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2. 29. 15:05

강호동은 기부한 평창 땅, 투기 재벌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평창 동계올림픽이 확정된 후 부근 개발을 노리고 땅을 산 이들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연예인인 강호동 역시 개발이 유력한 지역에 땅을 구입해 논란이 일었고 이 문제와 함께 세금 관련 문제까지 곁들여 지며 연예계 잠정 은퇴를 선언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최근 강호동이 20억에 달하는 평창 땅을 기부했다고 알려지며 비슷한 지역에 땅을 산 재벌들과 권력자들의 모습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연예인도 과감하게 기부하는데 권력을 가진 너희들은 어쩔텐가?




연예인이라는 직업은 여전히 하찮은 직업으로 천대받고는 합니다. 비록 대중의 관심을 받고 많은 돈을 번다는 이유로 주목받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연예인은 딴따라 일뿐이라는 인식이 강한 것도 사실입니다. 외모를 중시하는 연예계에 능력보다는 타고난 능력만이 최고로 대접받는 다는 점에서 일면 이런 부당한 인식이 이해가 가기도 하지만 그런 타고난 외모로 성공하는 이들보다는 자신의 노력을 통해 성공하는 이들이 훨씬 많다는 점에서 오랜 시간 구축된 편견이 여전히 자리하고 있다고 밖에는 볼 수 없습니다.

세금관련 해 홍역을 치르던 강호동을 완전히 그로기 상태로 몰고 간 사건은 바로 평창 땅 구매였습니다. 당시 강호동은 투기 목적이 아닌 장기적인 노후 대비를 위해 구매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개발 제한으로 몫인 그곳을 노후를 위해 구매했다는 말은 선뜻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곳 부지 구매는 투기를 목적으로 구매하는 이들이 많았다는 점에서 강호동의 구매 역시 투기에 가까울 수밖에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미 지난 일들을 가지고 잘잘못을 따지기도 힘들 것입니다. 하지만 현 시점 상황은 급변했고 다시 한 번 강호동이 구매했다는 땅이 논란의 중심이 되며 강호동이 다시 한 번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작년 그를 연예계 최고의 자리에서 내려오도록 했던 평창 땅은 이번에는 그가 다시 연예계에 복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주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 근처의 땅을 그는 투기가 아닌 장기 투자의 목적으로 구매했다고 하지만 강호동이 구매한 땅 바로 옆이나 그 주변은 재벌들과 권력자들이 투기를 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 구매했던 곳이라는 점에서 그의 주장은 설득력을 잃을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자연스럽게 그들과 마찬가지로 단기 투기를 위해 소위 알박이 하듯 동계 올림픽 특수를 노리려는 꼼수로 밖에는 볼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강호동은 3년 전부터 아산병원 환우들을 위해 기부 및 봉사활동을 해왔다고 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구매했던 땅 역시 오랜 시간 봉사활동을 해왔던 아산병원에 기부를 했다고 하니 그에 대한 논란은 더 이상 논란이 될 수는 없게 되었습니다. 처음 구매 당시 그가 어떤 생각을 가졌을지는 아무도 알 수 없지만 모두가 투기라고 본다는 점에서 그의 행동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흘러갈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이런 상황에 주저 없이 자신이 구매한 땅을 과감하게 기부했다는 것은 칭찬받아 마땅합니다. 아무리 많은 돈을 버는 연예인이라고는 하지만 한순간 인기가 떨어지면 그대로 낙오자가 되는 환경에서 미래를 위한 투자는 그들에게는 절실했다는 점에서 자신의 미래 한 부분을 다른 이들과 함께 나누기 위해 기부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다른 이들이 그러하듯 처음 주장을 그대로 이어가며 여론이 잠잠해지면 다시 모른 척 연예계 복귀를 하고 동계 올림픽 특수로 높아진 땅값으로 시세 차익을 얻을 수도 있었겠지만 최소한 자신의 양심을 걸고 그런 일들은 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도 강호동은 칭찬받아 마땅합니다.

강호동이 구매했다는 그 지역은 재벌가들이 집중적으로 구매한 지역이기도 합니다. 강씨가 구매한 땅 바로 옆의 주인은 롯데 신격호 회장의 장녀인 신영자 롯데쇼핑사장 일가가 집중적으로 구매한 지역이라 합니다. 2005년과 2006년 1만1천㎡의 땅을  집중적으로 구매한 그곳은 알펜시아가 앞마당처럼 보이는 최고의 장소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GS칼텍스 허동수 회장의 장남인 허세홍 GS칼텍스 전무도 알펜시아 부근 7만2천여㎡의 땅을 2005년과 2009년에 매입했다고 합니다. 허씨는 중견기업인 한미석유 박신광 회장의 아들 재형씨와 공동으로 땅을 사들였다고도 하지요. 알려진 이들만이 아니라 기업 최고경영자 출신들이 동계올림픽 유치전이 시작된 이후 노른자 땅이라 알려진 지역을 무더기로 매입한 상황에서도 정부에서는 수수방관만 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경악스럽습니다.

그들의 단기 투기 수익을 위해 국가가 나서서 평창 동계올림픽을 유치시킨 것은 아니겠지요.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가는 개발 사업에 땅 투기에 나섰던 재벌가들이 다시 달려들 것은 뻔한 이치이고 자신이 사둔 땅을 국민의 혈세를 들여 과도한 투기 이익을 받아 챙기고 올림픽 개발 사업에까지 뛰어들어 '꿩 먹고 알 먹고'하겠다는 그들의 탐욕은 경악스럽기만 합니다.

농지로 묶인 이 땅들이 엄청난 규모로 매매가 이뤄졌음에도 정당한 방법으로 규제를 하거나 문제재기를 하지 않았던 강원도는 이 문제에 대해 책임감을 가지고 임해야만 할 것입니다. 새롭게 바뀐 강원도지사는 누군가에 의해 묵인되었던 이 엄청난 비리를 철저하게 파 해쳐야만 할 것입니다. 전답의 거의 대부분이 방치되어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들의 목적이 무엇인지는 명확하기 때문입니다.

강호동은 과감하게 자신의 잘못(전후 사정이 대중들의 시각과 다르다고 하더라도)을 인정하고 문제의 땅을 아산병원에 기부했습니다. 세상 모든 것을 다가진 재벌들이 사들인 그 땅은 어떻게 할 건가요? 악착같이 쥐어 잡고 남들이 욕을 해도 나는 돈을 벌면 그만이다는 정신으로 재벌의 개가 된 권력자들을 움직이려 할 건가요?

탐욕이 넘쳐 순대시장까지 탐을 내는 재벌가에게 땅 투기는 그 어느 것보다 짭짤한 수입원이니 쉽게 포기는 하지 않겠지만 국민들의 그들의 행동 하나하나를 기억하고 있다는 것만큼은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자신들만을 위한 재벌은 더 이상 국가 발전에 도움이 안 된다는 사실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는 그들의 몰락은 그래서 점점 가깝게 다가오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알펜시아 홈페이지, 한겨레 자료 인용]