꼬집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박근혜의 이중성만 이야기를 하자면 '지킬 박사와 하이드'나 극단적으로 헐크로 접목할 수도 있겠지만 장 화백은 '마징가 제트' 전체를 하나의 테마로 삼았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이 정권이 들어서며 많은 이들은 그의 출생지가 일본이라는 점과 한일 관계에 대해 일관되게 굴욕적인 관계를 유지했다는 점을 들어 비난의 대상이 되어왔습니다. 여전히 이 대통령을 들어 일본인이라 비하하는 이들도 많을 정도로 그의 이미지는 명확합니다. 그런 점에서 이 한 장의 그림은 그 모든 것을 포괄하고 있다는 점에서 위대하게 다가올 수박에는 없습니다.

일본 애니메이션 주인공인 마징가가 한미 FTA를 굴욕적으로 강행하고 자신의 이런 행동에 반박하는 박근혜라는 아수라의 실체를 보고 안심하는 이 한 장의 만평은 현재의 모든 논란을 함축적으로 담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습니다. 새누리당이 강행 처리한 한미 FTA가 실행되면 동네 상권은 재벌들의 몫으로 돌아갈 수밖에는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서민들을 위한 정책이라며 동네 상권을 지키겠다고 나선 그들의 모습은 당황스럽기까지 합니다. 

과연 그들은 한미 FTA가 무슨 내용인지를 알고나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입니다. 알고도 그랬다면 국민들을 기만하는 행위이고, 모르고 한미 FTA를 통과시켰다면 그들의 무능이 국민들을 지옥으로 몰아넣는 행위가 될 것입니다. 야당이나 사회단체들에게 한미 FTA의 문제들을 구체적으로 열거하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저 표를 얻기 위해 서민들의 편에 서는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준다고 나선 모습에 국민들이 조롱으로 일갈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요.  

야당의 한미 FTA 폐기에 대해 이 대통령이 언급한 '국격을 떨어트리는 일'이라는 말에 대한 손문상 화백의 촌철살인 역시 압권이었습니다. 거만한 자세로 앉아 있는 이 대통령을 반을 엑스레이로 찍은 그림으로 그가 과연 어느 나라 대통령인지를 보여주는 이 장면은 장 화백의 마징가 처럼 그가 누구를 위한 정치를 하는지 근본적인 의문을 가지게 합니다.

많은 이들이 지적하듯 한미 FTA는 재벌들과 권력을 가진 이들에게만 도움이 되는 협약입니다. 더욱 치밀하게 미국을 위한 조항으로 손질된 이 정권의 한미 FTA는 폐기되는 것이 당연하고 이를 위해 야당은 사활을 걸어야만 할 것입니다. 재벌 종속을 가속화시키고 서민들을 그들의 종으로 전락시키는 한미 FTA는 국민들 모두를 절망으로 이끄는 야만적 조항이니 말입니다.

 



[한겨레 장봉군 화백 만평과 프레시안 손문상 화백 만평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