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2. 23. 11:12

강용석의 박원순 저격과 의원직 사퇴가 고도의 전략인 이유

고소 전문으로 자신을 포장해 여론을 일으키고 이를 통해 자신의 인지도를 높이는데 주력한 이명박 일가인 강용석 의원의 퍼포먼스는 철저하게 자신의 안위만을 위해 벌인 자작극이었습니다. 아나운서들에 대한 성희롱 발언은 사회적 파장을 낳았고 이로 인해 주목받았던 이명박 친인척인 그의 정치 생명은 위기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고소를 전면에 내세워 노이즈마케팅으로 특화된 세력을 집중시킨 강용석의 전략




고소를 당하며 위기에 빠진 그는 법조인이라는 직업의 특성을 살려 고소 위기를 고소로 해쳐나가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철저하게 자신의 안위만을 위해 포장된 그의 고소 전략은 박원순 시장 아들에 대한 고소로 일단락되었지만 이런 일련의 행동은 철저하게 계산된 전략이 있었음을 쉽게 깨닫게 합니다.

강용석은 아나운서 성희롱 발언으로 인해 이미 국회의원으로서 사망 선고를 받은 존재입니다. 그가 다시 재선을 하기 위해서는 획기적인 방법이 필요했지만 그런 방법들을 찾아내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한나라당에 팽 당한 후에도 그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수구세력들을 등에 업고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키는 것 외에는 다른 선택이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가 진보적인 성향을 갖추지도 않았고 극적인 변신을 택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완벽한 수구의 종이 되겠다는 다짐 외에는 없었습니다.

궁지에 몰린 강용석의 고소 남발은 대중적인 인지도를 높이는 전략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개그콘서트에서 국회의원들의 한심함을 지적한 개그맨 최효종을 고소하며 대중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습니다. 국회의원이라는 신분으로 감히 하기도 힘들었던 황당한 고소는 당연히 언론의 관심을 받을 수밖에 없었고 아나운서 성희롱 발언으로 최악의 상황에 빠진 그는 돌파구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강용석의 방식은 허경영과 유사성을 띄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습니다. 대통령 후보에 출마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알린 그의 전략은 단순합니다. 스스로 화성인이 되어 대중적인 인지도를 넓히는 방법이 그것이니 말입니다. 모든 것이 조작되고 거짓투성이인 허경영은 스스로 폴리엔터테이너(정치 연예인)가 되어 대중적인 인지도를 넓히며 자신의 존재가치를 찾아냈습니다. 강용석 역시 철저하게 허경영의 방식을 추종하며 스스로 고소남을 자청해서 대중들에게 자신을 피력하는데 모든 노력을 기울여왔습니다.

현역 국회의원이 이상한 사람들만 출연하는 '화성인 바이러스'에 출연한 이유도 철저하게 자신이 재선을 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몸부림이었습니다. 오직 재선을 통해 국회의원이라는 명분을 유지하고 싶은 욕망은 그를 철저하게 폴리테이너로 만들어준 셈입니다. 이런 대중 노선과 함께 그가 집착하고 있었던 것은 거물을 건드리는 방식이었습니다. "한 놈만 패라"거나 "센 놈과 붙어라"가 이야기를 하듯 상대적으로 낮은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대중들이 사랑하는 혹은 대중적으로 높은 인지도를 지니고 있는 이를 공략하는 것입니다.

그는 그런 전략에 충실하기 위해 철저하게 고소 고발을 남발하며 스스로 자신의 정체성 찾기와 그런 색깔을 수구세력들에게 설파하는데 자신의 모든 것을 받쳤습니다. 국회의원이지만 하는 일 없는 의원들의 특성상 그에게는 남아도는 시간에 자신의 재선을 위한 모든 것을 쏟아 붓는 것이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끈 떨어진 사돈 이명박에게서 뭔가를 얻어내기 힘들어진 상황에서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철저하게 수구 세력을 등에 업고 그들의 전략적 파트너로 영원히 국회의원 배지를 차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기에 그는 수구 세력들이 긁어주었으면 하는 문제를 국회의원이라는 직책을 악용해 마음껏 상대를 비난하고 비하하는 방식으로 수구 세력의 환심을 사는데 주력하고 성공했습니다.

대권 후보로서 강력한 존재감을 보인 안철수를 공개적으로 비하하고 비난하며 그의 숭고한 정신을 깨트리기 위해 안간힘을 쏟는 행위는 오로지 자신의 재선을 위한 희생양 찾기에 혈안이 된 추한 정치인의 개걸스러움이었습니다. 수구 세력을 등에 업고 서울 시장에 출마했던 새누리당을 꺾고 서울시장이 된 박원순은 그들에게는 눈엣 가시일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그런 박원순을 흔들고 그게 쉽지 않자 아들의 병역 문제를 걸고 넘어선 강용석은 이 한 방으로 완벽하게 자신만을 위한 시나리오를 완성했습니다.

철부지 의사들까지 선동해 사실관계를 오독하고 강용석의 뒤에 서서 그를 응원하게 만든 것을 보면 똑똑한 인재들이 항상 바른 것은 아니라는 것을 잘 보여줍니다. 한심한 무리들의 대부분이 스스로 사회 지도층이라 생각하는 이들이라는 점에서 지식의 많고 적음이 인성을 좌우할 수는 없다는 것은 진리일 수밖에 없으니 말입니다.

강용석이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지만 현실적으로 그의 사퇴는 이뤄질 가능성이 없습니다. 그의 사퇴서를 수리하기 위해서는 국회가 회기 중 본회의에서 의결하거나, 폐회 중 국회의장이 이를 수리해야만 하지만 현재 이 모든 방법이 불가하다는 점에서 그의 사퇴 퍼포먼스는 충분히 고려된 일종의 쇼였습니다. 

3월 15일 진행되는 임시국회 내에 강용석 사퇴를 위해 본회의가 열릴 가능성은 낮습니다. 총선과 한미 FTA 등 산적한 문제들 앞에서 강용석의 의원직 사퇴를 위해 본회의를 열 가능성은 전무하니 말입니다. 더욱 같은 의원이라는 이유로 성희롱이든 성폭행이든 감싸고도는 집단 이기주의가 그 어느 곳보다 팽배한 국회의원들이 그의 사퇴서를 수리하기 위해 나설 가능성은 없으니 말입니다. 

폐회 중 국회의장에 의해 수리가 되면 되지만 범죄자인 국회의장이 그런 역할을 할 수도 없다는 점에서 강용석은 스스로 대중들에게 의원직 사퇴를 이야기했지만, 철저하게 자신이 사퇴가 될 수 없음을 이용해 대국민 쇼를 강행한 것입니다. 철저하게 자신의 안위와 재선을 위해 무분별한 고소를 남발하고 선동한 그의 모습 속에 우리 시대 추악한 국회의원의 현실을 끄집어내는 것은 그리 힘겹거나 무리한 일은 아닐 것입니다. 

투표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상황에서 여전히 스스로 무지하기를 강요하고 망각의 늪에 빠지기를 원하는 이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이 답답합니다. 강용석이 만약 재선을 하게 된다면 이는 우리 시대 국민들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를 잘 보여주는 지표로 기억될 것입니다. 바른 정치인, 국민들을 위해 노력하는 정치인을 뽑는 것은 국민들의 몫이고 의무입니다. 이번 정권으로 인해 절망 속에 빠져 있던 국민들이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우매한 논리로 자신의 소중한 한 표를 낭비하게 된다면 극단적인 빈부 격차와 사회 분열은 더욱 심화될 수밖에는 없을 것입니다. 

국회의원이라는 직책을 악용해 철저하게 자신의 탐욕을 채우기 위해 안달이 난 존재들. 그런 존재들을 위해 우리의 혈세가 낭비되는 것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일입니다. 이번만큼은 현명한 판단을 통해 제대로 된 나라를 만들기 위해 노력을 해야만 하는 중요한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